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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유튜브에 나오는 가슴 아픈 이야기( 제목: 남편만 보세요)
작성자강만연 쪽지 캡슐 작성일2019-11-02 조회수1,318 추천수1 반대(0) 신고

 

 

남편들만 보세요 라는 제목의 유튜브를 봤습니다. 철없는 남편이 병든 아내를 떠나보내면서 하는 후회와 회한이 섞인 내용인데 인터넷에 이 내용에 대한 텍스트가 있어서 옮겨왔습니다.

먼저 이 내용을 한번 읽어보세요.

 

저만치서 허름한 바지를 입고

엉덩이를 들썩이며 방걸레질을 하는 아내...

"여보, 점심 먹고 나서 베란다 청소 좀 같이 하자."

"나 점심 약속 있어."

    

해외출장 가 있는 친구를 팔아 한가로운 일요일,

아내와 집으로부터 탈출하려 집을 나서는데

양푼에 비빈 밥을 숟가락 가득 입에 넣고

 

우물거리던 아내가 나를 본다.

무릎 나온 바지에 한쪽 다리를 식탁위에 올려놓은 모양이

영락없이 내가 제일 싫어하는 아줌마 품새다.

 

"언제 들어 올 거야?"

"나가봐야 알지."

 

시무룩해 있는 아내를 뒤로하고 밖으로 나가서,

친구들을 끌어 모아 술을 마셨다.

12시가 될 때까지 그렇게 노는 동안,

아내에게 몇 번의 전화가 왔다.

받지 않고 버티다가 마침내는 배터리를 빼 버렸다.

 

그리고 새벽 1시쯤 난 조심조심 문을 열고 집으로 들어왔다.

아내가 소파에 웅크리고 누워 있었다.

자나보다 생각하고 조용히 욕실로 향하는데

힘없는 아내의 목소리가 들렸다.

 

"어디 갔다 이제 와?"

". 친구들이랑 술 한잔.... 어디 아파?"

"낮에 비빔밥 먹은 게 얹혀 약 좀 사오라고 전화했는데..."

"... 배터리가 떨어졌어. 손 이리 내봐."

여러 번 혼자 땄는지 아내의 손끝은 상처투성이였다.

 

"이거 왜 이래? 당신이 손 땄어?"

". 속이 너무 답답해서..."

"이 사람아! 병원을 갔어야지! 왜 이렇게 미련하냐?"

 

나도 모르게 소리를 "버럭" 질렀다.

여느 때 같으면, 마누라한테 미련하냐는 말이 뭐냐며

대들만도 한데, 아내는 그럴 힘도 없는 모양이었다.

그냥 엎드린 채, 가쁜 숨을 몰아쉬기만 했다.

난 갑자기 마음이 다급해졌다.

아내를 업고 병원으로 뛰기 시작했다.

 

하지만 아내는 응급실 진료비가 아깝다며

이제 말짱해졌다고 애써 웃어 보이며

검사받으라는 내 권유를 물리치고 병원을 나갔다.

 

다음날 출근하는데, 아내가 이번 추석 때

친정부터 가고 싶다는 말을 꺼냈다.

노발대발 하실 어머니 얘기를 꺼내며 안 된다고 했더니

"30년 동안, 그만큼 이기적으로 부려먹었으면 됐잖아.

그럼 당신은 당신집 가, 나는 우리집 갈 테니깐."

 

큰소리친 대로, 아내는 추석이 되자,

짐을 싸서 친정으로 가 버렸다.

나 혼자 고향집으로 내려가자,

어머니는 세상천지에 며느리가 이러는 법은 없다고 호통을 치셨다.

결혼하고 처음. 아내가 없는 명절을 보냈다.

 

집으로 돌아오자 아내는 태연하게 책을 보고 있었다.

여유롭게 클래식 음악까지 틀어놓고 말이다.

 

"당신 지금 제정신이야?"

"............" 아내는 아무 말이 없다가

"여보 만약 내가 지금 없어져도,

당신도 애들도 어머님도 사는데 아무 지장 없을 거야.

나 명절 때 친정에 가 있었던 거 아니야.

병원에 입원해서 정밀 검사 받았어.

당신이 한번 전화만 해봤어도 금방 알 수 있었을 거야.

당신이 그렇게 해주길 바랐어."

 

아내의 병은 가벼운 위염이 아니었던 것이다.

난 의사의 입만 멍하게 바라보았다.

'저 사람이 지금 뭐라고 말하고 있는 건가,

아내가 위암이라고? 전이될 대로 전이가 돼서,

더 이상 손을 쓸 수가 없다고?

삼 개월 정도 시간이 있다고...

지금, 그렇게 말하고 있지 않은가.'

 

아내와 함께 병원을 나왔다.

유난히 가을 햇살이 눈부시게 맑았다.

집까지 오는 동안 서로에게 한마디도 할 수가 없었다.

엘리베이터에 탄 아내를 보며,

앞으로 나 혼자 이 엘리베이터를 타고

집에 돌아가야 한다면 어떨까를 생각했다.

 

문을 열었을 때, 펑퍼짐한 바지를 입은 아내가 없다면,

방걸레질을 하는 아내가 없다면,

양푼에 밥을 비벼먹는 아내가 없다면,

술 좀 그만마시라고 잔소리해주는 아내가 없다면,

나는 어떡해야 할까...

 

아내는 내일 함께 아이들을 보러 가자고 했다.

아이들에게는 아무 말도 말아달라는 부탁과 함께.

서울에서 공부하고 있는 아이들은,

갑자기 찾아온 부모가 그리 반갑지만은 않은 모양이었다.

하지만 아내는 살가워하지도 않은 아이들의 손을 잡고,

공부에 관해, 건강에 관해, 수없이 해온 말들을 반복하고 있다.

아이들의 표정에 짜증이 가득한데도,

아내는 그런 아이들의 얼굴을 사랑스럽게 바라보고만 있다.

난 더 이상 그 얼굴을 보고 있을 수 없어서 밖으로 나왔다.

 

"여보, 집에 내려가기 전에...

어디 코스모스 많이 펴 있는 데 들렀다 갈까?"

"코스모스?"

"그냥... 그러고 싶네. 꽃 많이 펴 있는 데 가서,

꽃도 보고, 사진도 찍고, 당신이랑 걷기도 하고..."

 

아내는 얼마 남지 않은 시간에 이런 걸 해보고 싶었나보다.

비싼 걸 먹고, 비싼 걸 입어보는 대신,

그냥 아이들 얼굴을 보고, 꽃이 피어 있는 길을 나와 함께 걷고...

 

"당신, 바쁘면 그냥 가고..."

"아니야. 가자."

    

코스모스가 들판 가득 피어있는 곳으로 왔다.

아내에게 조금 두꺼운 스웨터를 입히고 천천히 걷기 시작했다.

 

"여보, 나 당신한테 할 말 있어."

"뭔데?"

"우리 적금, 올 말에 타는 거 말고, 또 있어.

3년 부은 거야. 통장, 싱크대 두 번째 서랍 안에 있어.

그리구... 나 생명보험도 들었거든.

재작년에 친구가 하도 들라고 해서 들었는데,

잘했지 뭐. 그거 꼭 확인해 보고..."

"당신 정말... 왜 그래?"

"그리고 부탁 하나만 할게. 올해 적금 타면,

우리 엄마 한 이백만원만 드려.

엄마 이가 안 좋으신데, 틀니 하셔야 되거든.

당신도 알다시피, 우리 오빠가 능력이 안 되잖아. 부탁해."

 

난 그 자리에 주저앉아 울고 말았다.

아내가 당황스러워하는 걸 알면서도, 소리 내어... 엉엉.....

눈물을 흘리며 울고 말았다.

이런 아내를 떠나보내고... 어떻게 살아갈까....

 

저녁에 아내와 침대에 나란히 누웠다.

아내가 내 손을 잡는다.

요즘 들어 아내는 내 손을 잡는 걸 좋아하는 것 같다.

 

"여보, 30년 전에 당신이 프러포즈하면서 했던 말 생각나?"

"내가 뭐라 그랬는데..."

"사랑한다 어쩐다 그런 말, 닭살 맞아서 질색이라 그랬잖아?"

"그랬나?"

"그 전에도 그 후로도, 당신이 나보고

사랑한다 그런 적 한 번도 없는데, 그거 알지?

어쩔 땐 빈 말이라도 그런 소리 듣고 싶기도 하더라."

 

아내는 금방 잠이 들었다.

그런 아내의 얼굴을 바라보다가, 나도 깜박 잠이 들었다.

아침햇살에 눈이 부셔 일어나니 커튼이 뜯어진 창문으로,

화창한 가을 햇살이 가득히 들어오고 있었다.

 

"여보!! 우리 오늘 장모님 뵈러 갈까?"

"장모님 틀니... 연말까지 미룰 거 없이, 오늘 당장 가서 해드리자."

"..........."

"여보... 장모님이 나 가면, 좋아하실 텐데...

여보, 안 일어나면, 안 간다! 여보?!..... 여보!?....."

그러나 아내는 기척이 없다.

여보! 여보! 여보!!

 

"......................."

 

좋아하며 일어나야 할 아내는 꿈쩍도 하지 않는다.

난 떨리는 손으로 아내를 흔들었다.

이제 아내는 웃지도, 기뻐하지도, 잔소리 하지도 않을 것이다.

난 아내 위로 무너지며 속삭였다.

 

생전 그토록 듣고 싶어하던 그말 "사랑한다고......... "

어젯밤... 이 얘기를 해주지 못해 미안하다고

 

이 이야기를 간략하게 한번 다시 정리를 해보겠습니다.

 

한 부부가 있었습니다. 아내는 평범한 가정의 주부였습니다. 남편과 아들을 끔찍이 여기는 그런 부인이었습니다. 이런 평범한 아내의 모습에 조금은 남편은 식상했는지 핑계를 대고 외출을 하고 돌아옵니다. 아내는 남편이 외출을 했을 때 전화를 했지만 남편은 아내의 전화를 받고 싶지 않아 배터리를 빼버렸습니다.

 

나중에 보니 아내는 남편에게 약을 부탁하려 했던 것입니다. 할 수 없어 소화가 되지 않아 손을 따 손에 피투성이가 되었습니다. 이런 아내를 보고 남편은 버럭 화를 내며 미련하다고 소리를 질렀지만 아내가 좀 이상해 급히 아내를 병원으로 데려고 간 후 나중에는 아내가 위암이라는 것을 알게 됩니다. 이런 상황에서도 아내는 남편에게 평범한 것을 요구합니다.

 

코스모스가 있는 길을 남편과 같이 걷고 싶다고 말입니다. 걸으면서 보험이야기도 합니다. 확인해보라고 합니다. 또 적금 이야기도 합니다. 적금을 타면 친정 엄마를 위해 틀니를 해 달라고 부탁을 합니다. 그러다가 잠든 아내가 일어나지 않아 영원한 이별을 하는 순간이 왔습니다. 아내에게 생전에 해 주지 못한 말만 하고 맙니다. 이게 간단한 이 이야기의 스토리입니다.

 

저는 이 이야기를 보고 가슴이 참 많이 아팠습니다. 제목이 남편만 봐라고 했지만 솔로의 몸이지만 이 스토리에 몰입을 하니 가슴이 아려옵니다. 전체적인 내용에도 아려오지만 저는 친정 엄마의 틀니를 부탁하는 대목에서 목이 잠길 정도로 정말 가슴이 먹먹합니다.

 

저는 왜 이부분에서 가슴이 매이는지 이해를 할 수가 없었습니다. 이 내용은 몇 개월 전에 한번 봤던 내용입니다. 오늘 다시 봤는데 그땐 그런 느낌이 없었는데 오늘은 이 대목에서 정말 슬픕니다. 오늘 하루종일 왜 이 대목에서 가슴이 먹먹한지 의문이 들었습니다. 이제야 대충 그 이유를 알겠습니다. 이 글이 한 편의 소설이라고 가정하고 제가 한번 말씀드려보겠습니다.

 

전지적 작가의 시점에서 생각해봤습니다. 아내는 정말 가정밖에 모르는 순박한 사람이었습니다. 적금과 보험을 들 정도의 경제력이면 얼마든지 남편 모르게 친정 엄마의 틀니 정도는 해 줄 수 있을 텐데도 그마저도 무슨 연유에서 그랬는지는 모르지만 하지 않은 걸 보고 안타까운 생각이 듭니다.

 

자신이 이미 생명이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가정을 위해 그렇게 헌신했는데 마지막으로 내 엄마를 위해 그렇게 남편에게 부탁을 하면 남편이 그 정도는 해 줄 거라고 생각을 했을 겁니다.

 

물론 이때 아내는 자기는 엄마의 치아가 그런 상황인데도 딸로서 딸 노릇을 하지 못한 모습을 보일 의도로 남편에게 말한 것은 아니더라고 하더라도 한편으론 친정 엄마도 중요하지만 난 당신과 아들만을 위해 지금까지 살아왔다는 걸 말해주는 측면도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소설이라고 가정했을 때 말입니다.

 

저는 지금도 친정 엄마의 틀니를 부탁하는 아내의 마음을 생각하니 정말 슬픕니다.

 

비록 슬픈 이야기이지만 이런 글을 소개하고 싶은 이유가 하나 있습니다. 슬픈 내용에 공감하는 마음도 영혼을 맑게 해 줄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그렇습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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