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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자유인과 광야 - 송봉모 토마스 S.J. 신부님
작성자노병규 쪽지 캡슐 작성일2009-01-12 조회수846 추천수6 반대(0) 신고

 
 

자유인과 광야


      청산은 나를 보고 말없이 살라 하고


      창공은 나를 보고 티 없이 살라 하네.


      탐욕도 벗어 놓고 성냄도 벗어 놓고


      물같이 바람 같이 살다가 가라 하네.


   우리가 정말 원하는 것은 위의 시에서처럼 어디에도 걸림 없이 자유롭게 살고 싶은 것이다. 이 자유는 예수께서 우리에게 궁극적으로 주고 싶어 한 선물이다.  "진리가 너희를 자유롭게 하리라."


   자유로운 인간이 되기 위해서 우리는 먼저 ’광야에 선 인간’이 되어야 한다. 우리가 자유롭지 못한 것은 우리 안에 있는 그 무엇이 우리를 자유롭지 못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우리가 자유로운 인간이 되려면 먼저 우리를 자유롭지 못하게 하는 것이 무엇인가를 보아야 한다.  이것을 볼 수 있게 하는 곳이 바로 광야이다.


   하느님께서는 야곱의 후손을 이집트에서 탈출시킨 뒤 지름길인 해안 길로 그들을 인도하지 않으시고 시나이 산으로 가는 광야 길로 인도하셨다. 광야는 야곱의 후손들이 약속의 땅에 들어가기 전에 반드시 거쳐야 할 길목이었다. 하느님은 불과 3일이면 약속의 땅으로 도달할 수 있는 지름길이 있는데도 왜 굳이 돌아서 가야만 하는 광야 길로 인도하셨을까? 왜냐면 광야는 자유인이 되기 위해 거쳐야할 필연적인 자리이기 때문이다.


   광야를 상상하면 황량하고 부족한 느낌이 든다. 이렇듯 광야는 우리의 생을 지탱해줄 기본 조건들이 전혀 갖추어져 있지 않다. 여기서는 인간이 통제할 수 있는 것이 별로 없다. 우리 모두는 피조물로서 유한한 생명과 한계성을 지니고 살아야 하는 실존적 광야를 가지고 있다. 우리 안에는 영혼의 광야가 있다. 각 사람 안에 있는 광야의 모습은 제각기 다르다. 중요한 것은 나의 광야가 무엇인지 깊이 보고 깨닫는 것이다.


   꾸밈없이 적나라한 모습이 되어서 자기 자신의 광야를 바라볼 때, 그리고 그 광야를 형성하는 정체가 무엇인지를 인식하고 인정할 때 비로소 우리는 참 자신과 만나게 될 것이다. 그리고 우리 안에 광야를 형성하는 그 무엇을 하느님 자비 앞에 바칠 수 있게 되고 그 분께 구원과 해방의 은혜를 청할 수 있게 된다.


                               ♠ 광야에 선 인간 中에서( 송봉모 토마스 S.J. 신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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