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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1월 7일 주님 공현 후 수요일 -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님
작성자노병규 쪽지 캡슐 작성일2009-01-07 조회수1,192 추천수15 반대(0) 신고
 
   
 

1월 7일 주님 공현 후 수요일-마르코 6장 45-52절

 



 “용기를 내어라. 나다. 두려워하지 마라.”


<네가 원한다면>


   4세기경 이집트의 사막에서 수도자들의 큰 스승으로 살아가셨던 압바 요셉에게 한 초심자가 찾아가 여쭈었습니다.


   “스승님, 저는 제가 할 수 있는 한 성무일도를 바치고 단식을 준수하며 기도하고 묵상하며 고요함을 지키며 생각을 순수하게 지키고 있습니다. 제가 더 무엇을 해야 할까요?”


   압바 요셉은 일어서서 두 손을 하늘로 치켜 올렸습니다. 그랬더니 그의 손가락은 10개의 타오르는 등불과 같이 되었습니다. 초심자를 향해 압바 요셉은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네가 원한다면 너는 온통 타오르는 불꽃이 될 수 있다.”(칼리스토스 웨어, 마음에 이르는 길 참조)


   우리 모두 비록 역풍 앞에 작은 조각배처럼 흔들리는 유약한 존재이지만, 혼신을 다해 정진한다면 온 몸과 마음을 다해 기도한다면, 전력투구한다면, 우리 역시 활활 타오르는 불꽃이 될 수 있습니다. 두려움을 딛고 높은 곳을 향해 올라갈 수 있습니다.


   오늘 제1독서인 요한1서는 힘주어 강조합니다.


   “사랑에는 두려움이 없습니다.”


   사랑은 불가능을 가능하게 합니다. 사랑은 우리를 변화시킵니다. 사랑은 우리를 일어서게 만듭니다. 사랑은 우리의 마음을 용광로처럼 뜨겁게 만듭니다. 사랑은 우리가 세상을 이기도록 만들어줍니다.


   마리아 막달레나를 보십시오. 그녀는 그 누구보다도 예수님을 끔찍이 사랑했습니다. 그 사랑은 그녀의 삶을 송두리째 흔들어놓습니다. 새 사람이 되게 만듭니다. 그리고 그녀에게서 두려움을 몰아냅니다. 그 사랑의 힘은 얼마나 컸던지 그 신 새벽에 예수님의 무덤을 향해 달려가게 만듭니다. 사랑은 두려움조차 잊게 만듭니다.


   사도 요한을 보십시오. 그는 공생활 기간 내내 예수님의 사랑을 독차지하기 위해 그렇게 애를 썼습니다. 그 사랑의 힘이 얼마나 컸던지 다른 제자들은 모두 체포될까봐 두려워 줄행랑을 쳤지만, 그는 끝까지 예수님의 십자가 밑에 서 있었습니다. 사랑은 죽음의 공포조차 초월하게 만듭니다.


   막시밀리안 콜베 신부님을 보십시오. 살아생전 그렇게 예수님을 사랑했던 신부님이셨습니다. 그 사랑을 바탕으로 동료 안에 현존해계셨던 예수님을 대신해서 죽음을 자처하셨습니다. 그 사랑이 얼마나 컸던지 죽음을 향해 뚜벅뚜벅 걸어 나가셨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우리는 두려움에 떨고 있는 제자들의 우스꽝스런 모습을 바라보게 됩니다. 그들의 모습은 우왕좌왕, 갈팡질팡, 정말 엉망이었습니다. 제정신이 아닌 상태에서 물위를 걸어오시는 예수님을 보고 유령이라고 소리칩니다.


   그들이 느꼈던 두려움, 그 원인이 무엇일까요?


   그들의 내면은 아직도 주님 보다는 세상사로 가득 차 있었습니다. 그들의 신앙은 아직도 초보단계였습니다. 그들이 예수님을 선택한 동기는 아직도 정화여정을 거쳐야만 했습니다.


   오늘 우리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이 숱한 두려움의 시초, 원인을 종잡을 수 없는 이 공포심의 출발점은 무엇이겠습니까?


   우리 각자의 조각배에 주님께서 동승하고 계시지 않기 때문입니다. 주님 없이도 충분히 내가 내 인생의 모든 것을 꾸려나갈 수 있다고 자신하기 때문입니다.


   언젠가 그분께서 내 배위로 건너오시는 순간, 내 인생의 중심이 되시는 순간, 우리가 체험하게 될 은총은 상상을 초월할 것입니다.


   고달픈 우리의 일상들은 아름다움과 경이로움으로 가득 찬 꽃길이 될 것입니다. 세상 모든 대상들이 두려움과 극복의 대상이었는데, 이제 찬탄과 사랑의 대상으로 변화될 것입니다. 우리 인생에서 더 이상 그 무엇도 기대할 없을 것 같았는데, 가슴 설레는 나날로 변화될 것입니다.

 

                   †살레시오회 수도원 수련원장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

                  

                                    
                                              가톨릭성가 28번 / 불의가 세상을 덮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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