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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빈첸시오 신부의 여행묵상 7 - 행복한 아쉬움 (타지마할/인도)
작성자양상윤 쪽지 캡슐 작성일2019-12-10 조회수1,302 추천수1 반대(0) 신고

 

행복한 아쉬움

 

 

원래는 이른 새벽에 도착하는 거였지만

 

기차가 당연히(?) 연착을 해서 아그라에 가까워 해가 완전히 올라온 환한 아침 때였다.

 

 바라니시에서 가차를 타고 아그라로 가게 되면

 

 여므나 철교쯤에서 멀리로 타지마할이 보이는데

 

안개 때문이었는지 아니면 원래 그런건지

 

멀리로 뿌옇게 보이는 것이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신비로웠다.

 


   

 

 

 

- 타지마할의 뒷편 

 

 

내가 고등학교 배우던 영어 교과서에  타지마할 사진과 함께 나와 있었다,

 

새하얗게 빛나던 좌우 대칭의 이국적인 건물은

 

형태도 형태였지만 전체가 귀한 햐얀색 대리석으로 지어졌다는게 상당히 신비감을 주었다.

 

언젠간 한번 실제로 보고 싶다는 생각은 했었지만

 

그건 그저 막연한 기대일뿐 그런 일이 실제로 내게 일어나리라고는 기대하지 않았었다.

 

그때는 해외 여행이라는게 그리 쉬운 일이 아니었으며

 

더구나 인도라는 나라는 미국 보다도, 유럽보다도 훨씬 멀리 느껴졌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런 타지마할이 지금 눈앞에 있는 거다.

 

그저 멀리서 바라보는 만으로도 얼마나 가슴이 뛰고 설레던지!

 

여행을 하면서 이런 식의 설레임을 느낄 때가 가끔 있었다.

 

십여년 전쯤 필리핀 바나웨라는 곳에 있는 라이스 테라시스 Rice Terraces 갔을 때도

 

이런 식의 설레임이 있었다.

 

라이스 테라시스를 처음 접한건 초등학교 시절 아동용 백과사전에서였다.

 

서양에서는 주로 빵을 먹기 때문에 밀농사를 많이 짓고

 

아시아에서는 주로 밥을 먹기 때문에 쌀농사를 많이 짓는다는 내용을 설명하면서

 

참고 삼아 사진이 나와 있었다.

 

그때는 그것이 어디에 있는것이지, 무엇이라고 부르는지 조차 몰랐었지만

 

산들이 온통 계단식 논으로 만들어져 있는 모양이 너무나 멋지고 신기했었다.

 

그리고 한참의 세월이 지난 우연히 TV 여행 프로그램에

 

내가 어릴 사진으로 것과 똑같은 것이 나왔고

 

그제야 내가 너무나 신기해 하던 것이 바로 필리핀에 있는  라이스 테라시스였다는것을 알았다.

 

프로그램을 보면서 언젠간 한번 가보고 싶다고 생각은 했지만

 

그런 일이 내게 일어나리라고는 기대하지도 않았었다.

 

그때는 필리핀이라는 나라가 생소하기도 했지만

 

혹시나 내가 필리핀에 간다 할지라도

 

수도 마닐라에서 길로 시간 이상 걸리는 곳에는 절대로 일이 없을거라고 생각했었다.

 

그런데 나는 어찌 어찌하다 필리핀에서 살게 되었고 그곳에도 가게 되었다.

 

그때 나는 라이스 테라시스 광경보다도

 

내가 그렇게나 보고 싶어했고,

 

그러면서도 결코 그런 일은 없을 거라고 생각했었던 곳에 있다는 것에 너무나 흥분했었다.

 

 

 

 

 

 - 필리핀의 라이스 테라시스

 

 

 

요즘은 많이 달라졌지만

 

어린 시절만 해도 해외 여행은 아주 특별한 사람들의 일이었다,

 

언제부터인가 한국 경제가 빠르게 성장해서

 

신혼여행이나 효도관광을 해외로 나가기 시작했고

 

그래서 해외 여행이라는게 특별한 사람들만의 얘기는 아니었지만 특별한 일이기는 마찬가지였다.

 

내가 대학 다닐때는 배낭여행이 시작되던 초창기 였지만

 

등록금을 내기 위해서 은행 대출을 받아야하는 형편에는 그 비용이 그리 만만치 않았다.

 

하여 아주 오랫동안 해외여행에 대해 왔었다.

 

 

 

여행 초창기에는

 

거리의 읽지 못하는 간판들도 신기하고

 

식당 메뉴판에 있는 맛을 전혀 가늠할 없는 음식들도 신기하고

 

우리나라와는 모양새가 다른 가로수들도 신기한 것이 보이는 모든 것들이 감동의 물결 자체인것이다.

 

그런데 여행을 자꾸 하다 보면 이러한 설레임과 감동들이 점점 줄어 드는 같다.

 

물론 여전히 기대되고 설레이기 여행이 끝남과 동시에

 

언제일지도 모르는 다음여행을 계획하게 되는 것이다.

 

하지만 어찌 여행의 설렘과 흥분과 감동에 비교할 있을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여행에서 느꼈던 감동을 경험하게 되는 경우가 있는데

 

그것은 타지마할이나 라이스 테라시스 처럼

 

내가 오래 전부터 꿈꿔 왔던 곳에 가게 되는 경우다. 

 

때론 그곳이 기대에 미칠 수도 있고 다른 보다 못할 수도 있지만 그런 문제가 되지 않는다,

 

나는 꿈을 이룬 것이기 때문이다.

 

별것도 아닌 일에 꿈을 이뤘다라는 거창한 말을 쓰는 것같지만

 

 이란 거창하기만 것은 아닐 것이다.

 

우리는 날마다 크고 작은 많은 꿈들을 꾸며 살고 있지 않은가?

 

때론 중에 남들이 보기에 아무것도 아닌 것들도 있지만

 

어느 하나라도 내게 의미 없는 것이 있는가?

 

소박한 있을 있지만 하찮은 이란 있을 없다, 나는 그렇게 생각한다.


 

요즘 젊은이들도 여행에 대한 꿈을 꾼다

 

그리고 나름대로 기다려야 하지만 우리세대처럼 오래 기다리지는 않는다.

 

하여, 그들이 느끼는 감동은

 

이십 삼십 이상 기다렸던 곳에 갔을 느끼는 감동과는 비교가 안될 것이다,

 

어느새 청춘을 보내고 젊은 시절 꿈꿔 왔던 곳에서 느끼는

 

 이제라도 왔구나!”하는 행복한 아쉬움을 알지는 못할 것이다.

 

 



- 10, 20, 30일에 업데이트됩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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