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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요셉 신부님의 매일 복음 묵상 - 비옥한 땅, 마리아
작성자김현아 쪽지 캡슐 작성일2009-01-27 조회수621 추천수5 반대(0) 신고

 

 

 

연중 3주간 수요일 - 비옥한 땅, 마리아

 

같은 이슬이라도 소가 먹으면 우유가 되고 뱀이 먹으면 독이 된다는 말이 있습니다. 무엇을 먹느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그 먹는 사람이 어떤 존재인지가 더 중요하다는 의미입니다.

아무리 예수님의 말씀을 듣는다고 해도 그 사람이 뱀과 같은 사람이면 그 좋은 말씀이 독이 되어 남을 해치는데 쓰일 수 있습니다.

다른 열한 제자는 예수님의 말씀을 들으며 자신들을 변화시켜갔지만 유독 가리옷 유다만 더욱더 안 좋아져 결국 예수님을 배반하고 자신의 목숨까지도 버리게 되는 결과를 낳았습니다.

 

오늘 복음에선 씨뿌리는 이의 비유를 듣습니다. 씨가 땅에 떨어진다고 다 같은 열매를 맺는 것이 아니라 길에 떨어져 바로 새(사탄)에게 그 씨를 빼앗기기도 하고, 자아가 너무 강해 그 씨가 깊이 뿌리를 내리지 못해 말라버리기도 하며, 세상 걱정으로 그 씨가 자라지 못하고 숨 막혀 죽기도 합니다. 그러나 좋은 땅에 떨어진 씨는 수십 배, 수백 배의 열매를 맺습니다.

말씀이 곧 씨인데 말씀의 열매는 그 분과의 일치에서 오는 행복입니다. 말씀이 우리 마음 안에 떨어져 그 말씀이 예수님이 되고 우리는 예수님과 한 몸을 이루게 되는 것입니다. 예수님과 한 몸을 이루는 것이 구원받는 것이고 사랑이 되는 것이고 기쁨이고 행복인 것입니다.

그렇다면 우리가 어떻게 풍성한 열매를 맺을 비옥한 땅을 가질 수 있을까요?

 

창세기엔 두 가지 창조 이야기가 나옵니다. 그 중에서도 2장 4절부터 나오는 창조 이야기는 사실 그 앞에 나오는 칠일 간 세상을 창조했다는 이야기보다 훨씬 이전에 쓰여진 것입니다. 늦게 쓰여진 것이 제일 앞에 나오고 가장 먼저 쓰여진 것을 뒤에 놓았을 뿐이지 시간상으로는 두 번째 창조 이야기가 먼저입니다.

그 내용은 이렇습니다. 땅에는 아직 아무 나무도 없었고 풀도 돋아나지 않았습니다. 하느님께서 아직 땅에 비를 내리시지 않고 그 땅을 갈 사람도 없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그 땅 안에 이미 물이 있었습니다. 그 물이 땅을 진흙으로 만드니 하느님께서 그 진흙으로 사람을 빚어 만드시고 코에 입김을 불어 넣으시니 사람이 되어 숨을 쉬었습니다.

이 이야기는 첫 번째 세상 모든 것들을 창조하시고 나서 마지막으로 당신의 모습을 닮은 인간을 남자와 여자로 만들었다는 내용과는 사뭇 다릅니다.

앞에 나오는 세상의 창조와는 다르게 땅엔 아무것도 자라지 않고 오직 그 안에 습기만 차 있습니다. 물은 성령님을 의미합니다. 십자가상 예수님의 옆구리에서 나온 물도 마찬가지고 예수님께서 직접, “‘목마른 사람은 나에게 오라. 내가 생명의 물을 주겠다’... 그 물은 성령님을 의미합니다.”라고 요한이 말한 대로입니다.

그런데 비가 내리지 않았는데 어떻게 땅에 벌써 물이 있을 수 있을까요? 죄로 인해 저주받게 된 땅에 비가 내리는 때는 예수님께서 십자가에서 피와 물을 쏟으실 때입니다. 그 이후로 땅은 다시 생명을 품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그 은총의 비가 내리기도 전에 물이 땅에 충만했다는 이야기는 예수님께서 생명의 물을 주시러 오시기 이 전에 이미 생명의 물인 성령님으로 충만했던 땅이 있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가브리엘 천사가 “은총이 가득하신 마리아여~”라고 인사할 때, 이미 성모님에게 성령님의 은총이 가득했음을 말해줍니다.

비가 내리지 않고 땅을 갈 사람이 없었다는 것은 성모님이 동정이심을 의미합니다. 즉, 남자가 없었는데도 그 땅에서 아들을 태어나게 하셨다는 의미입니다.

세상에선 처녀는 아들을 잉태할 수 없지만 영적으로는 처녀만이 아들을 잉태할 수 있습니다. 즉, 하늘에서 내려오는 말씀의 씨는 오직 처녀지에서만 그 열매를 맺습니다.

처녀라는 의미는 순결함, 즉 죄가 없음을 의미하고 성모님은 진정 원죄까지도 없는 완전한 처녀이고 그래서 아들을 잉태하기에 적합한 비옥한 땅이었던 것입니다.

 

성모님께서 그리스도를 잉태하여 그 분과 한 몸을 이룰 수 있었던 이유는 그 분이 죄의 그림자도 없는 순결한 처녀였기 때문입니다.

우리 맘도 그런 비옥한 땅이 되어 그리스도를 잉태하기 위해서는 성모님과 같은 비옥한 처녀지가 되어야합니다. 그것을 위해서는 ‘하느님의 은총’과 ‘자신의 의지’가 필요합니다. 예수님은 당신 스스로 당신의 말씀으로, 당신의 성령님으로 우리가 좋은 땅을 일구도록 도와주십니다. 단지 남는 것은 그 은총을 받아 딱딱하게 굳은 마음을 갈아엎고, 돌을 캐내고, 나쁜 풀들을 뽑아내는 우리들의 의지만이 필요한 것입니다. 거름은 주님께서 은총으로 내려주십니다.

어떻게 하면 많은 소출을 내는지 농사를 지어보신 분은 알 것입니다. 우리 마음에도 그대로 하면 많은 열매를 맺어 이 세상에서부터 하느님 나라의 기쁨 속에서 살아갈 수 있을 것입니다.

 

 

로마에 유학 중이신 전삼용 (요셉) 신부님의 복음 묵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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