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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한상기님의 둥둥 북소리 59
작성자김명순 쪽지 캡슐 작성일2009-01-08 조회수505 추천수3 반대(0) 신고

오늘의 묵상입니다. [공현 후 목요일]

<오늘 이 성경 말씀이 이루어졌다.>
† 루카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4,14-22ㄱ

그때에 14 예수님께서 성령의 힘을 지니고 갈릴래아로 돌아가시니, 그분의 소문이 그 주변 모든 지방에 퍼졌다. 15 예수님께서는 그곳의 여러 회당에서 가르치시며 모든 사람에게 칭송을 받으셨다. 16 예수님께서는 당신이 자라신 나자렛으로 가시어, 안식일에 늘 하시던 대로 회당에 들어가셨다. 그리고 성경을 봉독하려고 일어서시자, 17 이사야 예언자의 두루마리가 그분께 건네졌다. 그분께서는 두루마리를 펴시고 이러한 말씀이 기록된 부분을 찾으셨다.

18 “주님께서 나에게 기름을 부어 주시니, 주님의 영이 내 위에 내리셨다. 주님께서 나를 보내시어, 가난한 이들에게 기쁜 소식을 전하고, 잡혀간 이들에게 해방을 선포하며, 눈먼 이들을 다시 보게 하고, 억압받는 이들을 해방시켜 내보내며 19 주님의 은혜로운 해를 선포하게 하셨다.” 20 예수님께서 두루마리를 말아 시중드는 이에게 돌려주시고 자리에 앉으시니, 회당에 있던 모든 사람의 눈이 예수님을 주시하였다. 21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말씀하기 시작하셨다.

“오늘 이 성경 말씀이 너희가 듣는 가운데에서 이루어졌다.” 22 그러자 모두 그분을 좋게 말하며, 그분의 입에서 나오는 은총의 말씀에 놀라워하였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단독주택에 살다가 아파트생활을 하다보니 실내가 건조하여 수족관에 열대어를 기른 적이 있었습니다. 수족관 관리는 청소와 물갈이를 주기적으로 해줘야 하는데 조금만 등한시하면 아침에 일어나면 한두 마리씩 죽어있곤 하였습니다. 이때 느낀 것은 수족관이 오염되면 고기들이 살 수 없듯이 세상이 오염되면 우리 인간들도 살 수 없는 세상이 될 것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지금도 이런 생각은 변함이 없습니다. 이런 생각을 하다보니 개인의 영성을 중시하는 종교보다는 자연과 환경, 사회문제 등에 대하여 더 관심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그러던 중 우연히 신부님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리스도교에 관해서는 너무 아는 것이 없으므로 신부님께 그리스도교 사상에 대하여 배움을 청하였으나 신부님께서는 그리스도교를 알고 싶으면 요한 복음서를 몇 독을 해보라고 하였습니다.

저는 우리 가톨릭 교리를 전혀 알지 못한 상태에서, 아무런 선입관이 없는 백지상태에서, 요한 복음서를 시작으로 다른 복음서를 몇 번씩 정독을 하고 난 다음에서야 예수님이 어떤 분이시라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이해하기 어려운 구절은 신부님께 메일로 문의하거나 찾아뵙고 가르침을 청하였으니 신부님을 많이 힘들게 했던 것 같습니다. 

복음서를 통해서 만난 예수님은 사회정의를 실현시켜서 이 세상을 구원하시려다가 기득권세력으로 부터 박해를 받아 십자가에서 처형된 분이라는 것을 보다 자세하게 알 수 있었습니다. 이런 예수님을 따르는 그리스도교는 사랑의 실천을 중시하고 불의에 항거하는 종교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군부독재 시절에 故 지학순 주교님을 비롯한 여러 신부님 등이 왜 그렇게 군부 독재정권에 항거하였는지를 이해할 수 있었고 저도 우리가 사는 세상이 불의에 오염되는 것을 막는데 일조하려는 마음으로 영세를 받기로 결심하였습니다.

영세를 받게 된 또 다른 이유가 있었다면 ‘오병이어의 기적’을 제 눈으로 확인했기 때문이었습니다. 오병이어의 기적은 빵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가 있었고 또 한 끼 식사에 그쳤지만 신부님이 이룬 기적은 가진 빵도 없었고 물고기도 없는 상태에서 한 끼 식사가 아니라 500여분의 어르신을 20여년 가까이 먹이고 재우시는 기적을 일으키신 것을 목격하고 입교를 결심하였습니다.      

복음서를 공부할 때에 가장 충격을 받았던 구절은 오늘 복음과 '마리아 노래'(루카 1,46-56)였습니다. 오늘 복음은 루카 복음에서 예수님이 처음으로 복음을 선포하신 장면입니다. 첫 복음 선포는 “주님께서 나에게 기름을 부어 주시니, 주님의 영이 내 위에 내리셨다. 주님께서 나를 보내시어, 가난한 이들에게 기쁜 소식을 전하고, 잡혀간 이들에게 해방을 선포하며, 눈먼 이들을 다시 보게 하고, 억압받는 이들을 해방시켜 내보내며 주님의 은혜로운 해를 선포하게 하셨다.”는 이사야 예언서의 구절을 낭독하셨습니다.

그리고 “오늘 이 성경 말씀이 너희가 듣는 가운데에서 이루어졌다.”하셨습니다. 먹을거리가 없어서 굶는 사람이 없고, 억울하게 감옥에 가는 사람이 없고, 어둠에서 사는 사람은 광명의 세상에서 살게 하고, 가진 자의 핍박에서 모두가 해방되어 하느님을 찬미하며 사는 나라가 ‘하느님의 나라’라는 것도 알게 되었습니다. 이런 하느님 나라는 그리스도교가 태생된 지 벌써 이천년이 되어 가지만 요원하기만 하고, 더욱이 중세 유럽의 천년은 그리스도교의 세상였으므로 하느님의 나라가 되었어도 몇 번은 되었어야 했으나 ‘하느님의 나라’가 아니라 오히려 '암흑의 시대'가 되었습니다.

지금 우리나라도 그리스도교가 더 이상 성장하기에는 한계점에 이를 정도로 급성장을 하였습니다. 양적으로는 엄청나게 성장하였지만 우리 교회에서는 예수님의 정신을 찾아보기가 어려운 것이 현실인듯 합니다. 오죽하면 한완상 전부총리는 '예수 없는 예수교회'라는 책을 출간하였고, 그제 오마이 뉴스에 게재된 한겨레 신문의 조현 종교 전문기자가 쓴 '울림'에 대하여 '가짜 예수 팔아먹는 무당 목사'라는 제목으로 어느 분이 서평을 쓴 것을 보고 우리 그리스도교의 현주소를 보는 것 같아서 더는 할 말이 없었습니다.

얼마 전에 제 작은 아들(27세)과 얘기를 하다가 저도 충격을 받았습니다. 몇 년을 사귀던 여자 친구와 헤어졌지만 요즘 애들은 그런가 보다 하며 별 신경을 쓰지 않았습니다. 그러고 나서 다른 여자 친구와 2년여 새로 사귀고 있었는데 또 헤어졌다는 것입니다. 두 여자 친구를 저도 몇 번은 본 적이 있었고 좋은 관계로 잘 사귀라며 덕담도 해주고 하였습니다. 그런데 두 번씩이나 헤어졌으니 요즘 젊은 세대들의 생각을 알고 싶어서 왜 헤어졌느냐고 물어보니 첫 대답이 '이제 종교라면 지긋지긋하다'는 뜻밖의 대답이었습니다.

헤어진 둘 모두 개신교 여자 친구들이어서 교회 문제로 4년을 시달렸다고 합니다. 좋은 관계를 유지해 보려고 1년씩 1년씩 2년을 교회를 다녀봤지만 믿을 수 없는 것을 믿으라고 강요하므로 그렇게는 믿을 수가 없어서 차라리 여자 친구와 헤어지기로 했다고 합니다. 나름대로는 신앙을 가져보려고 학교 교목을 찾아가서 개인 지도겸 상담을 받아 보기도 했다고 합니다. 종교가 왜 젊은 아이들의 사이를 갈라놓는지 모르겠습니다. 오늘 복음인 예수님의 정신을 교회에서 제대로 가르쳤으면 열심히 신앙생활을 할 아이를 오히려 교회에서 내쫒고 있었습니다.

저와 제 집사람은 아직도 아이들에게 우리 가톨릭에 입교를 권유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좋아하는 여자 친구와 헤어지는 것을 감수하며 교회에 나가지 않은 그런 아이가 우리 가톨릭의 교리를 수용하려고 하지 않을 것을 이미 알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저도 신부님의 각별한 배려가 없었으면 제 집사람은 지금도 외짝 교우가 되어 일주일에 서너 번씩 제 눈치를 봐야 했을 것입니다.

오늘 복음을 접하니 지금의 교회 현실과 복음정신은 너무 동 떨어저 있어서 신부님께 이렇게 푸념을 털어 놓습니다. 제 자신부터 매일 한 가지 선행이라도 실천하여 예수님의 뜻을 따를 수 있도록 아빠 하느님께 기도하며 오늘 푸념을 마치겠습니다.

대자대비 하신 아빠 하느님!
성자 우리 주 예수님은 오늘 하느님의 나라를 저희에게 알려 주셨습니다.
저희는 언제나 하느님의 나라를 건설하는 일꾼임을 잊지 않도록
하루에 한 가지 선행이라도 실천하며 살아 갈 수 있도록 성령으로 이끌어 주시옵소서!
성자 우리 주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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