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빈첸시오 싡부의 여행묵상 (번외편) - 샤프란볼루의 평온함
작성자양상윤 쪽지 캡슐 작성일2020-03-30 조회수1,535 추천수1 반대(0) 신고

'샤프란볼루'의 평온함

 

 

 

혹시 누가 샤프란볼루를 내게 한 단어로 표현하라고 한다면

 

나는 평온이라고 하겠다.

 

굳이 단어의 정확한 뜻에 목메는 사람이 아니라면 평화여유라고 해도 무방할 듯 하다.^^

 

특정한 볼거리가 있다기 보다는 바로 마을 자체가 가장 큰 볼거리인데다 그리 크지 않기 때문에

 

스케즐을 짜서 바쁘게 움직일 필요가 없이

 

그냥 시간 나는 데로 혹은 마음 내키는 데로 잠시 마실 나가듯이

 

마을 여기 저기를 기웃거리면 되는 것이다.

 

존재 자체가 그림인 집들, 그리고 시멘트나 보도 블록 대신 돌들이 깔려있는 골목길들

 

마을이 작기 때문인지 기념품가게, 로쿰 가게, 레스토랑들이 대부분 고만 고만한 크기로 정겹게 자리를 잡고 있고

 

곳곳에서 볼 수 있는 포도나무들은 이제 막 덩굴을 늘려가기 시작했는데

 

곳 여름이 오면 무성해진 잎들 사이로 탐스러운 열매들이 열릴 것이다.

 

대장간 골목으로 가면 아라비안 나이트에 나올 법한 주전자들이며

 

여러 종류의 농기구들 그리고 내가 기념품으로 사온 각가지 모양의 소 방울들을 볼 수 있다

 

그 뿐만이 아니다 골목을 다니다 보면 빵 굽는 모습이나 로쿰 만드는 모습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그리고 여행객들이 많이 오는 곳임에도

 

어떻게 이럴 수가 있을까 싶을 정도로 상인이나 현지 사람들이 순박함을 간직하고 있다.

 

가끔씩 호객행위를 하기도 하지만 이스탄불에서 단 하루라도 일정을 보내고 온 사람이라면

 

이곳의 호객행위는 오히려 인간미가 느껴져 정겨울 정도이다.

 

이렇게 그냥 골목을 다니며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그리고 특별히 피곤 하지만 않다면 이른 아침 흐드를륵 언덕에 올라가 아침이 오는 마을을 바라보자.

 

몇몇 집 굴뚝에서 나오는 하얀 연기가 차가운 아침 공기에 미처 하늘로 올라가지 못하고

 

옹기 종기 모여있는 집들 사이로 안개처럼 퍼지면

 

그렇지 않아도 반짝이는 아침 햇살을 받아 약간은 동화 처럼 보이는 풍경이

 

정말로 동화속의 마을이 아닌가 하는 착각이 들 정도이다. (나는 그랬다^^)

 

오후에는 생활사 박물관이 있는 언덕으로 가

 

샤프란차(tea)를 마시며 해질녘의 크란콰이 마을을 바라보자.

 

(물론 차가 입맛에 안 맞을 수도 있지만 샤프란볼루에 왔으므로^^)

 

자미가 있는 풍경도 이렇게 평화스러울 수가 있구나!하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우리가 사진이나 영화에서 본 평화스러운 풍경 중에는

 

교회나 성당 혹은 사찰이 있는 것은 많이 있지만 자미가 있는 것은 없었을 것이다.

 

이렇게 샤프란볼루의 모든 것은 내게 평온함으로 다가 왔다.

 

 

 

여행은 기간이 얼마가 되던지 간에 늘 떠났던 곳으로 다시 돌아온다는 것을 전제로 하는 것이며

 

그것은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뜻이다.

 

혹시라도 내가 터키에 또 오게 된다면 꼭 샤프란볼루에서 여행의 마지막 일정을 보내며

 

그 동안의 여행을 정리하고 다시 일상으로 돌아갈 준비하리라 생각했다.

 

내가 느낀 샤프란볼루의 평온함(혹은 평화나 여유)은 단 하루를 이곳에서 보내더라도

 

그 동안의 여행을 정리하고 다시 일상으로 돌아갈 준비하기에 충분하리라고 생각되었기 때문이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태그
COMMENTS※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26/500)
[ Total 27 ] 기도고침 기도지움
등록하기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 파일 찾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