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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바보 같은 사나이2
작성자이유희 쪽지 캡슐 작성일2012-07-20 조회수488 추천수1 반대(0) 신고

 

이래도 은총 저래도 은총

자기분수를 모르는 나는 주님과 책임자들의 의중을( 때와 방법) 살피지 않는 주제 넘는 생각과 행위로 인하여 본인과 타인들에게 상처를 주었다. 때문에 결국은 본당신부님의 화를 돋우고 말았다. 신부님께서는 대단히 격노하셨고 나는 혼이 빠져나갈 정도로 질책을 받았다. 그 일로 인해 나는 자신의 일생을 뒤돌아 반성하고 깊은 성찰을 통하여 자신의 내면을 살펴보지 않을 수가 없었다.

나는 고집불통, 하라는 공부는 하지 않고 썰매타기에만 열중하였다. 결국 아버지께 얼음판 한가운데 맨발로 서있게 하는 벌을 받았다. 발바닥은 서서히 얼기 시작하였고 아버지는 굳은 표정으로 바라보고 계셨다. 잘못하였다는 말을 듣고 싶으셨겠지만 나는 잘못했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 썰매타기는 참 재미있는데 하며 아버지께서 나를 끌고 밖으로 나올 때까지 버텼다. 배움의 중요성과 잘못을 인정하고 겸손을 가르치고 일깨우려 하시는 아버지의 심중을 읽을 수가 없었다. 아버지께서는 이해할 수 없다하여도 고통스러우면 그래서라도 고집을 꺾어 순명하는 아이로 키우고 싶으신 아버지 마음은 사랑하는 아들을 얼음판위에 세우신 것이다.

지금은 행정구역이 서울로 편입 되어있지만 예전에는 중랑구 신내동이 경기도 양주군이었다. 신내동에서 서울 청량리까지는 어린 아이에게 제법 먼 곳이다. 지금은 쓰지 않는 표현이지만 예전에는 “너! 말 안 들으면 서울 갔다 떼놓고 온다!”는 말로 어른들께서 엄포를 놓기도 했다. 어느 날 아버지께서 특단의 조치를 취하셨다. 아들을 서울로 내다 버리려 버스를 타고 청량리역 앞에 내려 사람들이 많은 곳에 아들을 두고 사라지셨다. 버스를 타기 전 용서를 청했다면 버스를 타지는 않았겠지만 나는 버티기를 하였다. 그렇게 해서 아버지는 나를 버렸다.

고집 센 나는 아버지의 심중을 살피지 않은 채 돌아갈 것을 생각하며 길을 머릿속에 입력하였기 때문에 겁이 나질 않았다. 잘못했다는 말 한마디만 하면 될 것을 가지고 고집을 피웠다. 나는 아주 늦은 시간 집으로 돌아왔고 나중에 안 일이지만 숨어서 아들을 살피시던 아버지는 잃은 아들을 찾으려 경찰서로 미아보호소로 애를 태우시며 다니셨다. 늦은 밤 집으로 돌아오신 아버지께서 나를 끌어안고 우셨다. 얼음판에 세우셨을 때도 동상 걸린 발바닥의 냉기를 빼주려 콩 자루에 발을 넣고 묶은 다음 잠을 자게 하셨다.

평생 내게 잘못했다는 말씀을 한 번도 들어보지 못한 아버지께서는 내가 세상을 알기도 전에 사랑하는 아들과 가족을 두고 일찍 하느님 품으로 가셨다. 나는 스스로 판단하고 결정하며 책임도 내가 받아드려야만 했다. 그러한 생활은 나의 사고방식이 되었고 고정 관념화되어 일상 안에서 모든 판단과 결정 행동은 반사적으로 무의식적으로 내 뜻대로 하였다.

내 뜻대로 하려는 무의식적 생각은 사회생활과 단체 교회 공동체에서도 문제를 드러내기 시작하였다. 남을 내 마음대로 움직이려하며 남의 의중을 살피려하지 않는 것이다. 더 나아가 책임자들 윗분들의 뜻 하느님의 뜻 까지도 지금 어떻게 하기를 바라시는지 살피지 않고 나의 생각이 옳다고 생각하면 반사적으로 행동하였다. 물론 내용은 쇄신과 친교와 사랑으로 선한 뜻이었지만 내 뜻대로 하려는 사고방식이 습관화 되어 무의식적으로 내 뜻대로 하려는 경향은 자기 뜻대로 하고 있음조차 모르는 잠재적 활동이었다.

또한 다른 각도에서 살펴보자면 식별에 관한 것인데 언젠가 책에서 읽어본 바로는 악신은 선을 앞세운 충동질로 분열을 일으키며 자신은 드러내지 않는다고 하였는데 내가 그러한 충동질에 넘어간 것은 아니었는지, 내가 옳다고 하는 것은 언제나 옳다고 하는 나는 독선주의자였다.

물론 내 것을 내 마음대로 하는 것은 괜찮지만 나조차 하느님의 것이 아닌가? 나는 신부님의 호된 질책을 통하여 자신을 뒤돌아 살펴보며 후회하고 뉘우치며 새롭게 용기를 내었다. 잘 갈고 닦아 순수한 듯 했지만 나는 또다시 나의 길을 수정해야만 한다. 세 살 버릇 여든 간다는 속담과 같이 평생 굳어버린 습관을 바꿀 수 있을지 참 걱정스럽다. 하지만 잊지 않으려 자꾸자꾸 떠올리며 주님께 의탁하고 자신을 봉헌하며 자비의 손길을 기다린다. 나를 새롭게 하실 수 있는 분은 주님뿐, 주님! 저를 바꾸어 주십시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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