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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나는 지금 어디로 가는지 알고는 있는지?
작성자강만연 쪽지 캡슐 작성일2019-12-19 조회수1,044 추천수1 반대(0) 신고

 

 

워싱턴 포스트지가 재미난 실험을 하나 했습니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죠슈아 벨에게 워싱턴 DC 지하철 역에서 45분 동안 연주를 하게 하는 것입니다. 그 시간은 아주 바쁘고 분주한 시간이었습니다.

 

이 실험은 요즘 같이 바쁘게 살아가는 사람들에게서 사람들이 정말 자신의 정체성을 가지고 제대로 살아가는지를 알아보려고 한 실험이었습니다.

 

2007112일 역 광장에서 청바지 차림의 복장을 하고 야구모자를 눌러 쓰고 바이올린을 꺼내 아주 유명한 곡 6곡을 연주했습니다.

 

실험 결과가 참 재미있습니다. 1097명이 벨 주위를 지나갔습니다. 근데 그 중 겨우 일곱 명만 연주를 들었고 그날 총 약 32달러 17센트 벌어들였습니다.

 

벨의 갤런티는 1분에 약 1000달러 정도라고 합니다. 그날 연주한 악기는 아주 유명한 바이올린 스트라디바리우스입니다. 무려 350만 달러짜리입니다.

 

죠수아 벨의 공연의 관람료는 아주 높습니다. 또한 많은 시간을 기다려서 표를 살 정도입니다. 일반인이 실제로 벨의 공연을 들을 기회는 있을 수 있지만 정말 갖기가 힘듭니다.

 

워싱턴 포스트지가 실험한 내용에서 무엇을 느끼셨는지요? 우리에게 많은 것을 시사하는 듯합니다. 이런 실험을 통해서 바이올린의 거장을 알아보지 못했다는 시선으로 바라보는 건 조금 무리가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다양한 시각으로 우리의 삶을 한번 생각해보고자 합니다.

 

일단 많은 사람들이 벨을 알아보지 못했다는 사실에 초점을 맞추어 이 실험을 들여다보면 되지 않을 것입니다. 왜냐하면, 지하철역이고 또한 러시아워 시간이라 아무리 길거리 무료 공연이라고 한다고는 하지만 요즘 같이 바쁜 일상에서 시간이 많이 나는 사람이라면 모를까 그렇지 않겠습니까?

 

저는 이 실험을 보면서 이런 생각을 한번 해봅니다. 만약 이때 공연하는 사람이 벨이라는 사실이 그날 주위에서 공개가 되었다면 어떤 결과가 되었을지를 한번 생각해보면 그건 불을 보듯 뻔합니다.

 

주위가 아마 공연을 보려고 미어터졌을 겁니다. 한 거장의 공연이 공짜라서기보다는 정말 실제로 들을 기회가 보통 사람들에게는 좀처럼 있지 않기 때문입니다.

 

음악에 조예가 있는 사람이 아니라면 일단 길거리 공연처럼 그냥 평범한 공연이라고 생각을 했던 것일 겁니다.

 

극단적으로 이런 상상도 한번 해봅니다. 만약 바이올린에 대해 조예가 있는 사람이 그 공연을 지나가면서 들었다고 가정을 한다고 했을 때 그냥 단순히 연주를 평범한 사람이 수준급으로 하네 하고 한번 탄성을 내지르고 갈 수도 있을 겁니다. 만약 바이올린 전문가가 들었을 때조차도 공연자가 벨이라는 사실을 아는 것과 모르는 것에서 오는 차이는 어떤 게 있을까요?

 

같은 소리임에도 알고 들었을 때는 위대한 음악가의 소리로 들릴 거고, 모르고 들었을 때는 그냥 평범한 한 사람의 놀라운 연주였다고 평가를 할 수 있을 겁니다. 여기서 이런 사실을 하나 유추할 수 있을 겁니다. 먼저 어떤 사람의 진가를 아느냐, 모르냐에 따라 같은 소리도 전혀 자기의 귀에는 다르게 인식이 된다는 것입니다.

 

진흙 속에서 마치 진주를 찾을 수 있는 눈을 가지고 있는 것처럼 천예의 소리를 들을 수 있는 귀를 가지고 있었다면 설령 그 연주자가 벨이 아니였더라도 그런 훌륭한 공연을 들을 수 있는 기회를 놓치지 않았을 겁니다.

 

다음날 신문을 본 사람들은 깜짝 놀랐습니다. 바로 자기가 지나갈 때 공연을 한 사람이 세계적인 바이올리니스트 죠슈아 벨이라는 사실을 알고서는 말입니다.

 

우리 현대인이 얼마나 일상에 쫓겨 살아가고 있으며 자신 주변의 삶을 한번 돌아보며 살아가는 여유가 없음을 보여주는 실험이었습니다. 신앙적인 관점으로 이 실험을 보면서 드는 생각이 하나 있습니다.

 

현대사회가 바쁜 삶이라도 절대 놓쳐서는 안 될 게 하나 있다고 봅니다. 바로 자기가 바쁘게 살아가더라도 어디를 향해 바쁘게 가는지는 알고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올해 한 항공사의 실수로 황당한 일이 실제 일어났습니다.

 

영국 런던에서 출발해 독일 뒤셀도르프로 향하던 영국 항공 여객기가 서류 작업 실수로 스코틀랜드에 착륙하는 황당한 사건이 일어났다.

 

미국 뉴욕타임스는 올해 런던 시티 공항을 출발해 독일 뒤셀도르프로 향하던 BA3271편 항공기가 항공사의 서류 작업 실수로 스코틀랜드 에든버러에 착륙해 승객들이 불편을 겪었다고 보도를 한 적이 있습니다.

 

이는 영국항공과 계약을 맺고 항공기를 운영하는 독일 WDL항공 측의 실수 때문으로 알려졌습니다.

 

사고 직후 영국항공은 "승객들의 여행을 방해한 데 사과하며 향후 개별적으로 연락을 취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문제를 일으킨 WDL항공 역시 이메일 성명을 통해 "유감스러운 사건이 발생한 경위에 대해 조사 중"이라며 승객들에게 사과를 했습니다.

 

사고 여객기에 탑승하고 있던 손 트란(Son Tran) 씨는 "승객 중 아무도 목적지가 바뀌었다는 사실을 모르는 것 같았다""흥미롭긴 했지만, 누구도 이런 미스터리한 여행 티켓을 사고 싶지는 않을 것 같다"고 비꼬는 기사였습니다.

    

황당한 항공사고였지만 우리가 한번 주목해봐야 할 게 있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결국 우리 신앙여정도 만약 이 사고처럼 지금 자기는 제대로 목적지를 향해 가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는데 나중에 도착을 하고 보니 전혀 엉뚱한 목적지에 도착을 하게 된다고 생각을 한다면 그 상황이 어떨 것 같습니까?

 

저는 이 두 사건을 하나로 접목해서 생각하며 이런 결론을 한번 내려봤습니다. 요즘 누구나가 바쁜 세상을 살아가면서 신앙생활을 합니다. 하지만 정작 지금은 우리가 전례적으로 예수님을 기다리는 시기이지만 우리가 아는 상상속의 예수님의 모습만으로 오실 아기 예수님을 맞이 하려고 기대를 하며 기다릴 겁니다.

 

근데 실제 예수님은 그런 모습으로 오실 수도 있지만 우리의 눈에 보이지 않는 다른 모습으로 우리 주위에 오실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미 예수님은 우리 주변에 와 계실지도 모르겠습니다. 우리가 전혀 상상하지 못한 모습으로 말입니다.

 

마치 벨이 지하철 역에서 실제 벨이 연주를 했음에도 벨을 알아보지 못한 것처럼 말입니다. 바로 이런 건 황당한 항공사고처럼 우리가 지금 걸어가고 있는 신앙여정의 방향이 제대로 된 방향으로 가고 있는지도 생각해봐야 할 문제입니다.

 

우리에게 신앙생활이라는 건 마치 우리가 천국으로 가는 길을 안내하는 네비게이션일 거라는 생각도 한번 해봅니다. 경로가 이탈했을 때 경로 이탈을 경고하는 메시지를 듣게 되면 그 경고에 귀를 기울여서 제때 그 경로 안으로 들어와야만이 제대로 원하는 목적지에 잘 도착할 수 있을 겁니다.

 

우리가 그 방향을 잘 알아야만이 실제 보이지 않는 예수님이 우리 주위에 오시더라도 사람들이 벨을 잘 알아보지 못한 것처럼 우리도 예수님을 잘 알아보지 못하는 우를 범할 겁니다.

 

이 경고의 목소리는 외부에서도 들려와 알 수도 있지만 자신의 내면 양심에서 나오는 소리를 잘 들으면 알 수도 있을 겁니다. 그 양심의 소리는 본래 하느님께서 저희를 창조하실 때 이미 심어놓으셨기 때문입니다.

 

살아가는 게 바쁘다고 자기가 지금 어느 방향으로 가는지조차도 모르고 간다면 나중에 큰 낭패를 보게 될 게 분명합니다. 그런 낭패를 당하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지를 한번 묵상해본다면 의미 있는 성탄을 맞을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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