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음악회(묵상글 아님)
작성자박영미 쪽지 캡슐 작성일2009-01-09 조회수611 추천수3 반대(0) 신고

저녁엔 부리나케 식구들 밥을 해먹이고 피아노 콘서트를 다녀왔다.

몇일전 받은 메일에 피아노 연주회를 하는데 두사람이 유망한 피아니스트이고 17살, 22살의 학생들인데 텍사스 남부 무슨 콩쿨에서 1등 상을 받은 친구들이란다. 근처 학교에서 수학하고 있는 학생들이라 상을 받은 기념으로 학교에서 특별히 음악회를 한다고 메일이 왔었다.

가끔 아이들과 함께 음악회를 가지만 지루해해서 혼자서 가는 일이 대부분이다.

오늘도 남편에게 양해를 구하고 밥을 챙겨 놓고 총총히 연주홀로 갔다.

사람이 그리 많지는 않으나 주로 연세 드신 분들이 많고 또 혹은 아이들을 데리고 온 가족들도 눈에 띈다.

늘 라디오나 CD로 듣던 것과는 달리 연주회장에서 음악가가 직접하는 연주를 듣는 것은 큰 행운인것 같다. 그사람이 아주 유명한 음악가이던 아니던 상관없이...내가  보기엔 모두 잘 하는 음악가 같다.

17살 남자 아이는 나이와는 달리 피아노를 치는 모습이 너무나 점잖다. 그리고 크게 흥분하지 않고 피아노와 자신을 일체시켜 잔잔한 감동을 주는 음악을 연주하고 22살인 대학생인 여자도 그 몸짓하나 손짓하나가 얼마나 음악에 심취해 있는지를 느끼게 해주었다.

두 사람 모두 잔잔한 감동을 주었다.

음악은 순간의 희열과 기쁨인 것 같다. 음악을 보고 듣고 하는 내내 그 선율에 내마음을 맡긴다. 격정적인 마음이 들었다가 또 심연으로 떨어지는 기분도 되고 한없이 아름다운 자연의 소리가 되어 나를 위로하고 깜깜한 밤 사랑을 노래하는 연인의 마음도 되었다가 사랑이 최고조가 되며 그러면서 해피엔딩이 되고... 음악을 듣는 내내 내 마음엔 그림을 그린다. 인생의 그림 혹은 사랑의 그림을...

순전히 내가 대입하는 감정에 따라 음악은 다양한 느낌으로 나에게 온다.

음악은 내가 붙잡을 수 없다. 선율이 너무 아름답거나 열정적이어서 내 것으로 붙잡아 두고 싶은 욕망이 생기나 그럴 수가 없다. 그냥 흘러갈 뿐...그래서 욕심을 부리지 않고 그냥 내가 지금 이 순간 느끼는 것에 충실히 나를 맡겨 버린다.

오늘 두사람 모두 다른 사람과 듀엣으로 피아노를 연주하는 곡이 있었는데 리스트의 곡(Piano Concerto No. 1 in E-flat major)과 차이코프스키 곡( Piano Concerto No 1 in B-flat minor Op.23)이 특별히 인상적이었다. 지금은 선율도 잘 생각나지 않지만 두사람이 호흡을 완벽히 맞추며 연주하는 모습이 마치 서로의 마음을 읽고 감정을 읽고 상대방과 곡을 완전히 이해하는 듯한 느낌을 받았기 때문이다. 그외에 솔로로 연주한 베토벤의 소나타도 좋았고 실험적인 어려운 곡들도 좋았다.

내가 음악을 해석할 수도 없고 음악에 조예가 깊은 것도 아니어서 그저 연주곡을 듣는 그 자리에서 감동을 느꼈으면 그것으로 만족한다. 이곡은 아는 곡이고 아는 선율이고 하는 것은 뭐 무의미한 것 같다. 음악은 내가 소유할 수 없는 것이기 때문에 내가 듣는 그 자리에서 느낄 수 있다면 그것으로 만족한다.

암튼 음악회에 다녀오고 또 말하고 싶어서 이렇게 글로 남깁니다.

세상엔 아름다운 것들이 참 많아요. 음악도 그 중의 하나이지요.

사는 동안 이런 아름다움을 온마음로 누리며 살고 싶습니다. 무궁무진하게 아름다운 음악들이 많이 있고 이런 아름다운 곡들을 하나 하나 알아갈 수 있으니 사는 동안 지겹지 않고 매일 매일 늘 흥미롭고 기쁠 수 있을 듯합니다.

묵상글은 아니고 음악을 사랑하는 저의 그냥 음악회를 다녀온 후의 감상입니다.

이곳 묵상방을 통해서도 좋은 음악을 알게 되고 또는 들을 수 있으니 행복합니다. 성가에서 다양한 음악까지...음악을 소개해주시는 분들, 음악과 함께 묵상글을 올려 주시는 분, 댓글에 아름다운 음악을 달아주시는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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