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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12월 24일 예수 성탄 대축일 전야 저녁 미사 -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님
작성자노병규 쪽지 캡슐 작성일2008-12-24 조회수1,342 추천수24 반대(0) 신고
 
  
 

12월 24일 예수 성탄 대축일 전야 저녁 미사-마태오 1장 18-25절

 



“보아라, 동정녀가 잉태하여 아들을 낳으리니, 그 이름을 임마누엘이라고 하리라.”


<다시 일어서십시오.>


    오늘은 우리 교회 안에서 둘째가라면 서러워할 큰 명절, 성탄입니다. 큰 잔치인 만큼 당연히 흥겨운 잔치 한 마당이 펼쳐져야 하겠지요.


    아무리 빠듯한 살림살이라 할지라도 오늘만큼은 날이 날인만큼 분위기 한번 잡아보시기 바랍니다. 저녁식탁엔 식탁포도 예쁜 걸로 한번 바꿔 보시고, 예쁜 초도 하나 켜시길 바랍니다. 밤이 무르익으면 가족들과 함께 성탄미사도 봉헌하시기 바랍니다.


    예수님의 탄생은 우리 죄인들에게 가장 큰 기쁨이 아닐 수 없습니다. 뿐만 아니라 성탄은 인류 전체의 축제입니다. 이 세상 그 누구도 이 성탄의 기쁨에서 제외되어서는 안 될 것입니다.


    ‘아무리 기뻐하려고 해도 기뻐할 건수가 있어야 기뻐하지’하는 분들이 많은 요즘입니다. 올겨울이 더욱 춥고 을씨년스럽게 느껴지는 분들이 많은 연말입니다.


    이럴수록 더 많은 기쁨을 창출해 낼 필요가 있습니다. 기쁨을 어떻게 만들어 낼 수 있겠습니까? 관대한 나눔을 통해서 가능합니다. 진심어린 관심을 통해서 가능합니다. 진실한 화해를 통해 가능합니다.


    그러나 보다 차원 높은 기쁨이 있습니다.


    영적인 기쁨입니다. 이 세상이 가져다주는 기쁨은 사실 지극히 제한적인 것입니다. 잠시 나타났다가 연기처럼 사라져가는 유한한 기쁨입니다. 손에 쥐었는가 하면 어느새 손가락 사이로 빠져나가는 기쁨입니다.


    보다 지속적인 기쁨, 보다 참된 기쁨이 있는데, 바로 영혼의 기쁨입니다.


    구세주 예수님께서 우리 안에 새롭게 탄생하실 때, 그분의 성령께서 지속적으로 우리 안에 현존하고 계실 때 이 세상 그 어떤 어디서도 얻지 못할 참 기쁨을 획득하게 될 것입니다.


    우리 모두 지금 참으로 어렵고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습니다. 참으로 짙은 어둠입니다. 사방이 높은 벽에 막힌 것 같은 암담한 현실입니다.


    그러나 반드시 기억하십시오. 어둠이 깊다는 것은 빛이 멀지 않았다는 표시입니다. 고통이 크다는 것은 기쁨이 가까이 왔다는 표지입니다.


    고통과 한숨의 세월을 보내고 있던 인류에게 빛으로, 기쁨으로 오신 분이 예수님이십니다. 이 어려운 시기, 그분만이 우리의 희망임이 분명합니다. 이 답답한 세상, 그분만이 우리의 마지막 보루임이 확실합니다.


    크나큰 고통 중에 계시는 분들 다시 오신 아기 예수님으로부터 충만한 위로로 잠시나마 시름을 잊으시길 바랍니다. 실의에 빠져계신 분들, 아기 예수님과 더불어 힘차게 일어나시길 바랍니다. 낙담하고 계시는 분들, 예수님과 함께 새 출발하시기 바랍니다.


    힘겹다고, 일이 잘 안 풀린다고, 매사가 꼬인다고 좌절과 한숨 속에 살아가는 것은 그리스도교 신앙인으로서의 합당한 자세가 아닙니다.


    우리 그리스도교는 철저하게도 낙관적인 종교입니다. 희망의 종교입니다.


    이 어려운 시기 다시금 우리에게 오시는 아기 예수님을 바라보십시오. 너무나 큰 위로가 아닐 수 없습니다.


    그분께서는 작고 가난한 사람들이 혹시라도 위화감이나 소외감을 느끼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 당대 가장 잘 나가던 고관대작 가문에서 탄생하지 않으시고, 가장 가난한 목수의 아들로 태어나셨습니다.


    그분께서는 우리 죄인들이, 우리 평번한 사람들이 혹시라도 찾아가지 못할까, 하는 마음에 호화찬란한 구중궁궐에서 탄생하지 않으시고, 서글프기 그지없는 마구간에서 탄생하셨습니다.


    보십시오. 그분의 탄생은 철저하게도 바로 우리를 위해서입니다. 우리 죄인들을 위해서, 우리 가난한 인생들을 위해서. 우리 못난이, 찌질이, 쫌생이들을 위해서 그분께서 탄생하셨습니다.


    고통이 너무 커서 포기하고 싶을 때 마다 부디 바오로 사도의 말씀을 마음에 새기십시오.


    “우리는 우리를 사랑해주시는 분의 도움에 힘입어 이 모든 것을 이겨내고도 남습니다.”(로마 8, 37)


    우리가 겪는 고통의 크기가 아무리 크다 해도 하느님께서 주시는 은총의 크기에는 비교가 되지 않습니다. 우리가 아무리 깊은 실망의 늪에 빠져있다 하더라도 하느님께서 주실 희망에 비교하면 아무것도 아닙니다.


    어렵지만 참으로 은혜로운 성탄절, 부디 용기를 내십시오. 다시 시작하십시오. 오시는 주님을 맞이하러 힘차게 일어나십시오.

               †살레시오회 수도원 수련원장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

           

                                                    
                                                             가톨릭성가 99번 / 고요한 밤 거룩한 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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