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1월 12일 야곱의 우물- 마르 1, 14-20 묵상/ 가장 깊은 어둠 가까이에
작성자권수현 쪽지 캡슐 작성일2009-01-12 조회수562 추천수2 반대(0) 신고
가장 깊은 어둠 가까이에

요한이 잡힌 뒤에 예수님께서는 갈릴래아에 가시어, 하느님의 복음을 선포하시며 이렇게 말씀하셨다. “때가 차서 하느님의 나라가 가까이 왔다.회개하고 복음을 믿어라.” 예수님께서 갈릴래아 호숫가를 지나가시다가, 호수에 그물을 던지고 있는 시몬과 그의 동생 안드레아를 보셨다.
그들은 어부였다.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이르셨다. “나를 따라오너라. 내가 너희를 사람 낚는 어부가 되게 하겠다.” 그러자 그들은 곧바로 그물을 버리고 예수님을 따랐다.
 
예수님께서 조금 더 가시다가, 배에서 그물을 손질하는 제베대오의 아들 야고보와 그의 동생 요한을 보시고, 곧바로 그들을 부르셨다. 그러자 그들은 아버지 제베대오를 삯꾼들과 함께 배에 버려두고 그분을 따라나섰다.
(마르 1,14-­20)
 
 
 
 
◆오래전 맹인 선교회 식구들과 만날 때였다. 겨울에 차가운 방에서 예비자 교리도 하고 함께 병원 방문도 하며 기쁘게 지내던 중 한 사람을 통해 밑바닥까지 떨어지는 체험을 했다. 내가 상대방의 자립을 바라지 않고 나에게 의존하기를 바라며 만나왔다는 것을 깨닫게 된 것이다. 그것이 진정한 사랑이 아니라 내 만족을 위한 것이었다는 걸 깨닫게 되자 나는 몹시 비참했고 슬펐다. 사랑이 아닌 것을 사랑이라 믿으며 살아온 내 존재가 흔들리며 아주 힘든 시간을 보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그것을 깨닫게 해주신 것이 감사했다.
 
돌아보면 그 시간이 나에게 첫 회개의 순간이라 느껴진다. 내가 이상적이라고 굳게 믿었던 삶의 방식이 진정한 사랑이 아니라는 걸 깨닫게 해주시고 나를 거짓된 강박관념에서 풀려나게 해주신, 그리고 순수한 사랑의 동기로 살아가도록 인도해 주신 은총의 시간이었다.
지금도 내가 느끼기에 버거운 일이 닥칠 때면 나는 하느님께서 함께해 주실 것을 믿고 ‘예.’`할 것인가, 부족한 내 능력을 생각하고 편하게 살고 싶은 본성에 따라 ‘아니오.’ 할 것인가의 갈림길에 서서 갈등한다. 나를 바라보는 눈을 들어 당신을 바라보고 당신께 온전히 맡겨드리며 ‘예.’`하는 데 믿음과 용기가 필요함을 느낀다.
 
내가 걸어온 길 안에서 하느님의 나라는 때로 가장 깊은 어둠과 두려움 가까이에 있었다. 그 너머를 보게 해주시고 자유롭게 해주시는 하느님의 지극한 사랑은 늘 가까이 계셨다. 그러기에 깨어지고 부서지는 것도 감사하다. 당신께서 더 진실한 그릇으로 빚기 위해 인도하시는 것임을 늘 뒤늦게 깨닫지만….
조정희 수녀(사랑의 씨튼 수녀회)
태그
COMMENTS※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26/500)
[ Total 27 ] 기도고침 기도지움
등록하기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 파일 찾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