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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보고 싶었어요
작성자박영미 쪽지 캡슐 작성일2009-01-25 조회수602 추천수4 반대(0) 신고

 시간에 쫓기어 이틀을 정신 없이 보냈습니다. 하루는 주일 학교 교사 모임으로 1년 예산과 행사 계획 등을 짜느라 머리를 맞대고 함께 고민하느라 또 다른 날은 김치를 담그느라 아침부터 아이들 데리러 가기 전까지 시간을 다 보냈습니다. 그 이후로도 아이들의 일과 또 다른 일들로 유난히 바쁜 이틀이었습니다. 지금도 해야할 일이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습니다. 내일이 주일이니까요.

 물론 어제 아침에는 성당에서 미사를 시작으로 저의 하루를 시작하며 오늘도 제가 하는 모든 행동과 말이 주님이 되어 주십사 기도를 하였습니다. 미사를 다녀 와서는 글을 쓰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았지만 시간이 없어 그러질 못했습니다.

 많이 보고 싶었어요.

 미국 성당을 이틀 가지 않았더니 어떤 분이 왜 나오지 않았는지 궁금했다고 말을 건넵니다. 미사 중에 악수로 평화의 인사를 나누던 사람을 보지 못하면 그 사람이 어디 아픈 것은 아닐까 하고 궁금해지는 것은 인지상정인가 봅니다. 저도 제 주변에서 함께 미사를 드리고 평화의 인사를 나누는 분들이 보이지 않으면 궁금해 집니다. 왜 오늘은 보이지 않으실까? 그러면서 그분을 위한 기도는 한번 더 드리게 되구요. 

 함께 나누고 싶은 여러 가지 사건과 생각들이 이틀 동안 저에게 펼쳐졌습니다. 이제 한번 풀어 놓아 볼께요.

 첫째, 기도는 양이 아니라 질이며 간절한 마음입니다.

 제가 바쁜 날을 보내다 보니 직장 생활로 매일의 삶이 바쁜 분들 생각이 많이 났습니다. 저야 단촐한 네 식구의 전업주부이니 시간이 여유로운 편이라 편하게 미사를 다닐 수 있고 마음만 먹으면 성서를 읽고 기도를 하는 것에 제 시간을 내어줄 수 있습니다. 물론 아이들이 학교에서 돌아오기 전까지의 시간에 한해서 말이죠.

 많은 분들이 직장 생활로 또 육아로 눈코 뜰새 없이 바쁘게 지냅니다. 하느님을 사모하는 마음은 크나 자신의 시간을 하느님과 온전히 하나 되어 보내지는 못하지요. 몸이 피곤하고 힘이 들어 기도를 바치거나 성서를 읽는 것도 할 수 없을 때가 많을 거예요. 저도 어떤 때는 그래요.

 하느님은 우리 삶의 바쁜 중에 바치는 기도를 얼마나 즐겨 받으실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하루를 시작하기 전에 오늘도 내게 주신 하루를 감사하며 주님과 함께 하는 삶을 지향하고 하루를 끝맺으며 또 보낸 하루를 돌아 보며 주님이 오늘도 나와 함께 하신 일을 깨우치고 주님 늘 함께 해 주심을 고백하는 기도는 아마 오랜 시간을 드리는 기도보다 더욱 기뻐하실 거라 믿습니다.

 둘째, 내가 만나서 얘기하고 사랑을 나누면 그 사람들은 모두 나의 친구입니다.

 친구란 어떤 의미일까 생각을 해 봅니다. 어려서부터 어른이 될 때까지 사귀었던 나의 친한 친구들은 모두 한국에 있기 때문에 저는 이곳에서 늘 친구가 없다는 생각을 가지고 살았습니다. 그나마 한국분들이 많은 곳에서는 그런 생각이 덜했지요.

 제가 이곳에서 매일 만나는 사람들은 제 언어의 한계로 깊이 있는 대화를 나누지 못하니 자격지심이 들어 더 그랬는 지도 모릅니다. 사람들에게 적극적으로 다가 가는 기회를 놓치고 살았습니다.

 이사를 해서 지난 가을에 부득이하게 아이들 학교를 옮겼습니다. 그런데 어제 갑자기 처음 이곳에 이사 와서 다녔던 학교의 작은애 친구의 엄마 두 사람이 공원으로 아이들과 함께 저를 보러 왔어요. 매일 방과 후에 공원에서 논다는 얘기를 다른 이를 통해 들었다면서요. 온다는 얘기도 없었고 거의 반년이 넘게 연락을 안했었기에 저에겐 큰 반가움이었고 기쁨이었습니다.

 내가 사랑이 담긴 진심으로 사람을 대하면 반드시 상대도 나의 진심을 알아 준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친구가 됩니다. 매일 만나는 사람도 내게 손해가 될까 이익이 될까 재지 말며 그냥 단순한 마음이 되어 진심으로 이야기하고 사랑하면 모든 이가 나의 친구입니다.

 이 묵상방에서 진심으로 이야기하는 많은 분들도 교회 안의 형제 자매지만 모두 저의 친구로 느껴집니다. 제가 친구로 여겨도 괜찮지요? 저의 진심을 아시는 분들은 아마 버릇없다 하시지는 않을 테지요....ㅎㅎ...

 셋째, 하느님은 끊임없이 저에게 얘기하십니다. 사랑하라고 말이죠.

 저는 틈만 나면 하늘을 올려다 봅니다. 아마 내가 하느님을 보고 싶어하는 마음이 습관적으로 하늘을 올려다보게 만들지는 않았나 싶습니다. 하늘을 올려다보면 하느님은 보여 주십니다. 당신은 이곳에 계시며 늘 우리를 보고 있으시고 우리와 함께 하신다고 얘기하십니다.

 하루 중 하늘을 올려다 볼 때마다 다른 모습으로 그림을 그려 주시고 아름다운 색, 가지각각의 구름 모양, 또 찬란한 빛의 조화로운 모습이 경이롭게 보입니다. 어제는 주님께서 특별히 큰 선물을 주셨어요. 눈이 휘둥그레지고 마음이 어떤 무엇으로 가득 차도록 아름다운 그림을 제게 그려 주셨습니다.

 하느님이 제게 주신 선물을 마음 깊이 간직하고 하느님께 진심으로 기도하고 사랑하는 일에 애쓸 것입니다.

 바쁘고 지친 일상에 힘이 들때가 있습니다. 하지만 늘 첫째 자리는 당신이어야 함을 잊지 않겠습니다.

 이곳에 오시는 모든 분들도 그랬으면 좋겠습니다.

 설 연휴를 맞아 많이 분주하시죠? 가족들을 만나 맛있는 음식을 나누고 그보다 더 큰 사랑을 나누는 따뜻한 날들 되시길 빕니다.

 저도 어제 아는 언니의 저녁 초대에 가서 함께 만든 만두로 끓인 만두국과 여러 가지 음식으로 배부르고 사랑이 가득한 좋은 시간을 보냈습니다.  특별히 친한 그분들은 이제 가족같이 느껴집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주님안에 늘 건강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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