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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죽음을 왜 묵상하는지 한번 생각해봤습니다.
작성자강만연 쪽지 캡슐 작성일2019-12-17 조회수1,057 추천수1 반대(0) 신고

 

 

 

조금 전에 메일을 하나 확인했습니다. 로마에서 세 시간 전에 신부님께서 보내주신 메일입니다. 어제는 제가 메일을 하나 보내드렸는데 시차가 7시간 나지만 공교롭게도 바로 거의 보내드리자마자 확인하셨습니다.

 

모처럼 신부님께서 답장을 보내주셨습니다 오늘 보내주신 내용은 공개를 할 수가 없지만 마지막에 지나가면서 하시는 말씀 하나가 있습니다. 지금 요즘 신부님께서는 죽음을 많이 묵상하신다고 합니다.

 

유럽의 교회도 지금 성직자 분들이 고령화가 많이 되어서 주위 신부님, 수녀님들의 죽음을 많이 경험하시다 보니 자연스레 죽음을 많이 묵상하게 되는 것 같다고 하십니다.

 

사실 세상적으로는 신부님과 저랑 나이 차이가 조금밖에 나지 않습니다. 우연히 예전에 수도원에서 신부님께서 공개적으로 밝히시지는 않았지만 어떤 이야기를 하시면서 넌지시 알 수 있었습니다.

 

죽음을 묵상한다는 것은 신앙인에게는 별 그렇게 심각한 건 아니지만 왠지 오늘 신부님으로부터 이런 메일을 받으니 저도 마음이 쓸쓸하기도 합니다.

 

사실 저도 일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갈 때 어떨 땐아무런 관련이 없지만 조용한 밤 거리를 걷다보니  죽음에 대한 묵상을 하기도 합니다

 

어떨 때는 이 세상 살아가는 게 힘들 때도 있습니다. 그럴 땐 이 세상을 떠나 하느님이 계신 하늘나라는 눈물도 없고 영화로운 곳이라고 하기 때문에 빨리 갔으면 하는 생각을 한 적도 있었습니다.

 

사람은 죽음이 두려워서라기보다는 본능적으로 생존욕구가 있기 때문에 경험하지 않은 죽음에 대해서는 누구나가 두려워합니다.

 

예전에 본당에서 저녁에 성경공부 끝나고 나면 신부님께서 오셔서 강복을 주시면서 하시는 말씀 중에 거룩한 죽음을 맞을 수 있게 해달라고 하는 내용이 있었습니다. 그때는 그냥 그저 하시는 말씀으로만 생각했습니다. 지금 그 말씀을 생각해보니 조금 색다르게 다가옵니다.

 

어쩌면 죽음을 생각한다는 건 조금 서글픈 내용일 것 같지만 다르게 생각한다면 이런 면에서는 유익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신앙을 갖지 않는 사람은 이런 거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가질까요?

 

신앙을 가지지 않는다고 해서 인생을 막 함부로 사는 사람은 없겠지만 그런 사람들은 그냥 인간으로서 누구나가 세월이 흐르면 당연히 겪게 되는 일이라고 생각하며 살아갈 겁니다. 이건 신앙의 유무와는 별차이가 나지 않을 겁니다.

 

다만, 신앙인에게는 이 삶이 끝이 아니고 또 다른 삶으로 이 세상의 장막이 무너지고 새로운 거처로 옮겨간다고 하시는 말씀처럼 새로운 세계를 염원하기 때문에 그 세계를 위해서라도 하느님께서 주신 시간에서는 가치 있는 삶을 살려고 노력을 하게 될 겁니다.

 

신앙이 없는 사람은 그저 아무 생각없이는 아니다고 하더라도 이 세상 다음에 우리가 생각하는 그런 세계를 생각하지 않고 살기 때문에 자신의 존재가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는지를 모르고 정처 없이 사는 존재로 사는 것 같아 마치 이런 모습이 영혼이 없는 존재로 한 세상 살다가 무의미한 삶을 사는 것처럼 보일 수 있습니다.  

 

신앙생활하면서 때로는 무거운 느낌이지만 항상 언제 맞을지 모르는 죽음을 생각하는 것도 자신의 삶과 영혼을 되돌아 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이런 삶이 하느님을 찾아 가는 여정에서 하나의 나침반 역할도 하리라고 봅니다.

 

인디언들은 말을 한참 달리고 난 다음 잠시 쉬면서 뒤돌아본다고 합니다. 이때 뒤돌아보면서 무엇을 볼까요? 바로 자신의 영혼이 제대로 잘 따라 오는지를 본다는 말입니다. 깊은 어떤 의미가 있는 내용입니다.

 

살면서 자신의 영혼이 자신과 어떻게 같이 동반해서 잘 조화를 이루며 살아가는지를 성찰해보며 살아야 하지 않겠느냐는 그런 메시지도 있지 싶습니다. 죽음 앞에서는 인간은 모든 욕망을 내려놓을 수 있어서 한없이 겸손할 것 같습니다. 그렇게 본다면 죽음을 묵상하는 것도 자신의 영혼을 위해서 좋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듭니다. 감사합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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