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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사진묵상 - 겨울바다
작성자이순의 쪽지 캡슐 작성일2009-01-19 조회수653 추천수5 반대(0) 신고
 
 
 사진묵상 - 겨울바다
                             이순의
 
 
신안군 자은도는
중국과 가까운 큰바다에 위치한 특성으로
섬의 서쪽은 아주 결이 곱고 가는 모래밭이 주를 이루고요
섬의 동쪽은 진흙 갯벌이 끝도 없이 펼쳐져 있습니다.
뱃길이 길었을 때는 도둑이 없어서
소나 염소같은 가축들을 아무데나 풀어 놓고 사는 
신뢰가 생명인 고장이었습니다.
뱃길이 길면
남의 개를 잡아가더라도
목포 선착장에 도착하면 다 잡히니까요.
그 이유가 외지인들이 들어와도 남의 물건에 감히 손을 댈 수가 없었지요.
그런데 뱃길이 단축되면 그 좋은 신뢰가 우려되기도 합니다.
참!
절대로 기대하지 말 것이 있습니다.
그곳에 가면 회요. 숭어회니, 농어회니, 민어회니, 이런 회거리요.
있을 거라고 상상하지 마세요.
그곳은 어촌이 아니구요. 농촌입니다.
토종닭이니 보신탕이니, 뭐 이런 종류는 있는데요.
회거리 찾으면 없습니다.
어선이 바닷고기를 잡아서 섬으로는 들어오지 않습니다.
판로가 없거덩이요.
어선이 고기를 잡으면 항구로 가지요.
목포라든지 군산이라든지.....
그래서 자은도에는 생선회가 없습니다.
하지만 인파로 가득찬 바다에 가서 지치는 것 보다는 한적한 자은도의 바닷가는
신선놀음이지요.
그 멋진 여유를 즐길 날도 얼마 남지 않았네요.
다리가 완성이 되면 더 많은 사람들이 찾아오시겠지요?
 
 
 
 
 
 
 
제가 개인적으로 제일 좋아하는 외기앞 바다입니다.
대한민국의 정 서쪽에 위치하여
맑은 날이면 중국에서 새벽닭 우는 소리가 들린다고 합니다.
외기는요. 솔숲이 없어서요. 그늘이 없어서요.
그 고장사람들도 찾는 사람이 드믈어요.
썰물일 때 저 모래사장은 명사 만리쯤 될까요?
그 너른 모래밭에 저하고 제 아들하고 둘이만 놀았거덩요.
그래서 제가 제일 좋아하고요.
일몰은 어디서 보나 다 예쁘지만 외기앞바다의 일몰은 지구에서 제일 멋질겁니다. 
쪼꼼 단점이 
그 너른 곳을 관리하는 사람이 없어서요.
바다에서 떠 내려 온 잡동사니들이 쫌 널려져 있습니다.
그래도요. 모래는 끝내줍니다.
누군가 꽂아놓은 작은 막대에 찢어진 그믈쪼가리에 실갈치라도 걸리는 날이면
내 것이지요. 
아무도 보는 사람 없어서 제 것이지요.
어떨때는 한동안 아무도 오질 않아서 대빵 큰 숭어 한 마리가 썪고 있을 때도 있었어요.
그러니까요. 보는 사람이 임자인거지요?
암튼 그 실갈치 젖국을 9년이 지난 뒤에 진짜 맛나게 먹었습니다. 
외기앞바다입니다.
 
 
 
 
링거를 주렁주렁 달고 살아난 솔밭이 좋은 분개앞바다.
일몰이 저물 적에 그 솔밭 사이로 보이는 석양은.....
제 조카는 그걸 보면서 눈물을 주르륵 흐르더라구요.
모래가 곱지만
자갈층이 돋아 섞여있는 것이 단점이지만
솔밭 아래 그 모래는 밀가루 같다니까요.
보드라움의 극치제요.
 
 
 
 
 
 
 
여기도 분개입니다.
진짜 모래 많아졌어요.
제가 섬에 살을 때만해도 저렇게 모래만 보인적은 없었는데
자연이 준 특혜지요.
저 모래를 인간이 어데서 실어다가 모으겠습니까?
다~ 바다가 실어다가 두고, 실어다가 두고 간 노력이지요.
저 곳에 가면 그 하체의 아가씨도 만날 수 있습니다.
 
 
 
 
 
 
 
 
여기는 백길입니다.
공식적으로 많이 알려진  해수욕장이고
마을단위의 자치적 관리가 제일 잘 된 곳이고
여름 해수욕장 개장철이면 토종닭 백숙도 사서 먹을 수 있는 곳입니다.
여기도 제가 섬에 살을 적에는 고요했는데
지금은 주차시설과 편의시설을 마련할 만큼 찾는 사람이 많아졌습니다.
너른 솔밭이 있고요
장소가 넓어서 외지에서 오신 분들이 편하게 머물다 갈 수 있는 곳입니다.
 
 
 
 
 
여기도 백길입니다.
사실은요.
겨울바다에 혼자 갔더니 개미도 굴속에 들어가고요.
진짜 개미새끼 한 마리 없드라구요.
무서워서요....
섬에서 부는 바람은 또 왜 그렇게 센지요?
그 소리가 더 무서워서요.
바닷가에 내려가지도 못하고 솔밭에도 못 들어가보고요.
멀리서 줌이로다가 찍어온 사진입니다.
에휴~!
진짜 무섭데. ㅎㅎ
제 짝궁이 같이 가 주면 좋은데 제 짝궁은 절대 동행을 해 주지 않습니다.
맨날 바쁜사람이거덩요.
그래도 정기적으로 때되면 꼭꼭꼭 가보고 싶은 바다를 보고와서
가슴은 뻥 뚫어졌습니다.
저곳에 가면 인덕성당이 있습니다.
인덕성당에서도 자은도에는 구영공동체가 있고요.
대율 공동체가 있고요.
초미니 성당인 고장 공동체가 있습니다.
여름이면 백길해수욕장에서는 미사가 집전되기도 합니다.
 
강원도에 가면요. 리조트 하나에 본당 하나씩 짝이지어져 있어요.
그게 참 좋은 선교더라고요.
도시의 교우들은 주일미사를 궐하지 않아서 좋고요.
어려운 농촌본당에는 작은 봉헌금이라도 보탬이 되서 좋구요.
여러가지로 좋아보였습니다.
섬마을에도 그렇게 되시기를 바래 보지만.......
아직은........
언제까지일지는 모르지만.........
너무 어려워요.
그곳에 신부님이 계십니다. 
그곳에 머무시는 주님을 한 번 쯤 기억해 주시기 바랍니다. 아멘!
 
 
 
 
 
 
 

Juliette Greco - La Mer

-음악이야기 임성근님 것 얻어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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