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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4월1일 야곱의 우물-요한13,1-15 묵상/ 말로 하는 세족례
작성자권수현 쪽지 캡슐 작성일2010-04-01 조회수504 추천수3 반대(0) 신고
말로 하는 세족례

1파스카 축제가 시작되기 전, 예수님께서는 이 세상에서 아버지께로 건너가실 때가 온 것을 아셨다. 그분께서는 이 세상에서 사랑하신 당신의 사람들을 끝까지 사랑하셨다. 2만찬 때의 일이다. 악마가 이미 시몬 이스카리옷의 아들 유다의 마음속에 예수님을 팔아넘길 생각을 불어넣었다.
3예수님께서는 아버지께서 모든 것을 당신 손에 내주셨다는 것을, 또 당신이 하느님에게서 나왔다가 하느님께 돌아간다는 것을 아시고, 4식탁에서 일어나시어 겉옷을 벗으시고 수건을 들어 허리에 두르셨다. 5그리고 대야에 물을 부어 제자들의 발을 씻어주시고, 허리에 두르신 수건으로 닦기 시작하셨다.
 
6그렇게 하여 예수님께서 시몬 베드로에게 이르시자 베드로가, “주님, 주님께서 제 발을 씻으시렵니까  ?” 하고 말하였다. 7예수님께서는 “내가 하는 일을 네가 지금은 알지 못하지만 나중에는 깨닫게 될 것이다.” 하고 대답하셨다. 8그래도 베드로가 예수님께 “제 발은 절대로 씻지 못하십니다.” 하니, 예수님께서 그에게 대답하셨다. “내가 너를 씻어주지 않으면 너는 나와 함께 아무런 몫도 나누어 받지 못한다.” 9그러자 시몬 베드로가 예수님께 말하였다. “주님, 제 발만 아니라 손과 머리도 씻어 주십시오.” 10예수님께서 그에게 말씀하셨다. “목욕을 한 이는 온몸이 깨끗하니 발만 씻으면 된다. 너희는 깨끗하다. 그러나 다 그렇지는 않다.”
 
11예수님께서는 이미 당신을 팔아넘길 자를 알고 계셨다. 그래서 “너희가 다 깨끗한 것은 아니다.’ 하고 말씀하신 것이다. 12예수님께서는 제자들의 발을 씻어주신 다음, 겉옷을 입으시고 다시 식탁에 앉으셔서 그들에게 이르셨다. “내가 너희에게 한 일을 깨닫겠느냐 ? 13너희가 나를 ‘스승님’, 또 ‘주님’ 하고 부르는데, 그렇게 하는 것이 옳다. 나는 사실 그러하다. 14주님이며 스승인 내가 너희의 발을 씻었으면, 너희도 서로 발을 씻어주어야 한다. 15내가 너희에게 한 것처럼 너희도 하라고, 내가 본을 보여준 것이다.”
 
 
 
 
◆발씻김 예식을 하는 날이다. 그런데 성지에 있다 보니 어떤 교우들이 올지, 얼마나 올지 가늠할 수 없어 고민에 빠졌다. 발씻김 예식을 하려면 발을 내어줄 (?) 교우들에게 미리 알려드려야 할 것 아니겠는가 ? 늘 해오던 전례인지라 안 할 수도 없고, 하자니 막막했다. 고민 끝에 ‘말로 하는 세족례’ 를 하기로 했다. 우선 사제인 내가 교우들 · 사무장님 · 관리장님에게 잘못한 일을 낱낱이 글로 적어 읽었다. 공개 고해성사인 셈이다.

스스로는 기도하지 않으면서 순례자들한테는 기도가 아니면 뭐하러 성지에 왔느냐고 캐물은 일, 바쁘다는 핑계로 복음묵상 못하고 예전 강론 재탕했던 일, 몰려드는 순례자들로 인해 바쁜 사무장님께 늘 빠르고 완벽한 일처리를 요구했던 일, 워낙 부지런해서 그냥 맡겨드려도 될 관리장님의 일에 신부 노릇 한답시고 얄팍한 경험을 주장했던 일 …. 그다음에는 원장수녀님 순서가 이어졌다. 공동체 수도자들에게 미안했던 일들을 읽어 내려가다가 눈물 때문에 멈추기를 반복하다 겨우 끝내셨다.
오늘은 부모가 자녀들에게, 남편과 아내가 서로에게, 어쭙잖은 윗자리에 있는 사람이 주님께서 보여주신 본때를 보여주는 날이다. 눈물이 글을 가릴 정도의 마음으로 말이다.
김종성 신부(인천교구 갑곶순교성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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