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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머리로만 주님을 찾았습니다. - 주상배 신부님
작성자노병규 쪽지 캡슐 작성일2009-01-08 조회수802 추천수9 반대(0) 신고
                            

머리로만 주님을 찾았습니다.


   오늘 아침 눈을 뜨자마자 성호경 긋고 있으나 머릿속으로는 "성당에 다신 안 나갈 거야. 하느님도 찾지 않을 거야." 누군가 날 위하여 기도하는 것을 알면서도 "내 마음을 굳게 닫아걸었으니 어떤 기도도 나에게 전해지지 않을 거야. 나도 어느 누굴 위해서 기도도 하지 않을 거야."라고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참 나쁜 생각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동안 성당에서 기도하고 묵상한 것은 도대체 무엇이란 말인가?  생각해보았습니다. 생각해보니 마음으로 한 것이라 생각했던 것이 머리로만 기도하고 묵상하였나봅니다. 그렇지 않고서야 주님을 그렇게 애타게 찾던 내가 하루아침에 주님에게서 돌아서고 마음 문을 굳게 닫아버릴 생각을 할 수 있었을까요.


   머릿속으로 온갖 번민에 휩싸인 채로 집을 나선 후 회사로 출근하면서 아침기도를 드렸습니다. 주의 기도 중 저희에게 잘못한 이를 저희가 용서하오니… 이 부분에서 진심으로 용서하기로 하였습니다. 어찌되었든 날 상처받게 한 이를 용서하기로 하였습니다. 용서하지 않고서는 머리로만 주님을 찾을 수 밖 에 없을 것 같았습니다. 진심으로 용서하였습니다.


   아침에 하느님을 저버리려는 말도 안 되는 생각을 없애려는 듯 일을 정신없이 하고 있던 중 여기에 와서 글을 읽고 있다가 제 마음속으로 고스란히 전해오는 목소리… "내가 언제나 너와 함께 있노라." "내가 언제나 너와 함께 있노라."


   주님의 사랑이 제 마음을 확 감싸고 있었습니다. 눈물이 그렁그렁 맺혀서 사무실에서 눈물을 닦으러 밖으로 나갔습니다. 계속해서 "내가 너와 언제나 항상 있겠노라."라는 주님의 마음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얼마나 감사  하던지요.


   전 머리로만 주님을 찾았습니다. 주님은 아무 조건 없이 가슴으로 제게 사랑을 한없이 베푸시는데 말이지요.


   주님 잘못했습니다.


   한순간이라도 주님에게서 등을 돌리려고 했던 저를 용서해주시기 바랍니다. 마음으로 주님을 바라보겠습니다. 언제나 제 마음속에 들어오시게요. 머리로만 주님을 찾으니 주님이 제 마음속에 들어올 틈이 있었겠어요?


   감사합니다. 항상 저와 함께 계시는 주님. 찬미 드립니다.

 

(주상배 안드레아 광장동 주임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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