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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한 자매님의 눈물 묻은 손수건........
작성자강만연 쪽지 캡슐 작성일2020-01-17 조회수1,413 추천수1 반대(0) 신고

오늘 낮에 제가 중요한 모임이 있어서 창원을 다녀왔습니다. 사실 마산, 창원, 진해 이렇게 세 곳이 통합되어 하나의 창원시로 통합이 되었기는 하지만 원래의 행정구역상 창원을 갔습니다. 목적지를 가는데 순간 어디서 안면이 많은 분 같은 분이 거리를 지나가는 것 같아 제가 유심히 보니 예전에 수도원에서 자주 뵈었던 자매님이었습니다.

 

그래서 제가 너무 반가운 나머지 안녕하세요, 자매님. 이거 얼마만이세요.” 하고 인사를 했습니다. 저는 아주 반가워 하실 줄 알았는데 이게 어찌 된 영문인지 누구세요?, 저는 모르는 분인데요. 저를 혹시 아시나요라고 하는 게 아니겠습니까? 순간 너무 당황했습니다.

 

저는 예전에 들었던 목소리도 똑같고 얼굴도 뵌 지는 좀 됐지만 너무나도 동일한 분인데 너무나도 당황해 자매님, 수도원에서 만난 형제입니다.” 라고 했는데 전혀 모른다고 하면서 그냥 지나치셨습니다. 정말 이상한 일이다 생각하고 제 일을 일단 보러 갔습니다.

 

일단 이 일도 그렇지만 제가 누굴 만나야 돼서 볼일을 보고 나왔습니다. 그런데 제가 주차한 곳으로 가는데 아까 제가 인사를 드렸던 분이 부르시는 겁니다. 형제님, 아까는 죄송했어요. 용서를 청한다고 하셨습니다. 그래 맞으시죠. 자매님, 맞으시죠.

 

아무튼 어찌 된 영문인지 모르겠습니다. 아까는 정말 저를 몰라보셨는지요? 그러니까 그분이 하시는 말씀이 거짓으로 그렇게 하셨다는 것입니다. 아니, 왜 그렇게 하셨나요? 자매님. 사실 지금 성당에 나가지 않고 또 개신교를 나간다고 하셨습니다.

 

그리고 이젠 성당 다니는 사람을 쳐다도 보고 싶지 않다고 하셨습니다. 이 말을 딱 들으니 딱 뭔가 감이 왔습니다. 왜요? 자매님. 어떻게 사람들로부터 상처를 받으셨나요? 확실한 건 모르지만 그러셨나 봅니다. 근데 아까 헤어지고 나서 제가 한 두 시간 정도 제 일을 봤는데 혹시 어떻게 해서 이곳에 오셨나요? 하니 헤어지고 가다가 중간에 제가 어느 방향으로 가는지 뒤돌아보셨다고 합니다.

 

그리고 처음 인사할 때만 해도 정말 제가 천주교 신자라는 사실만으로도 그냥 이유없이 보기 싫어 그런 반응을 하셨다고 하셨습니다. 근데 서로 헤어져서 돌아서서 가는데 어딘가에서 그냥 뭔가는 모르지만 강렬한 후회가 밀려왔다고 했습니다.

 

자기가 지금은 워낙 나름 상처를 받은 게 있어서 처음에는 이상한 반응을 했지만 그래도 예전에 저랑 수도원에서 잠시라도 산책을 하면서 나누는 신앙 이야기 이런 게 회상이 되면서 저를 대한 태도가 너무 죄송했다는 느낌이 들어서 어쩔 수 없이 저를 만나 사과를 해야만 될 것 같아 기다렸다는 것입니다.

 

이렇게 말씀을 하시는데 그때 저도 시간이 좀 있었는데 마침 형제님 혹시 시간되면 차 한잔 같이 할 수 있는 시간이 있는지 물으셔서 인근 찻집으로 가서 차를 함께하며 왜 무엇 때문에 개신교를 가고 또 교우로부터 어떤 상처를 받았는지에 대해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본당에서 레지오를 열심히 하셨다고 합니다. 레지오 활동을 하면서 레지오를 마치면 가끔 식사를 하신다고 합니다. 단원들간의 화합을 위해서 그렇게 하시는 모양입니다.

 

그렇게 서로 신심활동을 하면서 또 식사도 같이 하면서 친목을 도모하는 게 신앙생활하면서 스트레스 해소라면 좀 그렇지만 일종의 일상을 탈피해 나름 재미를 가질 수 있는 그런 정도의 활동으로 생각을 하며 정말 재미있게 단원들이랑 어울렸다고 합니다.

 

근데 언제부터인가는 잘 모르지만 주회를 끝나고 모여서 식사를 하거나 차를 마시면 뭐 공식적인 행사처럼 하는 게 있었다고 합니다. 바로 우리가 말하는 일명 뒷담화입니다. 처음에는 그냥 인간이 모여사는 단체고 해서 그냥 대수롭지 않다고 느끼고 그냥 자매님은 주위분들이 하는 소리만 듣고 사실 맞장구까지는 좀 치기 그렇고 해서 네, , , 하는 그런 정도로만 대응을 하셨다고 하셨습니다.

 

뒷담화라는 게 좋지 않기에 어느 정도까지는 그러려니 하고 계속 레지오를 하는데 어느 순간부터는 이 뒷담화 수준이 자기가 생각했을 때는 정말 이건 뒷담화 수준이 아니고 계속 듣다가는 자신의 신앙이 완전 나락으로 빠질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더 이상 레지오를 하지 않으려고 마음을 먹었다고 합니다. 그렇다고 다른 레지오를 가자니 모양새도 좀 그렇고 해서 아예 레지오를 무슨 핑계를 대고 안 하려고 마음먹고 단장에게 레지오를 하지 못할 사정이 있다고 정중히 말했답니다.

 

그러니 단장이 펄펼 뛰면서 지금 레지오를 그만두면 자신이 단장으로 있는데 다른 사람들 보기에도 자기가 뭐 문제 있어 그만두는 줄 알 수 있으니 어렵더라도 같이 좀 할 수 없겠느냐고 계속 종용을 하셨다고 합니다. 그래서 자기가 그만두는 사정을 솔직히 이야기를 했다고 합니다.

 

성모님과 함께 좋은 시간을 가지면서 은혜를 받는 은총 생활이라고 생각을 하고 하는데 이런 은총의 느낌을 계속 유지는 안 되더라도 이걸 바로 레지오 후속 모임에서 마치 받은 은혜를 다 쏟아붓고 가는 느낌을 받아서 사실 이게 신앙생활을 하는 신자 같지 않아서 도저히 못하겠다고 말씀드렸다고 하셨습니다.

 

그랬더니 갑자기 그 단장이라는 분이 순간 돌변을 하시더라는 겁니다. 화를 내면서 자기와 레지오 단원들을 무시해도 유분수지 자기가 신앙생활을 하면서 이런 경우는 처음 본다면서 오히려 적반하장으로 나오시더라는 겁니다.

 

자매님도 너무나도 황당해서 그 일이 있고 난 후 그냥 본당도 나가지 않으시고 또 마음이 너무 심란해서 인근 본당으로 미사를 다니셨다고 합니다. 이렇게 해서라도 자신의 감정을 진정시키고 또 신앙도 지킬 수단으로 타 본당으로 미사를 다녔습니다. 시간이 어느 정도 지나 우연히 본당 신자를 제가 길에서 오늘 이분을 만난 것처럼 해서 만났다고 합니다.

 

오랜만에 만났는데 이분으로부터 뜻밖의 말을 듣고 그만 기절할 뻔했다고 하셨습니다. 자기 레지오 단원들이 이분에 대해 악의적인 소문을 냈는지 본당에 이상한 소문이 퍼진다는 것입니다. 이 상황에서 여러분 같으면 어떤 기분이 들겠습니까? 아이고, 하느님께서 이런 걸 통해 나의 신심을 단련시키시려나 보네 이렇게 생각하실 분이 과연 우리나라 전체 신자들 중에서 얼마나 되겠습니까?

 

모르긴 몰라도 저는 성인이 아닌 이상 화가 나지 않을 사람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근데 그나마 이분은 화도 화지만 물론 이것도 다르게 표현을 하자면 배신감 이런 것도 아니고 어찌 사람이 그럴 수 있느냐 말입니다.

 

아무리 인간이 부족하지만 그 부족한 부분을 신앙생활로 좀 더 나은 쪽으로 개선하려고 하는 것도 우리가 부차적인 신앙의 목적인데 이건 그런 차원의 신앙인이라고 보기엔 정말 너무나도 동떨어져 있어서 그만 이로 인해 물론 사람을 보고 성당을 다녀서는 안 되고 하느님만을 보고 성당을 다녀야 한다는 걸 그분도 알고는 있지만 이게 막상 자신에게 뭔가 넘을 수 없는 장애로 다가오니 정말 어찌 할 바를 몰라 그나마 다른 본당을 다니면서라도 하느님과의 끈을 놓치지 않으려고 미사를 봉헌했는데 이 일이 있고 나서는 아예 성당에 나가지 않으셨다는 것입니다.

 

그렇게 성당을 나가지 않다가 사회의 어떤 모임을 나가게 되었다고 합니다. 자매님의 형제님 회사와 관련해서 가지는 사교모임이었다고 합니다. 근데 그 모임에서 우연히 한 개신교 신자가 있었나 봅니다. 그 신자와 몇 번 모임을 통해서 안면을 익히고 난 후에 어떻게 어느 날 모임 시작 시간을 앞두고 약속 장소에서 미리와 기다리고 있으면서 성경을 보고 있으셨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성경을 보니 우리의 성경이 아닌 것 같아서 인사를 하면서 교회를 다니느냐고 물어보셨다고 합니다. 그러니 교회를 다닌다고 하시면서 혹시 종교를 가지고 있느냐고 해서 순간 자매님이 자신도 모르게 그만 입밖으로 종교가 없다고 하셨다고 하셨습니다.

 

자신도 모르게 이렇게 말했지만 말하고 나서 속으로 엄청 놀랐고 또 한편으로는 막연한 두려움이 일어났다고 하셨습니다. 왠지 그 말이 지금 당장 성당은 나가지 않지만 그게 하느님을 부정한 것 같은 그런 느낌은 아닌가 하고 말입니다. 그날 집에 돌아와서 그렇게 말한 것 때문에 저녁에 잠 한숨 주무시지 못하셨다고 하셨습니다.

 

교회를 다닌다고 하시는 분이 혹시 우리 교회 한번 다녀보시지 않으시겠어요? 보아 하니 종교도 가지고 있지 않다고 하시는데 요즘 물론 언론에서 이상한 목사들이 있어서 이미지가 완전 엉망이 되긴 했지만 그래도 우린 그런 사람은 그런 사람이고 우리의 영혼을 위해서 우리는 예수님만 보고 교회를 나갑니다.

 

나중에 그런 목사들은 하느님이 알아서 하실 거라고 하셨다고 합니다. 이 말을 들으면서 이 자매님이 순간 뭔가 이끌림이라고 하면 좀 그렇지만 교회에 대해 호기심이 생기게 되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그럼 한번 교회를 나가볼 수 있느냐고 해서 교회를 주일에 한번 가게 되었다고 하셨습니다.

 

저도 개신교에서 왔지만 개신교랑 천주교랑 일단 내부 공동체에서 사람을 대하는 태도가 아주 극명하게 차이가 납니다. 저도 일반 개신교 신자처럼 간, 쓸개를 내줄 정도로 애살맞게는 하지 못했습니다. 그냥 사람 만나면 반갑게 인사하는 정도 그 정도였습니다. 개종 후에 우리 천주교만의 독특한 문화에 적응하는 데 한동안 힘들었습니다.

 

저는 친절까지는 바라지 않았습니다. 인사를 해도 인사를 받아주지 않는 경우도 있습니다. 뭐 보지 못해서 그런 경우라면 이해를 할 수 있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고의적으로 하지 않는 사람도 있습니다. 뭔가 감정이 없어도 그렇습니다. 아무리 그래도 이건 정말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세상 사람도 모른 사람끼리라도 인사를 하고 지내는데 예수님의 몸을 나눈다는 사람들이 할 행동으로서는 정말 부끄러운 행동이라고 생각합니다. 처음엔 저도 이거 때문에 맘 고생 많이 했습니다. 세월이 지나다 보니 어느 시점에서는 좀 자유로워졌습니다.

 

처음엔 이 자매님도 개신교 신자가 너무 다가와 친절하게 하니 좀 부담스러웠던 건 사실이었다고 합니다. 일단 그렇게 몇 번 교회를 나가면서 처음엔 교회가 좀 낯설었지만 차차 이런 문화에 적응이 좀 되셨는지 나중에는 오히려 예배는 잘 적응이 되지 않았지만 사람들사이에서 이루어지는 무슨 인간적인 정이라고 할까 이런 게 아무튼 말로 표현하기 힘들지만 성당을 다닐 때는 정말 신앙도 신앙이지만 사람들과의 만남에서 레지오를 말하는 게 아니라 다른 교우를 만나더라도 어떤 경우는 이상한 것까지 인간관계에서 신경을 써야 할 게 있어서 불편했는데 개신교에서도 그런 게 전혀 없다고는 말할 수는 없지만 뭔가 한 가지는 확실히 사람을 만나는 데에 그동안 자매님이 성당을 다니면서 불편했던 게 있었는데 그거 하나는 교회를 나가는 동안 전혀 신경을 쓰지 않아도 돼서 자매님은 그거 하나만으로도 정말 마음에 들었다고 합니다.

 

저도 이 자매님의 말이 무슨 말씀인지 공감합니다. 우리는 좀 그런 면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정작 신경써야 할 부분에 신경을 써서 집중을 하며 신앙생활을 해야 하는데 이건 어찌 된 모양인지 정말 하찮고 보잘것없는 내용에 에너지를 낭비해야 하는 어처구니가 없는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자매님은 다른 건 좀 어색하고 설사 좀 적응이 되지 않는다고 해고 이거 하나만 신경쓰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하니 어떨 땐 날아갈 기분이었다고 말을 했습니다. 이렇게 몇 개월을 교회를 나가게 되었다고 합니다.

 

좁은 세상에 살다보면 저랑 이분이 오늘 이렇게 정말 생각지도 못한 장소에서 만나기도 하는데 자매님이 사시는 동네를 다니다 보면 본의 아니게 신자를 만나게 되는 경우도 있지 않겠습니까? 신자를 만나게 되면 인사는 그렇게 한다고 합니다. 요즘 성당에서 잘 보이지 않는다고 말입니다.

 

그러면 자매님은 이제 교회를 나가게 되었다고는 말은 하지 않으셨지만 그냥 피치 못할 사정이 있어서 나가지 못하게 됐다고만 인사를 나누고 헤어지곤 하셨다고 하셨습니다. 이건 길에서 만나다 보니 무슨 성당 나오지 않는 게 서로 원수로 생각할 그런 게 아니기 때문에 이런 정도는 그냥 감수를 했다고 합니다. 자매님은 이때 정말 하나 느낀 게 있다고 하셨습니다.

 

아무리 그래도 그렇치 레지오 단원들은 생각지도 않으셨지만 레지오 단원은 아니더라도 그래도 본당에서 알고 지내는 교우들이 있고 그간 같이 지낸 세월도 있는데 누구 하나 요즘 성당에 나오지 않아 무슨 일이라도 있는지 하고 전화 한 통 하는 분이 없으셨다고 하셨습니다.

 

그런 생각을 하니 정말 그동안 성당을 다니고 봉사를 한 걸 생각하니 만정이 떨어지더라는 것입니다. 이때는 막연히 천주교 사람들을 향한 배신감이라고 할까 아니면 어찌 같이 같은 공간에서 신앙생활을 한 사람이라고 말을 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고 합니다. 이렇게 누군가 말하면 누군가는 그렇게 말할지 모르겠습니다. 어디 성당에서 봉사를 하고 하면 누군가 알아주기를 바라며 신앙생활을 하는가 하고 말입니다.

 

여기서 이분은 이런 의도가 아니라 또 그런 걸 바란 분도 아니고 단지 뭐라고 할까요 그래도 인간이 세상을 살아가면서 물론 정도라는 것도 있지만 우리가 완전히 거룩한 사람이 아닌지라 인간의 습성도 있기 때문에 인간적인 면에서 생각하면 그렇다는 것 아니겠느냐는 그런 뜻으로 그 자매님께서 말씀하셨을 겁니다.

 

그래서 오늘 저와의 만남도 저랑 아무런 관계도 없는 일이지만 자매님께서 보실 때에는 순간 이런 생각이 드셨다고 합니다. 예전에 저랑 수도원에서 나누었던 대화를 생각하며 이런저런 단상에 젖다 보니 저 형제님은 나와 아무런 관련도 없는데 내가 오늘 저 형제한테 한 행동은 성당 교회 이런 걸 떠나서 그냥 인간적으로 이래서는 안 되는 행동이라고 생각하셔서 간단하게 사과를 하고 집에 가야만 될 것 같았다고 말했습니다.

 

이런 말을 처음부터 자매님만 쭉 이야기를 계속하셨습니다. 저는 그냥 듣고만 있었고 그러시냐고만 하는 추임새만으로 반응을 했습니다. 다 듣고 나서 자매님께서 베드로 형제님, 오늘 일은 죄송하고 미안합니다. 나 개인의 문제인데 아무런 관련이 없는 형제님께 이런 무례를 범해 정말 죄송하다고 했습니다. 저는 "아뇨. 괜찮습니다." 라고만 말씀드렸습니다. 

 

저한테는 그런 미안한 감정 가지지 마세요 라고 말씀을 드리면서 제가 자매님께 제 이야기를 좀 전했습니다. 자매님 마음 십분 이해를 하고 또 진심으로 자매님의 심정 헤아릴 수 있습니다. 저도 개종하고 나서 처음에 여러 가지 좋은 점도 있었지만 솔직히 말하면 저도 중간에 다시 개신교로 돌아가려고 한 적이 몇 번 있었던 적이 있었다고 말씀드렸습니다.

 

좀 더 구체적인 동기까지도 이야기를 했습니다. 이렇게 한 의도가 있었습니다. 원래 과부사정 홀애비가 안다고 일단 이 상황에서는 자매님 왜 그렇게 하셨습니까? 그래도 좀 어려움이 있더라도 하느님만 보시고 성당을 나오셔야죠. 이런 원론적인 이야기도 물론 통할 수가 있지만 이런 상황에서는 먼저 사람이 상대방의 입장에 대해 공감을 해 주면서 자신의 생각을 이야기해야 좀 더 설득력이 있게 됩니다.

 

그래서 저는 그때 자매님의 그 마음 전적으로 이해를 한다고 했습니다. 그러니 자매님께서 하시는 말씀이 먼저 고맙다는 말씀을 하시더군요. 그런 연후에 제가 원론적인 이야기를 했습니다. 제가 개종 후 뭔가 성당이 맞지 않아서 다시 교회로 가려고 했는데 왜 가지 못했고 무엇 때문에 고민했는지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해드렸습니다.

 

저는 제가 겪은 일만 이야기를 했습니다. 자매님께 성당을 나오셔야죠 하고 다그치는 그런 말씀은 한 마디도 입 밖에 내지 않았습니다. 제가 가장 강조한 것이 있었습니다. 제가 굿뉴스에 올린 글에 있는지 모르겠지만 제가 성모 신심이 좋은 건 아니지만 저는 육신의 어머니를 너무나도 끔찍하게 사랑했기 때문에 다시 개신교를 가더라도 성모님을 잊을 수 없을 것 같아 개신교를 가는 걸 포기했다고 말씀드렸습니다.

 

아무튼 오늘 자매님께 말씀드린 내용을 다 말씀드릴 수는 없지만 이걸 저는 아주 강조했습니다. 그때 자매님의 눈에서 눈물이 주르르 흘러내리기 시작했습니다. 저도 그 눈물의 의미가 무슨 눈물인지는 알지만 눈물을 보고서 마음이 짠하지 않을 수가 없지 않습니까?

 

요즘에는 제가 손수건을 잘 가지고 다니지 않는데 오늘은 중요한 분을 만나는 자리라서 혹시 몰라 이런 날에는 손수건을 휴대합니다.

 

자매님께 손주건을 제가 건네드렸습니다. 물론 마침 테이블에 티슈가 있어서 자매님이 티슈를 뽑으시려고 하셨습니다. 제가 자매님, 이거 깨끗한 손수건입니다. 오늘 한 번도 사용하지 않은 것입니다. 제 손수건으로 눈물을 닦으세요. 하고 드렸습니다. 자매님께서 이거 세탁을 해서 보내드리겠습니다 하시더군요. 제가 이런 경우가 예전에도 있었습니다.

 

그냥 받지 않을 경우도 있고요 그냥 상대방에게 괜찮다고 하면서 드리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저는 오늘 마침 손수건을 가지고 가서 다행이었고요 나름 생각이 있어서 전해드렸습니다. 이 손수건은 제가 아끼는 학생이 선물로 준 거라서 자매님한테서 받은 게 아니었습니다. 그때 자매님께 이런 말씀을 드렸습니다. 저도 지금 생각을 해보니 제가 한 말이었지만 좀 멋있는 것 같습니다.

 

자매님, 오늘 자매님이 흘리신 눈물 분명히 하느님께서 보셨을 겁니다. 그리고 그 마음 하느님께서도 이해하실 겁니다. 오늘 자매님의 눈물이 묻은 이 수건 제가 손수 세탁하겠습니다. 제가 세탁기에서 세탁하지 않겠습니다. 보통 그냥 세탁기로 세탁하지만 이 손수건은 제가 직접 손으로 세탁을 하겠습니다.

 

그에 앞서 먼저 이 손수건을 가지고 그냥 화살기도를 해도 되지만 성전 감실 앞에서 예수님께 말씀드리겠습니다. 예수님, 이 수건에 당신의 딸이 가슴 아픈 일로 흘린 눈물이 고스란히 묻어 있습니다. 이 눈물을 부디 기억하시여 당신의 따님 가슴에 있는 상처를 아물게 해주세요 라고 짧게나마 화살기도를 드린 후에 세탁을 하면서 저도 자매님의 눈물을 기억하겠습니다. 라고 말씀드리니 그때 자매님의 눈물에는 정말 닭똥 같은 눈물이 흘렀습니다.

 

다시 손수건으로 눈물을 닦으시면서 하시는 말씀이 형제님, 다시 성사를 보고 본당으로 돌아가겠다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리고 오늘 정말 형제님, 감사했다고 말씀을 하셔서 그러면 제가 오히려 더 감사한 일입니다. 하고 자매님의 손을 잡아드렸습니다.

 

자매님, 잘 생각하셨습니다. 하고 말입니다. 그때 어떻게 자매님 손을 잡을 생각을 했는지 참 모를 일입니다. 아무튼 오늘 이 일을 보면서 마지막을 좋은 모습으로 헤어졌지만 한편으로는 우리가 신앙을 하면서 다시는 이런 일이 성당 내에서 일어나지 않았으면 하는 희망을 가지면서 글을 마치고자 합니다. 감사합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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