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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천국에서 만나자![김웅열 토마스 아퀴나스 신부님]
작성자박명옥 쪽지 캡슐 작성일2010-01-29 조회수487 추천수8 반대(0) 신고

                                            

 

 

 

        매괴 성모님 순례지 김웅열 신부님

 

  만추의 영성 - photo by 느티나무신부님

 

 

그저께 바쁜 중에도 이모를 마지막으로 보아야 할 것 같아 올라왔어요.

이모 보고 어떠냐고 물었어요.

하실 말씀이 있으신 것 같은데 말을 못하시니까 필답으로 쓰셨어요.

첫마디가..... 아마 좀 더 사시고 싶었던 것 같아요.

‘나 죽을까?’

신부가 오니까 ‘나 어떨 것 같으냐!’ 하고 물어 보신게지요.

뭐라고 말을 못하고....저는 안수기도 하면서 알고는 있었지요!

‘이제 천주께 갈 날이 얼마 안 남았구나!’

차마 “준비하십시오!”

 이 말을 못하고 “신부가 어떻게 죽고 사는 것을 알겠어요...하느님 뜻대로 하소서!

그 기도만 하세요!"

이모는 내 손을 당신 폐가 있는 자리에 갖다 대셨어요.

신부 손이 닿으면 어떨까!!!

팔딱 대는 가슴에 대고 기도해 달라고......제 손을 잡아 올려놓고.....

언젠가 한 번 누구나 가야되는 거니까

내 생명 살려주셔서 벌떡 일어난다면.... 하느님께 감사하지만...

그렇지 않더라도 하느님 당신 뜻대로 하소서!

약해지면 마귀가 치고 들어와서 하느님 원망하게 만듭니다.

‘내가 왜 요렇게 밖에 못 살고 죽어야 돼?’

이렇게 서운한 마음이 들지요.

이 때  ‘사탄아, 물러가라!’

언제 어느 때 죽음이 오더라도 ‘하느님 뜻대로 하소서!’


오늘이 마지막이라고... 승민이는 미국에서 살고 있는데 며칠 전에 왔다가....

엄마 보고 며칠만에 금방 다시 왔지?

장례미사는 본당신부님께서 하시겠지만

이모는 조카신부 손에 장례미사 지내고 싶었을 겁니다.

나는 내일 아침에 올 수 없기 때문에...

순례피정 미사 해야 하니까 오늘 피정 끝나자마자 옷도 못 갈아입고 왔어요.


오늘 이 미사를 드리는 이유는 두 가지입니다.

첫째, 이모 로사영혼을 위해서 하느님께 기도드리기 위해서입니다.

누구나 죽으면 천국이나 연옥에 가야합니다.

천국에 가면 기도할 이유가 없지만, 아무리 착하게 열심히 살았다 하더라도..

우리 이모는 바로 천당 가셨다고 그렇게 믿어요. 천사처럼 사셨으니까~~

이모는 본당에서도  참 아름답게 사셨던 신앙인이었어요.

천국에 분명히 갔다고 믿지만 그래도 모르잖아요?

혹시라도 연옥에 있다면 우리의 기도를 받아서 하루빨리 천국에 갈 수 있도록~~

혹시라도 인간이라 어찌 죄를 안 짓고 살았겠습니까?

지은 죄를 보속하며 연옥에서 엄하게 벌하지 마시라고 미사를 지내며

기도하기 위한 것이 첫 번째 이유입니다.


여기 있는 여러분도 지금은 연도를 바치지만 언젠가는 연도를 받을 것입니다.

여기에 있는 분들 중에 5~60년 후까지 남아 있을 사람은 없을 겁니다.

우리는 모두 형이 언제 집행될지 모르는 사형수입니다.

오늘은 로사자매이지만 내일은 나일지도 모릅니다.

따라서 늘 욕심을 버리고 포기하며 살아야 합니다.

수의에 주머니가 없는 이유, 죽음 앞에서 우리는 늘 겸손해야 합니다.

오늘 나 자신이고 내일은 다른 사람일수 있습니다.


 

옛날 성인들이 사람이 살다가 죽으면 몸에서 날개가 돋는다고 했어요.

그러나 죄를 많이 지은 영혼은 포기하지 못한 것들이 많아서 그것이 온몸을 칭칭

감아 놓지 않아 날아갈 수 없다고 했습니다.

죽으면  가져가지 못할 것을 비우고 포기하지 않으면

몸둥아리 하나도 자유롭지 못합니다.

빈 몸으로 와서 빈 몸으로 가는데 날개짓 자유롭게 하느님께 날아갈 수 있어야겠습니다.


우리는 가족의 죽음이나 가까이 있는 신앙인들의 죽음을 보며 하느님 앞에 겸손해야 합니다.

오늘밤이라도 주님 앞에 간다면 자비 지극하신 하느님을 만나야지....

엄하게 심판하시는 하느님으로 만나면 안 될 겁니다.

비우고 포기하여야 합니다.


성인성녀들과 우리가 다른 것이 뭐냐?

성인성녀들은 그날을 마지막 날이라고 생각하며 사는 사람들니다.

오늘이 내 마지막 날이라고 생각한다면....

하루하루 순간순간을  얼마나 소중하게 살 것인가!

분노할 일도 없고, 속 뒤집어 놓은 놈 용서못할 이유가 없습니다.


우리는 늘 미루기 때문에.... 용서도 내일로 미룹니다.

성당도 내년부터 나가야지...

오늘밤 잠자다가 밤새 심장마비로 죽을지는 누구도 모르는 일입니다.

한 사람 하 사람 쭈욱 보면 다 귀한 묵상거리입니다.

 

저 위에 계신 이모님, 사진 속에서 웃고 계시죠?

미사를 보면서 이모 로사자매님이 천당에 가셨다는 확신을 갖습니다.

이제 고통도 없고, 시름도 없는 천국에서 성모님을 바라보며

지금 이 미사를 내려다보고 계실 겁니다.

얘들아, 힘 내!

좋은 데 가셨으니까, 자식들을 보시면서

‘너희들 내 걱정하지 마라...나는 니들이 걱정이다..힘.내서 아버지 잘 모셔야 한다.

내 부탁은 이것 밖에 없다!’


너희 가족들 서로 아버지 잘 모셔야 된다.

미국에 사는 승민이는 2억 만리 멀리 있으니 맘대로 볼 수는 없지만 전화라도 자주 드리고...

먹고 살기 힘들더라도 일주일에 한 번이라도 전화 드리고

소현이도 그렇고 소현이 신랑도 그렇고.....

아빠 잘 모시고 이모가 두 번째 바라는게 형제자매끼리 잘 사는 것이다.

형제끼리 서로 속상한 일이 있더라도 서로서로 훌훌 털고 헤어질때는

기쁜 마음으로 헤어지길 바란다.


어떤 일이 있어도 신앙을 버리면 안 된다

어떤 일이 있어도 하느님을 첫째 자리에 놓고 살아야 한다.

자식들이 엄마의 그 신앙을 물려받아야 한다

며느리 딸 사위가 물려받아야 한다.


어디에 살든지 신앙을 지켜야 한다

하느님을 잃어버리면 다 잃어버리는 거니까~~

아무리 고달프고 힌들어도 하느님을 내 삶의 첫째 자리에 놓아야 한다

이모는 아마 이 세 가지를 조카사제를 통해서 전하고 싶었을 거다.


첫째 아버지 잘 모셔라

둘째, 형제끼리 화목해라

셋째, 어떤 일이 있어도 신앙 지켜라


어느 수도원에는 같이 살던 수사님이 죽으면 샴페인을 터뜨린다고 합니다.

신앙이 없는 사람은 이해하지 못하겠지만.....

이제 아, 그 좋은 하느님과 함께 하니 얼마나 좋은가!

이 세상살이 길어야 7~80년인데, 하늘나라는 어찌 이 세상과 비교할 수 있을까!


내 엄마 내 아내를 생각하며....

훗날 하느님 계신 하늘나라에서 모두 만나야 합니다.

우리가 정말 슬퍼해야 할 것은 부모는 천국에 있는데 자식은 지옥에 있는 겁니다.

로사이모가 나는 천국에 있으니 모두 한 집에 모여 살게 해 달라고 기도하실 겁니다.

 

어제 10시에 임종소식을 전해 듣고, 오늘 하루 종일 피정지도 하면서

매괴의 성모님께 이모를 봉헌했어요.

기도하면서 이모님이 성모님의 품안에 계시다는 확신을 얻었고

기쁜 마음으로 미사를 봉헌해야 합니다.

슬퍼하는 것, 이모가 원하지 않아요.

엄마가 원하지 않아요.

얼마나 있다가 엄마 뒤따라 갈 곳은 천국이지요.

엄마가 가셔서 좋은 자리 잘 준비해 좋으시고 천국에서 만나기를 기다릴거예요.


이 미사가 슬픔의 미사가 아니라 기쁨의 미사로 하느님께 봉헌합시다. 아멘


 

♧느티나무신부님ㅡ2007. 10. 31일  강북삼성병원 장례미사에서 

     http://cafe.daum.net/thomas0714 주님의 느티나무카페에서

감곡성당 폭설-photo by 느티나무신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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