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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장애속에 숨어계신 예수님
작성자이부영 쪽지 캡슐 작성일2014-03-20 조회수488 추천수2 반대(0) 신고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방문해 주심을 감사드리며 머무시는 자리마다 고운마음 피우시길 바랍니다. '가난한 자' 지팡이(로벨또)




장애속에 숨어계신 예수님

몇년전 일입니다.
성당에서
어떤 형님이 저를 불렀읍니다.

김해 대동에
전신마비 장애인이
아무도 없이 혼자 누워있는데
내 어찌해야 좋을지
모르겠는데 네가 함 가볼래?

형님! 내보고 어짜라고?

그소리를 듣고도
몇날을 보냈읍니다.

하도 엄두가 안 나서
이런저런 이유를 대면서
미루고 있다가
문득 위에계신 님께서
바람결에 보낸 소식을
내가 너무 쉽게
지워 버리려는건 아닌가?......

거기까지 생각을 하다보니
영 안 가볼수가 없었읍니다.
마음이 안 편해서..........

그곳은 부산 하단에서
한시간에 한대정도 다니는
버스노선인데
시골로 드나드는 버스라
정해진 시간도 없이
지 맘대로 다니는 버스였읍니다.

그러니
어떨땐 한시간도 넘게
길에서 버스 번호를 확인하며
눈알이 빠지도록
무작정
기다려야 하는 정도 입니다.

대강 말로만 듣고
대동마을 어귀의
예배당이 있는곳에 내려서
그 장애인을 물었더니
동네가 다 아는 사람이었읍니다.

농사철이라
동네는 텅 비어 있었고
그 집에 들어서니
와~~~~~~~~~
놀랬읍니다.

사람이 이런곳에서도
숨쉬고 살수가 있구나 싶게
오물과 함께
쓰레기장을 방불케 했읍니다.

성당에서 왔다고 인사를 했더니
그 사람은
씨~~~익 웃으면서
우째 오셨읍니꺼?

그때 나는
이곳에 예수님이
장애를 입고 누워 계신다기에
물어물어 찾아왔읍니다.

그리고 함께간 교우와
그 쓰레기를
치우기 시작 했읍니다.

길게 산맥처럼 누워있는
엉덩이 뒤로는
자신도 모르게 밀려나온 똥이
밉살스럽게
삐죽이 나와서 앉아있었고
머리옆에는
신문지로 덮어놓은 냄비에
음식물이 썩어서 썩어서
파리가 새까맣게 붙어 있었읍니다.

손이 가는데마다
파리가
윙~~~~날아올라

엄마야! 엄마야!
놀래서 내심으로
비명을 질러 댑니다.

연방 구역질은
방에 누어있는 사람에게
미안할 정도로
계속 염치없이 나오고.
이일을 우짜면 좋노?
이걸보고 그냥 갈수도 없고,

기도를 했읍니다.
내가 이걸 이대로 두고
그냥 가지않도록......
그런데 희안하게도
냄새가 나질 않는겁니다.

그때 하느님은
냄새를 가져 가셨나 봅니다.

구석에 고무장갑이
한켤레 있길래 용감히 끼고
쓰레기를 밖으로 모두 끌어내고
설걷이를 하는데
하수도가 막혀서
물이 내려가질 않는겁니다.

막힌 하수구에는
벌레가 바글바글 했읍니다.
장갑 마져도 구멍이 나서
썩은물이 장갑안으로
스며들어 옵니다.
작대기를 하나 주워와서
힘주워 막 쑤셔봤는데
얼마나 꽉 막혔든지
물은 내려 갈 꿈도 안 꾸는 거예요.

할수없이 퍼 내는 수 밖에
없었읍니다.

그럭저럭 대강 주변을 정리하고
그와 마주 앉았읍니다.

그는 이렇게 이야기 했읍니다.
예배당에서도 많이 오고
성당에서도 많이 왔지만
요즈음은 아무도 안 오네요.
모두들 몇번씩은 왔다갑니다.

그 집에는
프라스틱 반찬통이
가마니로 한 가마니나 되었어요.

반찬들을 해 가지고
다녀갔던 흔적입니다.

아무도 치워주는 사람은 없고
무슨 반찬이든 가져다는 주니
그 사람이
지금껏 먹고 살았다는
증거 입니다.

그 사람은
키가 팔대장승같이 큰 남자가
머리를 어깨까지 기르고
수염도 시골 서당의
훈장만큼이나 긴 상태에서
여유있는 미소까지
머금고 있으니 그 사람 모습에서
어찌 예수님의 모습을
떠 올리지 않을수 있겠는지요.

머리를
기르고 싶어서 기른것도 아니고
수염을
기르고 싶어서 기른것도 아닙니다.

손도 부자유 스러워서
맘대도 움직일수 없는
사람이었으니까요.

다음주에 다시 오겠다고
약속을 하고 그 집을 나서니
해는 서산에 걸려
이글거리며 불타고 있었읍니다.

이야기가 길어서
내일 계속 쓰겠읍니다.

- 아니마 글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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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0번 평화를 구하는 기도 ♬

(십자성호를 그으며)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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