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연중 제29주간 화요일
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23-10-24 조회수485 추천수4 반대(0)

지난 101일에 퀸즈성당에서 본당 설립 50주년 기념 음악회가 있었습니다. 어린이, 청소년, 청년, 성인 성가대에서 음악회를 준비하였습니다. 그날 제게 가장 큰 감동을 준 것은 고향의 봄과 아리랑이었습니다. 고향의 봄과 아리랑은 멀리 타국에서 들으니 더욱 가슴이 찡하였습니다. 청소년 오케스트라에서 아리랑 랩소디를 연주하였는데 그동안 들었던 아리랑과는 달리 역동적이었고, 경쾌하였습니다. 청소년들은 같은 아리랑이지만 한과 우수에 젖은 아리랑이 아니라 한류의 힘과 발랄함을 표현하였습니다. 성인 성가대는 나는 천주교인이요와 아베 마리아를 들려주었습니다. 웅장하고, 장엄한 노래도 좋았지만 더욱 좋았던 것은 제가 성가대원들을 잘 아는 것이었습니다. 유명한 합창단은 아니었습니다. 제가 잘 아는 분들이기에 감동이 더 컸습니다. 그분들은 미국 뉴욕으로 이민 와서 다양한 직업에 종사하고 있습니다. 세탁소를 하는 분, 차량 정비소를 하는 분, 음식점을 하는 분, 부동산 중개업을 하는 분, 핸드폰 대리점을 하는 분, 통증 병원을 하는 분, 변호사를 하는 분, 학생을 가르치는 분도 있었지만 모두가 성가를 통해서 하느님을 찬양하였습니다.

 

아쉽게도 음악회를 다 감상하지 못하고 저는 한국행 비행기를 탔습니다. 한국 성지순례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뉴욕에서 새벽 050분 비행기를 탔고, 시차가 있기에 다음날 새벽 530분에 인천공항에 도착했습니다. 인천에서 다시 김포공항으로 갔고, 거기서 제주도로가는 비행기를 탔습니다. 뉴욕, 인천, 김포, 제주로 가는 여정이었고, 길은 멀었지만 4년 만에 가는 한국이라 기분이 좋았습니다. 제주의 첫날 황사평 순교자 묘지와 김기량 펠릭스 베드로 순교자 기념관을 순례하였습니다. 황사평 순교자 묘지에는 무명 순교자 27명과 4명의 유명 순교자가 모셔져 있었습니다. 제게 감동은 준 것은 순교자의 무덤도 있지만 김기량 펠릭스 베드로 복자의 이야기였습니다. 김기량은 제주도 첫 번째 신자이고, 제주도의 첫 번째 순교자이고, 제주도의 첫 번째 복자입니다. 그는 배를 타고 바다로 나가다가 2번이나 난파되었습니다. 한번은 40일에 걸쳐 홍콩까지 갔습니다. 죽음 직전까지 갔던 그는 영국의 상선에 의해 발견되었고, 홍콩으로 인도되었습니다. 그곳에서 한국의 신학생을 만나 교리를 배우고 신자가 되었습니다. 그의 세례명은 행운의 사나이라는 의미의 펠릭스와 제주도의 사도가 되라는 의미의 베드로가 되었습니다.

 

제주도의 사도가 된 김기량 펠릭스 베드로는 가족들과 이웃들을 선교하여 세례를 받게 하였습니다. 그러던 중 다시 난파가 되었는데 이번에는 일본 나가사키까지 흘러갔습니다. 그곳에서도 교회의 도움을 받아 다시 제주도로 돌아올 수 있었습니다. 김기량의 삶에 2번의 난파가 있었지만 모두 하느님의 도움으로 무사히 고향으로 돌아올 수 있었습니다. 김기량 펠릭스 베드로는 제주도의 교우들이 세례를 받을 수 있도록 육지로 나갔다가 이번에는 포졸들에게 잡혔습니다. 포졸들은 배교하면 살려준다고 하였지만 그는 기꺼이 순교하겠다고 하였습니다. 그의 삶에 3번째 난파가 있었습니다. 그는 포졸들에게 죽으면 다시 부활 할 것이라고 이야기하였습니다. 포졸들은 그를 곤장으로 때려서 죽은 것 같았는데 보통은 그 정도 맞으면 죽었습니다. 그런데 김기량은 다시 살아났습니다. 포졸들은 김기량이 말한 대로 죽었다가 다시 살아났다고 생각하였습니다. 포졸들은 곤장을 때리는 대신에 목을 매달아 죽였고, 다시 살아나지 못하도록 가슴에 대못을 박았다고 합니다. 이렇게 김기량 펠릭스 베드로 복자는 3번의 난파 끝에 하느님의 품에서 영원한 생명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성지 안내를 해 주시는 형제님은 교구장이셨던 김창렬 바오로 주교님께 이런 이야기를 들었다고 합니다. “내가 바티칸 교황청에 가서 교황님께 자랑했지. 한국에서 개신교회 신자보다 천주교회 신자가 많은 곳은 제주교구 밖에 없습니다.” 형제님은 주교님께 그 이야기를 직접 들었다고 하였습니다. 지금도 초등학교 동창들을 만나는데 천주교 신자가 개신교 신자보다 많다고 합니다. 이렇게 제주도에 천주교 신자들이 많을 수 있었던 것은 김기량 펠릭스 베드로와 같은 순교자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제주도에 천주교 신자들이 많을 수 있었던 것은 제주도 사람보다 제주도를 더욱 사랑하였던 임피제 신부님 같은 분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순교와 열정으로 깨어 있는 분들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한 사람의 의로운 행위로 모든 사람이 의롭게 되어 생명을 받습니다. 한 사람의 순종으로 많은 이가 의로운 사람이 될 것입니다. 너희는 허리에 띠를 매고 등불을 켜 놓고 있어라. 혼인 잔치에서 돌아오는 주인이 도착하여 문을 두드리면 곧바로 열어 주려고 기다리는 사람처럼 되어라. 행복하여라, 주인이 와서 볼 때에 깨어 있는 종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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