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Out of sight, out of mind
작성자박영미 쪽지 캡슐 작성일2009-01-10 조회수564 추천수6 반대(0) 신고
 

 
아침엔 미사를 가지 못했어요.
 
최근에 이곳으로 이사온 분을 초대해 점심식사를 하기로 했는데 오전에는 학교에 큰아이가 내년에 갈 중학교에서 관계자들이 와서 설명회를 한다고 해서 식사준비를 할 시간이 빠듯할 듯해서 성당을 가지 않고 반찬을 만들었습니다.
대충 다 만들고 집도 좀 치우고 시간이 남아서 여기 왔어요.
 
제가 아침에 만든 반찬은 갈비찜, 동태찜, 취나물, 오뎅볶음, 배추 시레기 된장국입니다. 두사람 올거니 적은양으로 하니 금방 끝났습니다. 시간 많이 걸리지 않구요. 제가 또 후딱후딱 하는데 재주가 좀 있어요.
새로 오신 분은 만삭이라 아기도 함께 먹일겸 맛있게 할려고 했는데 어쩔까는 모르겠어요. 누구든 저희집에 오시면 제가 맛있는 거 해드릴께요. 제가 멀리 있으니 이리 빈말은 아니고 공수표만 날립니다...ㅎㅎ...
 
오늘은 성당에서 미사를 드리지 않았지만 제 마음을 봉헌했습니다. 가고 싶지만 가지 못할때는 제가 할 수 있는 것을 봉헌하면 주님께서 기쁘게 받아주실거라 믿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반찬을 만들다가 드는 생각이 있어 몇자 적습니다. 사람이 멀리 떠나면 마음도 떠난 다는 말 있잖아요. 영어로는 Out of sight, out of mind라는...
 
예전에는 멀리 있어도 마음은 늘 사랑하는 사람을 생각하며 살 수 있을거라 생각했어요. 아니 몇일 전까지도 그렇게 생각했어요. 그래서 제가 그분들과 소통할 수 있는 방법을 동원해서 저와 얘기하고자 했었습니다. 사실 그 방법은 글이었지요.
 
그런데 그것이 결코 나를 위해 그분들을 위해서도 좋은 것만은 아니라는 생각이 듭니다. 왜냐면 그분들도 내가 없는 상황에 이미 적응이 되어 가고 나도 떠나와서 이곳에서 적응이 되어 가며 이제는 그 마음도 점점 옅어져가고 또 매일 매일 혹은 자주 볼 수 없으니 나의 진심을 전달하는 일도 쉽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오해가 생기기도 하고 서운한 마음이 들기도 하구요.
 
멀어지면 마음도 멀어져야 하는 것이 결국엔 나를 위한 것임을 깨닫습니다. 나는 내가 서 있는 곳에서 잘 살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 그리움의 내 마음을 버릴 수 있어야하고 그럼으로 인해 이곳에서 보는 사람들, 보는 것들로 나를 다시 채울 수가 있겠지요.
 
아마 새로운 곳에 적응해가는 과정이기도 하고 새로운 곳을 사랑하게 되는 과정인  것도 같습니다.
 
그래서 최근에 새로이 오신 분들이 이곳을 더 사랑하도록 따뜻한 저의 마음을 보여주고 싶습니다. 옛정은 조금 접어 두구요. 옛정은 제가 무심해져서 그런 것이 결코 아니며 아마 조금 마음 더 깊은 곳에 숨겨두고 싶기 때문입니다. 새정이 드는데 방해가 되지 않도록요.
 
이것도 하느님께서 원하시는 저를 위한 좋은 방향이라 굳게 믿습니다.
 
매일 매일 새로 만나는,  새로 접하는 환경에 너무 낯설어하지 말고 마음을 열어 받아들이시길 빕니다.
저도 그리하겠습니다.
 
오늘도 주님안에 행복하세요.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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