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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왜 죄 많은 곳에 은총이 충만히 내릴까?
작성자강만연 쪽지 캡슐 작성일2019-12-28 조회수1,158 추천수1 반대(0) 신고

 

 

 

개종하기 전부터 무척 이해가 잘 되지 않은 성경 내용 중 하나가 죄 많은 곳에 은총이 충만하다는 내용입니다. 이건 가톨릭이나 개신교나 맥락이 비슷합니다. 번역 상의 표현만 조금 다르지 동일한 내용입니다. 이 내용을 지금 깨달았다고 하면 좀 건방진 표현일 겁니다.

 

조금 어렴풋이 알 것 같다는 말씀이 더 적절할 것 같습니다. 며칠 전에 우연히 혹시 이런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이 부분에 대해 저는 가톨릭에서는 거의 강론으로도 지금까지 접하지 못했습니다.

 

개신교에서는 이 부분을 많이 언급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사실 이해가 되지 않는 내용이었습니다. 어떻게 죄 많은 곳에 은총이 내릴 수 있단 말인지 말입니다. 은총이라고 한다면 무엇과 어울리겠습니까? 거룩, 겸손, 온유, 인내 등등 이런 거와 어울리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오 헨리의 작품 크리스마스 선물이라는 글을 올리면서 순간 뭔가 지나가는 생각이 있었습니다. 저는 신학적인 내용은 잘 모릅니다. 죄에 대해서 말입니다. 그냥 보통 사람이니 그 정도의 수준에서 이야기해보겠습니다.

 

죄는 하느님과의 단절을 상징합니다. 단절은 하느님과의 긴밀한 관계에서 어떤 누군가가 스스로의 힘으로 그 관계를 이탈한 것과 같습니다. 그 관계는 하나의 계약관계와도 같습니다. 일종의 일방 당사자의 계약해지와 같을 것 같습니다.

 

원래 계약은 쌍방이 합의를 해야만이 성립이 되는 것입니다. 우리와 하느님과의 관계를 계약 관계라고 하더라도 이건 세상적인 그런 계약 관계와는 다른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윤리도 인륜이 있고 천륜이 있습니다. 바로 이건 천륜과도 같은 것입니다.

 

천륜은 사람과 사람 사이에 이루어지는 인연의 고리도 바로 하늘의 인연으로 맺어질 때 만들어지는 것이라고 보여집니다. 이미 우리는 하느님의 자녀로서의 하느님과의 관계는 끊을래야 끊을 수 없는 그런 관계입니다. 이렇게 파기된 계약 관계에서도 동일한 효과를 나타내는 건 아닙니다. 세상에서의 법률관계와는 전혀 다릅니다.

 

우리가 죄를 지어서 단절된 건 순전히 자기의 책임 하에서 이루어진 것입니다. 자기 스스로 죄라는 어둠을 선택한 것입니다. 죄를 짓게 하는 유혹의 영도 어둠 속에서 잘 일어나는 것입니다. 하느님께서는 인간이 아니십니다. 만약 사람이시라면 그냥 세상말로 인연 끊고 살면 되는 그런 식의 인연과는 다르다는 것입니다. 바로 천륜이라는 것입니다.

 

천륜은 본질적으로 끊을래야 끊을 수 없는 관계이다보니 설령 인간의 입장에는 자기 스스로 끊고 이탈해나갔다고 하더라도 하느님의 입장에서는 그걸 단순히 그렇게만 바라볼 수 없다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천륜이라는 전제조건이 바로 끊을래야 끊을 수 없는 그런 인연이기 때문입니다.

 

로마서 623절에 바로 죄의 삯은 죽음이라고 했고 또 하느님의 은사는 영원한 생명이라고 하셨습니다. 결국 죽음이라는 영원한 파멸의 길을 가는 자식을 그냥 내버려두시는 부모님은 아니 계실 겁니다.

 

죽음의 그늘에서 영원한 생명의 길로 인도를 하고 싶은 마음이 바로 하느님의 마음일 겁니다. 죄라는 어둠은 밝은 빛을 싫어합니다. 어둠과 죄는 같은 속성이 있는지라 어둠 속에서는 죄를 죄라고 인식하는 것조차 쉽지 않습니다.

 

어떤 유혹으로 하느님과의 단절이 될 당시에 그게 죄라는 걸 인식하지 못합니다. 그런 인식이 계속될 경우에는 그 죄 속에 머물게 될 겁니다. 그렇다면 일차적으로 단순히 그냥 어둠에 갇혀있는 영혼을 마치 핀셋으로 꼭 집어 빛으로 데려오는 그런 문제와는 다른 문제일 겁니다.

 

단순히 그렇게 해서 될 일이라면 하느님께서 그렇게 하셨을 겁니다. 그건 그렇게 해서 될 일이 아니라는 뜻이지 않겠습니까? 그렇다면 어떻게 하면 자연스럽게 어둠이라는 죄의 굴레에서 벗어나게 할 수 있을까요?

 

하느님의 영은 빛이라고 하셨습니다. 어둠 속에서는 죄가 죄라는 걸 인식할 수 없을 겁니다. 그래서 생명과 하느님의 영인 빛을 비추어주게 되면 밝음 속에서는 자기의 모습이 어떤 모습인지를 볼 수 있을 겁니다.

 

하느님의 빛으로 자신의 상태가 어떤 모습인지를 볼 수가 있을 겁니다. 여기에서도 자유의지가 발휘될 겁니다. 자신의 모습을 보며 뉘우치고 어둠 속에서 걸어나와 빛이신 하느님께로 향할 수 있게 되면 그 빛은 죽음의 그늘에서 생명으로 갈 수 있게 해 주는 은총이 될 것입니다.

 

결국 어둠에서 나오느냐 안 나오느냐는 바로 회개에 달려 있을 겁니다. 하느님께서는 끊임없이 하느님의 빛인 은총을 내려주실 겁니다. 왜냐하면 천륜이라서 그럴 겁니다.  그 빛으로 인해 자신이 죄인임을 알 수 있게 해 주시는 것 그 자체가 바로 은총이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그 은총을 자유의지로 거부하는 사람은 하느님께서도 어쩔 수 없을 겁니다.

 

하느님께서는 그 어떤 죄도 용서해 주시겠지만 성령을 거부하는 죄만큼은 용서가 될 수가 없다는 말씀에 근거로 한다면 그렇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이건 제가 신학을 잘 몰라 잘 모르는 것입니다만 그렇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그렇다고 이렇게 생각해서는 안 될 겁니다.

 

은총을 받기 위해 죄를 지어야겠다는 건 아니겠죠. 감사합니다. 참 표현이 어렵네요. 제가 했던 생각을 100프로 표현을 할 수 없다는 게 좀 아쉽습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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