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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시인 예레미야 . . . . [류해욱 신부님]
작성자김혜경 쪽지 캡슐 작성일2009-01-23 조회수694 추천수10 반대(0) 신고
 
 

- 가톨릭에서 공식 승인된 불가타(VULGATE) 라틴어 성경 -

 
 
 
 

   예레미야서는 예언서로서 뿐만 아니라 문학 작품으로도

   유대 문학사에서 최고의 걸작이라고 합니다.

 

   예언자로서 뛰어난 말솜씨로

   유대 지도자들의 간담을 서늘하게 하는가 하면,

   그 예언의 말씀을 두루마기에 받아 적은 작가로서도

   탁월한 언어를 구사한 인물이지요.

 

   그래서 그가 남긴 명언들이 문학 작품에 많이 인용되지요.

   그런 그가 처음 예언자로 부르심을 받았을 때,

 

  “아, 주님 저는 아이라서 말을 할 줄 모릅니다.”라고

   발뺌을 했었던 것을 기억하실 것입니다.

   주님께서 말씀하시지요.


  “‘저는 아이입니다’하지 마라.

     너는 내가 보내면 누구에게나 가야하고 내가 명령하는 것이면

     무엇이나 말해야 한다.

     그들 앞에서 두려워하지 마라.

     내가 너와 함께 있어 너를 구해 주리라.

 


   주님께 붙잡힌 그는 자기가 원하지 않는 주님의 말씀을 전해야 하는

   가슴 아픔을 토로하는 고백을 하면서

   많은 기도문을 남기기도 한 인물입니다.

   그의 기도문만큼 아름답고 절절한 시가 없지요

   그의 기도문 하나 들어볼까요?

 

   주님, 저는 압니다.
   사람은 제 길의 주인이 아니라는 사실을.
   인간은 그 길을 걸으면서도
   자신의 발걸음을 가눌 수 없습니다.
   주님, 저를 고쳐 주시되 공정하게 해 주소서
   저를 진노로 다루지 마시어 저를 없애지 마소서.

    (예레 10, 23-24)



   저는 예언자로서의 예레미야에게 경탄을 하게 되지만

   한편 작가로서의 예레미야를 존경합니다.

   그는 자기의 저술이 하나씩 불에 타는 아픔을 겪지만

   절망하지 않고 다시 쓰는 일을 한 인물이기 때문이지요.

 

   그에게는 진실한 조언자이며 충실한 서기가 되어 준

   바룩이라는 친구가 있었습니다.

   예레미야가 묶여 있는 몸이라서 주님의 집에 들어갈 수가 없을 때,

   친구 바룩을 불러 자기가 불러 주는 대로

   두루마기에 주님의 말씀을 받아 적게 합니다.

   그리고 그 말씀을 유다 성읍의 모든 백성이 듣는 가운데 읽어주게

   합니다.


 

   요시야의 아들 여호아킴 임금의 신하들이 이 사실을 임금에게 전하자,

   임금이 그 두루마기를 가져다가 서기관 여후디에게 읽게 합니다.

   여후디가 서너 단을 읽을 때마다

   임금은 칼로 그것을 베어 화롯불에 던집니다.

 

   때는 겨울이었고, 임금의 겨울 별장에서 이 일이 벌어집니다.

   화롯불을 쬐면서 하느님의 말씀을 듣고

   하나씩 그것을 화롯불에 던져 넣은 것입니다.

   (예언자는 그런 천벌을 받을 짓을 하고도 두려워하거나

     제 옷을 찢지 않았다고 전합니다.)

 

   이렇게 하여 예언자 예레미야가 썼던 두루마기 저술이

   전부 화롯불 속에 들어갔습니다.


   작가로서 자기가 심혈을 기울려 저술한 작품이

   모두 다 한 줌 재로 변한 것입니다.

   일반 다른 작가라면 실성할 노릇이지요.

   그런데 예레미야는 절망하지 않았습니다.

 

   주님의 말씀을 다시 받은 그는 담담하게

   다른 두루마기를 가져다가 바룩에게 다시 받아 적게 합니다.

   그렇게 해서 오늘날 우리가 아름다운 작품을 읽을 수 있습니다.

 

   한 사람이 불러주고 다른 사람이 받아서 책을 써 내려가는 모습을

   상상 안에서 그려 보십시오.

   그들의 우정과 서로에 대한 격려가 아름답지요.

 
   노벨평화상 수상자이며 대표작 [흑야]를 쓴 작가 엘리 위젤은

   이 대목을 우리에게 상기시켜 주면서

   모든 작가들에게 보내는 예레미야의 교훈이 여기 담겨 있다고 합니다.

 

   엘리 위젤은 말합니다.


 

   “처음 쓰는 것보다 다시 쓰는 것이 더 어렵지만 더 중요합니다.

     전수하는 것이 처음 발명하는 것보다 더 소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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