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눈 오는 날
    작성자이재복 쪽지 캡슐 작성일2007-01-13 조회수489 추천수4 반대(0) 신고


      
      
      
          "눈 오는 날" 詩 레오나르도 눈 오는 날 그늘진 담장아래 울울한 장미로 서서 있어요 어느곳 보아도 꽃이거나 향기 흔적도 없이 줄기만으로 바람에 항거하는 요란한 소리만 누구도 맞지 못 할 외톨이지요 때로는 들새 밤 지샐까 사려들다가 예리한 가시끝에 깃털 몇개만 내어주고는 미운 눈 흘기며 떠났습니다 더러는 가리어 주겠다 덮어서 이쁘게 꾸며 주겠다 요란한 유혹도 가을 기억일뿐 마른가시 제 몸 비비다 찔리는 끝 꺽여 하얀 옹이로만 남았습니다 눈 오는 날 나는 빈밭 버려진 배추잎 처럼 시들어 누군가 내몸보다 더 아낀 죄 스스로 깊이 아파서 홀로면 덜 하겠거니 남겨진 추억을 되새겨 보다가 철없는 밤 바람에 기대었더니 시린 기운 스며와 온전히 남겨진 한곳 없이 밀리고 얼어 파란 얼음꽃 되라 합니다 혼자라는 외로움이 이리 큰 줄도 그리운 님을 기다려 보다가 철들지 못한 어린 꿈인지 춥고도 서러워 내디든 발자국 멀고 먼 길 떠나 무작정 타고본 행선지 없는 여정 머릿속 푯말은 지워져 있고 약속아닌 약속으로 잃어 버린길 무심코 맡긴 한나절 돌고 또 돌아 집하고는 먼 낮선 거리에 빈 주머니 거스름 몇푼 나도 모르는 내 모습으로 천천히 저녁이 다가섭니다 핸드폰 속 젖은 아내와 아이들 목소리 아뿔사 여기 이리역인데 돌아 갈 산골이 너무 멉니다 아이들이 예매한 기차표 뽑아보니 서울행이고 앞으로 네시간 기다리래요 간다해도 거기에 님은 없을터 여전히 망서리는 마음에서는 보고픈 님 웃고 계신데 철 못든 이마음 눈물만 나고 가고픈 곳도 가야 할 곳도 흐려 집니다 이런날 차라리 눈이나 더 오시던지 세상도 앞도 뵈지 않토록 하얗게 꼭꼭 채우시던지 보고픈 님의 얼굴 가려주던지 이리 맑게 깨어 어이하라고 뿌연 눈물 이젠 싫어요 보고픔도 싫고 그리움도 싫어 차라리 어디론가 먼곳으로 떠나 버릴까 님 없는 어디 있기나 하다고 머리속 온통 가득하신데 곱고 인자로이 웃고계신데 이 밤 이 아픔 어이 하라고 기차는 꼭 온다하지요 연착도 고장도 안난다지요 -06. 12. 30. 이리역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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