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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네 번째 동방박사 알타반
작성자김용대 쪽지 캡슐 작성일2009-01-04 조회수854 추천수4 반대(0) 신고
미국의 작가이자 성직자였던 헨리 반다이크(Henry van Dyke, 1852-1933)의 『The Other Wise Man』에 나오는 이야기이다.
 
동방에 박사 네 사람이 살고 있었다.
아기 예수를 사랑하고 사모하는 마음으로 가장 귀한 선물을 준비해 가지고 아기 예수께 경배하기 위해서 동방으로부터 박사들이 먼 길을 찾아왔다.
“유다인들의 임금으로 태어나신 분이 어디 계십니까?
우리는 동방에서 그분의 별을 보고 그분께 경배하러 왔습니다.” 하고 말하였다.(마태오 2:2)
그러나 동방에서 온 박사들은 유대인들이 아니었으며
히브리 종교를 믿던 사람들도 아니었고 이방인들이었다.
전설에 의하면 동방에서 온 세 박사들은 카스파(Caspar)와 멜키오(Melchior)와
발사살(Balthazar)이었다고 한다.
그리고 “가스파”는 아프리카를 상징하고, “멜키오”는 유럽을 상징하고
“발사살”은 아시아를 상징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반다이크는 아기 예수님을 경배하기 위해서 먼 길을 떠났던 네 번째 박사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
전설에 의하면 그 박사의 이름은 알타반(Artaban)이다.
성경에 나오는 동방 박사 세 사람과 그리고 성경에 나오지 않는
네 번째 박사 알타반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

 그들은 모두 재산이 많은 부자들이었고 학문이 많은 박사들이었고
메시야를 기다리던 믿음의 사람들이었다.
그들은 구약 성경을 연구하면서 메시야가 태어날 때를 살피고 있었다.
그들은 메시야가 태어날 때 새로운 하나의 별이 나타날 것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래서 알타반은 페르샤에서 다른 박사들은 바벨론에서 새로운 별이 나타나기를 살피기로 했다.
별이 나타나면 네 사람이 10일 후 한 곳에 모여서 각기 준비한 보물을 가지고
유대 예루살렘으로 가서 새로 태어난 메시야께 경배하기로 약속을 했다.
알타반 박사는 재산을 다 팔아 사파이어와 루비와 진주를 사 가지고
밤마다 지붕에 올라가 밤 하늘을 바라보며 별이 나타나기만 기다리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캄캄한 밤 하늘에 푸르고 붉은 색으로 찬란하게 빛나는 별 하나가 나타났다.
흥분한 알타반 박사는 머리 숙여 감사하며 이렇게 외쳤다.
“별이다. 왕이 오셨다. 나는 왕께 경배하러 가야 한다.”
 알타반 박사는 가장 빠른 말에다 안장을 얹고 말 위에 올라 이렇게 기도했다.
“하느님이시여 우리를 지켜 주시옵소서. 우리들을 죽음에서 건지시고 왕께 경배하게 하시옵소서.”
그리고 약속 장소를 향해 달리기 시작했다.
충성스러운 말은 열흘 동안 달려서 바벨론 교외 어느 약속 장소에 이르게 되었다.
그런데 달리던 말이 갑자기 걸음을 멈추고 몸을 떨기 시작했다.
알타반 박사가 말에서 내려 앞을 바라보았을 때
별빛에 희미하게 비치는 길가에 누어있는 한 사람을 발견했다.
온 몸에 질병의 흔적이 가득한 한 사람이 피를 흘리면서 죽어가고 있었다.
알타반 박사가 그에게 다가 갔을 때 그 죽어가는 사람의 입에서 탄식이 흘러나왔다.
“날 좀 살려 주십시오.” 그러나 알타반 박사는 그곳에 머무를 시간이 없었다.
병자 한 사람에게 자비를 베풀다가 그의 전 생애를 바쳐 준비한 일을 그르칠 수는 없었다.
그는 죽어가는 병자에게 미안한 생각을 하면서 말에 오르려고 했다.
그러나 그는 “날 좀 살려 주십시오” 라고 호소하며 죽어가는 사람을 그대로 버려둘 수도 없었다.
알타반 박사는 이렇게 기도했다.
“진리와 자비의 하느님이시여, 나를 옳은 길로 인도하시옵소서. 진리의 길입니까 자비의 길입니까?”
결국 알타반 박사는 죽어가는 사람에게로 가까이 갔다.
그는 겉 옷을 벗고 가지고 온 약들을 병자의 몸에 바르며 병자를 치료하기 시작했다.
병자는 의식을 회복하기 시작했다.
알타반은 병자를 말에 싣고 어느 주막까지 데리고 가서
주막 주인에게 그 병자를 보살펴 달라고 부탁을 했다.
그리고 가지고 가던 보석 중 하나인 사파이어를 주막 주인에게 주었다.
빵과 포도주와 약초도 모두다 그에게 주었다. 그리고 말을 타고 가던 길을 달리기 시작했다.
말은 최고의 속도로 빨리 달렸지만 약속한 장소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약속 시간이 훨씬 지난 뒤였다.
동방 박사 세 사람은 그곳에 보이지 않았다. 그곳에는 글귀만 부쳐 있었다.
“우리는 기다리고 기다리다가 더 이상 기다릴 수 없어 먼저 떠납니다.
우리의 뒤를 따라 사막을 건너 오시오.” 알타반 박사는 너무 기가 막혀 땅에 주저 앉고 말았다.
“음식도 포도주도 약초도 여비도 없이 지친 말을 타고 어떻게 사막을 건넌단 말인가?”
한숨을 쉬면서 알타반 박사는 다시 낙타와 음식과 여비를 장만했다.
그리고 유대를 향해 먼 사막 길을 떠났다.

알타반 박사가 베들레헴에 도착했을 때 동방 박사들은 이미 그곳을 떠난 뒤였다.
베들레헴 거리는 한산했다. 아니 음산하고 삭막했다.
헤롯의 군인들이 새로 태어난 아기들을 잡으려 집집을 뒤지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알타반 박사는 대문이 열려 있는 어느 집에 들어갔다.
그 집에는 어머니가 아기를 안고 두려워하며 떨고 있었다.
그 어머니는 알타반 박사에게 이런 이야기를 들려 주었다.
삼일 전에 동방에서 박사 세 사람이 베들레헴에 와서 마리아와 요셉과 아기에게
황금과 유향과 몰약의 예물을 드리며 경배하고 다시 동방으로 돌아갔다는 것이었다.
바로 그 날 밤 요셉은 마리아와 아기를 데리고 이집트로 피난을 떠났다는 것이었다.
헤롯 왕이 새로 태어난 아기들을 모두 잡아서 죽이라는 명령을 내렸기 때문이라는 것이었다.
바로 그 때 밖에서 군인들의 떠드는 소리와 여인들의 비명 소리가 들렸다.
“헤롯의 군인들이 아기를 죽인다”는 여인들의 비명 소리가 들려 왔다.
아기를 안은 그 여인은 온 몸을 떨고 있었다. 알타반 박사가 밖으로 나왔을 때
군인들이 집으로 달려 들어왔다. 군인 장교가 소리를 지르며 알타반 박사를 밀치려고 했다.
“이 집의 아기를 끌어내라”고 소리를 질렀다.
그러나 알타반은 물러서지 않았다. 알타반의 손에는 커다란 루비 보석이 빛나고 있었다.
“나는 당신에게 이 보석을 주려고 여기서 기다리고 있었소. 장교는 이 보석을 받고 다른 곳으로 가시오.”
군인 장교는 보석의 찬란함에 놀라며 보석을 받아 들고 이렇게 말했다.
“자, 가자 이 집에는 아기가 없다.”
알타반 박사는 이렇게 기도했다.
“오, 하느님이시여, 나의 죄를 용서하소서. 왕께 드릴 보석을 사람을 위해서 또 썼습니다.
내가 왕의 얼굴을 볼 자격이 있습니까?” 바로 그때 기뻐서 우는 여인의 소리가 들려 왔다.
“당신은 나의 애기를 구해 주셨습니다. 하느님께서 당신을 축복하시고 평안을 주시기를 기원합니다.”
어린 아기의 얼굴에는 평안과 기쁨의 미소가 가득했다.
알타반 박사는 다시 왕을 만나기 위해 이집트로 먼 길을 떠났다. 이집트의 곳곳을 찾아갔다.
피라미드 근처들을 뒤졌고 알렉산드리아 도시의 거리들도 뒤졌고 히브리 랍비들을 만나서
그들의 조언을 듣기도 했다. 히브리 랍비들은 메시야는 부자들 가운데 있지 않고
가난한 사람들과 병자들 가운데 있을 것이라고 말해 주었다.
그래서 알타반 박사는 가난한 사람들을 찾았다.
그는 병자들이 사는 곳을 찾았고 재난 당한 사람들이 사는 곳을 찾았고 노예 시장들도 찾았다.
그는 가난한 사람들을 만날 때마다 그들에게 사랑과 도움의 손길을 폈다.
알타반 박사는 경배의 대상은 찾지 못했지만 섬김의 대상들은 너무 많이 찾았다.
수 십 년이 지나는 동안 알타반 박사는 배고픈 자들을 먹였고 벌거벗은 자들을 입혔고
병든 자들을 치료했고 갇힌 자들을 위로했다.

알타반 박사가 왕을 찾기 위해서 집을 나선지가 어느덧 33년이 지났다. 그의 머리는 어느덧 백발이 되었다. 그러나 그는 아직 포기하지 않았다. 어디엔 가 살아 있을 그의 왕 메시아를 찾아 온 세상을 헤매었다.
결국 알타반 박사는 다시 예루살렘으로 돌아왔다. 그가 예루살렘에 도착했을 때는 유월절이었다.
수 많은 사람들이 어디론 가를 향해 무리지어 걸어가고 있었다.
알타반 박사는 걸어가고 있는 사람들에게 어디로 가느냐고 물었다.
한 사람이 대답했다. “우리는 지금 처형 장면을 구경하려고 성문 밖 골고다 언덕으로 갑니다.
강도 두 사람이 처형을 당하고 그 가운데서 나사렛의 예수가 처형을 당하지요.
나사렛의 예수는 하느님의 아들이라고 그리고 메시야라고 자처했지만
우리의 종교 지도자들은 그를 죽여야 한다고 주장했지요.”
이 사람의 말이 알타반의 가슴에 천둥처럼 들려왔다.
“왕이 처형을 당하다니!” 알타반의 가슴은 큰 소리로 거세게 뛰기 시작했다.
“나는 이제라도 왕을 뵈어야 한다. 나는 이제 왕을 구해야 한다.
하나 남은 보석과 내 목숨을 바쳐서라도 나의 왕을 구해야 한다.”
알타반은 군중들과 함께 골고다 언덕을 향해 사력을 다해 달려 갔다.
그런데 바로 그때 군인들이 한 젊은 여자를 끌고 가는 것을 보았다.
알타반이 잠시 서서 그 여자를 바라보았을 때
그 여자는 군인들의 손을 뿌리치고 알타반 박사의 발 앞에 엎드렸다.
“할아버지, 저 좀 살려 주세요. 저의 아버지도 박사였는데 죽었어요.
아버지가 진 빚 때문에 저는 지금 노예로 팔려가요. 할아버지 박사님, 저 좀 살려 주세요.”
알타반 박사는 또 한번 영혼의 고뇌를 경험하며 떨었다.
그가 바벨론에서 경험했던 고뇌, 그가 베들레헴에서 경험했던 고뇌를 다시 한번 경험하며 떨었습니다.
왕께 드리려고 준비했던 두 개의 보석인 사파이어와 루비를 왕 대신 사람들을 위해서 사용했는데
이번에도 또 그런 잘못을 범해야만 하는가? 그의 영혼은 깊은 고뇌로 떨었다.
그러나 그는 노예로 팔려가는 소녀를 내 버려 둘 수는 없었다.
알타반 박사는 결국 가슴속에 깊이 간직해 두었던 진주 보석을 꺼내었다.
그리고 소녀의 손에 쥐어 주면서 이렇게 말했다. “딸아, 이것이 네 몸 값이다. 이것이 내 마지막 보석이다.”
알타반 박사가 이렇게 말하고 있을 때 하늘이 어두워지고 땅이 흔들렸다. 집들이 흔들렸다.
군인들은 무서워서 도망을 쳤다. 알타반은 무너진 성벽에 기대어 기진 맥진해서 쓰러졌다.
알타반의 인생 여정은 마지막 종점에 도달하고 있었다.
왕을 만나려던 그의 한 평생의 추구는 이제 실패로 돌아가는 듯 했다. 또 한 번의 지진이 땅을 흔들어 댔다. 무너져 내린 돌들이 알타반 박사의 몸을 뒤 덮었다. 알타반은 신음하듯 이렇게 중얼거렸다.
“하느님, 용서하시옵소서. 저의 죄를 용서하시옵소서.”
바로 그때 저녁 노을의 하늘로부터 고요한 소리가 들려왔다.
“알타반아! 알타반아!” 알타반은 너무 놀랐습니다.
알타반의 옆에 기대어 있던 구출된 소녀는 알타반이 중얼거리는 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아닙니다, 주님. 제가 언제 주님이 배고프셨을 때 음식을 대접한 일이 있었습니까?
언제 주님이 헐벗었을 때 옷을 입혀 드린 일이 있었습니까?
언제 주님이 병들었을 때 제가 치료해드린 일이 있었습니까?
주님, 제가 아니었습니다. 언제 주님이 옥에 갇혔을 때 제가 가서 도와 드린 일이 있었습니까?
언제 주님이 팔려갈 때 제가 구해 드린 일이 있었습니까? 주님, 제가 아니었습니다.
33년 동안 저는 저의 왕 되시는 주님을 찾았지만
저는 당신의 얼굴을 뵈온 적도 없었고 당신을 섬긴 일도 없었습니다.” 하늘로부터 다시 소리가 들려 왔다. 그 소리는 알타반 박사만 들을 수 있었다.
“알타반아! 알타반아! 진실로 내가 네게 이르노니 내 형제 중 지극히 작은 자 하나에게 한 것이
곧 나에게 한 것이니라. 너는 나를 만났고 나를 도와 주었고 나를 섬겼노라.”
알타반의 얼굴에는 놀라움과 기쁨의 빛이 가득했다. 그는 마지막 긴 평안의 숨을 쉬고 고요히 눈을 감았다. 그의 인생 여정은 끝났다. 왕을 위해서 준비된 그의 보물들은 왕 그 분에 의해서 기쁘게 봉헌되었다.
결국 네 번째 동방의 박사는 왕을 만났다. 가장 아름다운 방식으로 가장 감격적인 방식으로 왕을 만났다.
이 세상에서도 그리고 영원에서도 그의 왕을 가장 아름답고 영광스러운 방식으로 만났다.
동방의 네 박사들은 인생의 목적을 왕을 만나 왕께 경배하는데 두었다.
왕께 가장 귀한 보물을 드리는데 두었다.
알타반 박사는 가난하고 병들고 갇힌 자들에게 사랑의 손길을 펴는 데 인생을 모두 바쳤고
십자가의 주님을 만나는데 그의 마지막 생명을 바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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