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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이상적 현실주의자의 삶" - 2007.10.17 수요일 안티오키아의 성 이냐시오 주교 순교자 기념일
작성자김명준 쪽지 캡슐 작성일2007-10-17 조회수485 추천수8 반대(0) 신고

2007.10.17 수요일 안티오키아의 성 이냐시오 주교 순교자 기념일

로마2,1-11 루카11,42-46

 

 

 

"이상적 현실주의자의 삶"

 

 

제가 자주 애용하는 ‘영적일수록 현실적이다

(The more spiritual... the more real)'란 말마디입니다.

 

진정한 영적 삶은 이상적 현질주의자의 삶입니다.

 ‘언젠가 거기서’의 환상을 사는 것이 아니라

‘지금 여기’의 제자리의 현실을 직면하며 삽니다.

 

언젠가 거기서 만나는 하느님이 아니라 지금 여기서 만나는 하느님입니다.

잘 아시는 베네딕도회 수도 가훈(家訓),

‘기도하고 일하라’가 아주 이상적 현실주의자의 삶을 잘 요약하고 있습니다.

 

위로 하늘의 이상을 보고 아래로 땅의 현실을 사는 삶입니다.

위로 하늘을 보며 기도하고 아래로 땅에서 일하며 사는 삶입니다.

하늘 따로 땅 따로, 기도 따로 삶 따로 가 아닌,

하늘과 땅, 기도와 삶이 하나로 통합된 삶입니다.

 

땅 깊이 뿌리 내릴수록 하늘 높이 커가는,

하늘 빛 가득 담은 나무의 이치와 흡사합니다.

이런 하늘과 땅이, 기도와 삶이 하나로 통합된 진실한 삶에

허영이 끼어들 여지는 전혀 없습니다.

 

“불행하여라, 너희 바리사이들아!

  너희가 회당에서는 윗자리를 좋아하고 장터에서는 인사 받기를 좋아한다.”

 

이런 윗자리를 좋아하고 인사 받기를 좋아하는 허영심,

바로 현실과 유리된 삶의 결과입니다.

 

“불행하여라, 너희 바리사이들아!

  너희가 박하와 운향과 모든 채소는 십일조를 내면서,

  의로움과 하느님 사랑은 아랑곳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한 십일조도 소홀히 해서는 안 되지만, 바로 이러한 것들을 실천해야 한다.”

 

바로 의로움과 하느님 사랑의 실천과 유리된 십일조를 바치며

자족하는 바리사이들에게 일침을 가하는 주님의 말씀입니다.

십일조의 형식에 의로움과 하느님 사랑의 실천의 내용이,

안팎이 하나가 될 때 비로소 진실한 삶입니다.

바로 이상적 현실주의자의 삶입니다.

바오로 사도의 말씀대로 지금 여기 제자리의 현실에 깊이 뿌리내리되

꾸준히 선행을 하면서 영광과 명예와 불멸을 추구함으로

영원한 생명을 목표로 하는 이들의 삶입니다.

땅에 발을 굳게 딛고 살지만 눈은 영원한 하늘을 응시하며 사는 이들입니다.

 

하느님을 만나는 곳은 저 하늘 높이에서도,

언젠가 거기서도 아닌 바로 지금 여기 제자리의 현실에서입니다.

지금 여기의 제자리에서 하느님 만나지 못하면 그 어디서도 못 만납니다.

 

영적일수록 현실적이라 했습니다.

환상을 사는 게 아니라 현실을 삽니다.

하느님의 자비와 은총의 현실을,

그리고 나의 부족하고 약하고 죄스런 현실을 깊이 이해해 가면서,

더불어 공동체의 현실을, 이웃 형제들의 현실을 더욱 깊이 이해하게 됩니다.

하여 이웃을 심판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연민의 마음으로 받아들이게 됩니다.

 

마침 싱싱하게 자라나는 배추들이 이상적 공동체의 모습처럼 생각되어 써놓은 글 나눕니다.

 

 

그대 초록빛 가득한

 

 

그대

초록빛 가득한

생명의 공동체를 보셨는지요?

 

각자

제자리에

뿌리내려 하늘빛 가득 담고

 

서로

사이좋게

무럭무럭 커가는

 

배추밭

초록빛 생명 가득한

공동체 그대 보셨는지요?

 

 

각자 제자리에 깊이 뿌리 내려 하늘빛 가득 담고 살아갈 때

이상적 현실주의자의 삶이요, 화이부동 아름다운 조화의 공동체입니다.

 

매일미사의 은총이 이런 공동체를 만들어 줍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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