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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소나무신부와 함께 하는 마음의 산책(4/3일 부활 팔일 축제 내 수요일 복음묵상)
작성자신미숙 쪽지 캡슐 작성일2013-04-03 조회수487 추천수9 반대(0) 신고
소나무 신부와 함께 하는 마음의 산책‎‎

2013년4월3일 부활 팔일 축제 내 화요일 복음묵상

“제자들 가운데 두 사람이 예루살렘에서 예순 스타디온 떨어진 엠마오라는 마을로 가고 있었다.” (루카2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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엠마오로 가던 길에 두 제자는 부활하신 예수님을 만난다.
한참을 함께 걸으면서 그분과 이야기를 주고 받았지만
그분이 자신들이 따르던 예수님이라는 것을 알아차리지 못했다고 전한다.
그러다가 목적지인 엠마오에 도착할 즈음, 날이 저물고 있으니 자신들과 함께 머물러달라
예수님께 부탁을 드린다.
그리고 함께 식탁에 앉는다. 그리고 그분께서 빵을 떼어 그들에게 주시자 그들의 눈이 열려
그분이 예수님이었다는 것을 깨달았다는 이야기다.
(신학자들은 왜 사람들이 예수님의 부활을 처음에는 알아보지 못했는가에 대하여
여러 의견들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소개하게 될 기회가 주어지리라 봅니다.)

오늘은 엠마오로 가는 길이 주는 상징적인 의미를 찾아보고자 한다.
이 두 제자는 자신들의 고향으로 추정되는 엠마오로 왜 돌아가려고 했을까?
간단한 이유다.
메시아라고 믿었던 분이, 그래서 모든 것을 걸고자 했던 분이,
너무도 어이없이 무능하게 권력자들의 손에 처참히 세상을 떠난 모습을 보았기 때문일 것이다.
복음서의 전후 문맥상, 예수를 따르던 모든 무리들, 특히 제자라고 하던 이들은
표현 불가능한 절망을 체험했을 것이다. 구심점이 무너졌을 때 겪을 수밖에 없는 혼란이었을 것이다.
그들 중 엠마오 출신의 두 제자도 있었다.

그렇다. 엠마오로 가는 길이 상징하는 것은 절망이다.
앞이 보이지 않고, 무슨 생각을 해야 할 지조차 모르는, 모든 사고가 멎어버리는 그런 상태를 의미한다.
낙향 후, 무엇을 어떻게 할까 하는 생각조차 허락되지 않는 그런 사고의 붕괴를 체험했을 것이다.

그 안으로 부활하신 예수님께서 몸소 들어오신다.
두 제자들에게 당신께서 살아생전 제자들에게 하셨던 말씀을 상기시켜 주시려 한다.
희망을 주시려 한다.
하지만 그들은 그분의 말씀을 알아듣지 못한다.
결국 예수님께서는 식탁에 함께 앉으셨고 빵을 떼어주시며 그들의 눈을 뜨게 해주신다.

우리 역시 각자의 삶 속에서 수없이 많은 예측할 수조차 없는 감당하기 힘든 어려움들을 만난다.
그리고 희망을 잃기도 한다.
바로 이러한 영적 광야가 오늘 복음에서 소개된 엠마오로 가는 길일지도 모르겠다.
그 안으로 예수님께서 수없이 들어오셔서 엠마오로 가던 두 제자들에게 하셨던 말씀을
건네주시고 계신지도 모른다. 다만 우리가 알아채지 못할 뿐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그분의 뜻을 알아들을 수 있을까?

오늘의 이야기에는 정말로 중요한 메시지가 하나 있다.
엠마오로 가는 두 제자가 “저희와 함께 묵으십시오.”(루카24,29)라고 한 것처럼
우리도 예수님께서 우리와 함께 머무시기를 청해야 한다.
우리의 청함에 응답하시는 하느님 때문이 아니라, 우리가 청하는 마음을 가지고 있을 때
그분의 말씀이 들리기 시작하기 때문이다.
정말 힘이 들 때, 우리가 먼저 해야 할 것은 그분을 떠올리는 일임을 잊어서는 안 된다.

(엠마오가 구체적으로 어느 지역을 말하는지 밝혀지지는 않았습니다.
다만 예루살렘에서 12킬로가 안 되는 거리에 있던 어느 시골마을이었을 것으로 추정할 뿐입니다.
1스타디온은 191.27미터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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