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마음을 천국으로
작성자이봉순 쪽지 캡슐 작성일2003-08-11 조회수1,156 추천수8 반대(0) 신고

 

기도와 일이 도무지 손에 잡히지 않는 며칠 전에는, 마음을 터 놓고

지내는 친구를 밖으로 불러냈습니다. 그녀의 차를 타고 교외로 나가

시골밥상의 보리밥도 먹고, 모처럼 노래방에서 덤으로 받은 20분을

합쳐 무려 1시간 20분을 노래도 불러 보았습니다. 복음성가 몇 곡이

주는 만큼 흥을 돋구지는 못했지만, 우기의 밤길에도 하느님을

찬미하며 돌아 올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이튿날은 새벽부터 오늘은 기도에 전념하라는 성모님의 음성이

들리는 듯 했습니다. 굵은 빗줄기를 가르며 성지의 미사를 참례하고

성당을 나서는 마음은 전날과는 비교도 할 수 없는 기쁨으로 가득 차

있었습니다.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미사 중에 스쳐 갔는지요. 봉헌된

초에 쓴 이름의 얼굴들은 겹친 몇 장의 초상화로 계속 시야에 머물고...

이렇게 하느님의 눈치를 잘 살펴 흘러가는 물처럼 성령의 이끄심대로

사는 날에는 천국이 따로 없습니다.

 

그러나 책장에 꽂혀있는 "시도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할 수 없다"라는

표제의 책에 유난히 눈길이 가는 날이 있습니다. 내용이 주는 메시지가

즉시 가슴에 와 닿는 이런 날에는 영혼의 상태가 선착장에 홀로 떠있는

나룻배와 같습니다. 소속감을 잊고 틀 밖에서 누리는 자유는 영혼을

쉽게 지치게 합니다. 그러기에 개인주의가 팽배해 있는 이 시대에는,

많은 사람들이 사막 한가운데 홀로 서 있 듯한 외로움과 갈증을 느끼며

사는지 모릅니다.

 

이런 모순의 회오리 바람속에서 하느님의 자녀로서 정체성을 찾는 길은,

어느 한곳에 치우치지 않는 균형잡힌 신앙생활을 시도하지 않으면 안된다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이럴 때, 사람의 일곱가지 심기, 기쁨, 노여움, 슬픔,

은혜, 사랑, 놀람, 두려움에서 우선되어야 할 것이 기도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요즘에는 그렇게 평안을 주던 기도에도 어두움이 끼어 들 때가

많습니다. 밖으로부터 들려오는 비통한 소식들을 뛰어 넘어 기도에만

전념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고통이 영적 성장을 위해서는 넘어야 할

산이라지만 이래서 인생은 고해라고 하는가 봅니다.

 

그러나 이런 생각들을 잠시만 부정적으로 끌고가면 그 날은 어둠에

자기를 묻는 불행한 날이 되고 맙니다. 이럴 때는 지체하지 않고 오늘을

주신 하느님을 생각합니다. 그러면 하느님께서는 곧, 모든 근심 걱정은

당신께 맡기고 즐겁고 행복한 하루를 보내라고 당부하시지요.

마음을 천국으로 만들라고 하시는 것입니다.

 

말씀에 맛들여 매일 "오늘의 묵상"을 찾는 말씀의 가족 모든 분들께도

이런 은총의 하루가 되시길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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