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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12.9. 아버지의 뜻 - 양주 올리베따노
작성자송문숙 쪽지 캡슐 작성일2019-12-10 조회수1,907 추천수1 반대(0) 신고

 

마태 18, 12-14(대림 2주 화)

 

 

 

참 묘한 일입니다. 나무들은 걸치던 옷들을 다 벗고서 겨울을 나는데, 우리네 인간들은 옷을 겹겹이 덧입고서 겨울을 납니다. 겨울나무들은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자신을 비우는데, 우리네 인간들은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오히려 채웁니다. 그런데, 사실은 우리 자신을 그렇게 채우는 바람에 그분이 들어오시지 못하시는 것은 아닐까요? 오시는 주님을 기다리는 우리는 자신을 채우는 게 아니라 자신을 비워야 하지 않을까요? 그 비워진 그 자리에서 아버지의 뜻이 이루어지지 않을까요?

<대림시기>를 보내고 있는 우리는 오늘 길 잃은 양 한 마리를 찾아 나선 목자에 대한 비유를 들었습니다. 이 비유의 목자는 아버지의 뜻을 이루시려, 인류라는 길 잃은 양을 찾아 나선 그리스도를 표상합니다.

이 비유는 목자의 기쁨아버지의 뜻에 대해 알려줍니다. 예수님께서는 이 비유를 말씀하시기 전에 제자들에게 말씀하십니다.

너희는 이 작은 이들 가운데 하나라도 업신여기지 않도록 주의하여라.”(마태 18,10)

 

 

그리고 그 이유를 그들의 천사들이 하늘에서 내 아버지의 얼굴을 늘 보고 있기 때문(마태 18,11)이라고 말씀하십니다. 곧 하늘에 계신 아버지께서는 비록 작은이들 가운데 하나라 할지라도 소중히 여기신다는 말씀입니다. 그러니, 그들을 하나라도 잃어버리지 않는 것이 아버지의 뜻이라고 하십니다.

그렇습니다. 목자의 기쁨은 아버지의 뜻을 이루는 데 있습니다. 그리고 그것은 곧 아버지의 기쁨 입니다. 이는 작은 것 하나마저도 귀중하게 여기시는 아버지의 사랑을 말해줍니다. 비록 보잘 것 없는 죄인 한 사람이라 할지라도, 마치 전부인 양 소중히 여기시는 아버지의 지극하신 사랑입니다.

결국, 이 비유의 정점은 아버지의 뜻을 따라 아버지의 사랑을 행하심에 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바로 아버지의 이 지극하신 사랑을 알려주기 위해 이 땅에 오셨고, 목숨을 바쳐 이 사랑을 행하셨고, 바로 그 일을 당신의 기쁨으로 삼으셨습니다.

따라서 이 비유 말씀은 아버지의 뜻을 이루는 것이 목자이신 당신의 소명이요, 동시에 당신을 따르는 제자들의 소명임을 말해줍니다. <1독서>에서는 이를 이렇게 표현해주고 있습니다.

그분께서는 목자처럼 당신의 가축들을 먹이시고, 새끼 양들을 모아 품에 안으시며,

젖 먹이는 어미 양들을 조심스럽게 이끄신다.”(이사 40,11)

 

 

그러니 우리를 찾고 계시는 아버지의 음성, 아버지의 사랑, 아버지의 뜻, 아버지의 기쁨에 귀 기울여야 할 일입니다. 또한 잃은 양을 찾아나서는 목자처럼 먼저 찾아 나서고, 먼저사랑해야 할 일입니다. 무엇보다도 작고 보잘 것 없는 이들을 소중히 여기고 끌어안아야 할 일입니다. 그래야 그렇게 작은 모습으로 오시는 아기 예수님을 맞아들이게 될 것입니다.

사실, 우리는 하늘에 계신 아버지의 뜻에 목숨을 걸고 사는 사람들입니다. 그러면서도 막상 아버지의 뜻, 아버지의 기쁨보다 우리 자신의 뜻과 기쁨에 더 관심이 많습니다. 이제는 냉정하게 자신에게 물어야 할 일입니다.

대체, 나는 지금 어디에 기쁨을 두고 살아가고 있는가? 대체 어떨 때 기뻐하는가?

나의 뜻이 아니라 그분의 뜻이 이루어지기를 기뻐하는가?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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