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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사진묵상 - 끄떡 없습니다.
작성자이순의 쪽지 캡슐 작성일2008-01-08 조회수484 추천수9 반대(0) 신고
 
 
     사진묵상 - 끄떡없습니다.              
                                   이순의
 
 
 
 

농사란 많든 적든 하느님께서 동업을 해 주셔야만 한다.
고냉지의 농사는 남도와 달리
여름 한 철 사투를 벌이지 않으면
금방 9월이 되어 겨울 월동 준비를 해야만 한다.
그러니 비가 폭우로 쏟아져도
계곡이 공룡의 혀끝 처럼 토악질을 해도
육탄으로 맞서야 한다.
그럴려면 따뜻한 물과 양식과 이불 그리고 비옷은 필수다.
비옷을 두겹 세겹씩 입어도 그 두꺼운 표피를 뚫고
사정없이 침투하는
 
雨!
 
雨!
 
雨!
 
雨!
 
 
 
 

 
우리 영심씨 덕에
배 고프면 먹고,
고단하면 자고,
힘들면 차 한잔을 마실 수 있는!
 
꺼풀 감기는 눈을 겨우 밀어 뜨고
성당 마당에 들어
깜박 잠이라도 한숨 자고 나면
거리에 나와
아무데서나 물 끓이고 커피 한 잔!
캬~!
 

 
딱 한 번,
성당마당에서 잠에서 깨자마자
저렇게 뒷 트렁크 열고
커피
마셔본 적 있습니다.
 
그날도 비가 너무 너무 오셨더랍니다.
비옷 아랫도리가 습(濕)이 가득이라서
도저히 도저히
그대로 입고는 깜박 잠을 청할 수 없던 날에
비옷 바지 벗어서 저렇게 널어놓고
잤다가 일어나니
그 비닐 바지를 입기가 싫었드랍니다.
그래서 물 끓이고 커피 한 잔!
신부님도 한 잔 드릴까 하다가
친하지를 못해서 못 드리고
혼자 마셨드랍니다.
그런데 몇 일 있다가
인덕원이루 떠나가신......
그날 혼자 커피 마신 미안함이란!
ㅋㅋ
 
영심씨 덕에
끄떡없이 여름을 살았더랍니다.
없는거만 빼고 다 있습니다.
참!
윗 사진에 알타리 무 보이시지요?
저거 알타리 아니고 탁구공이지요?!
비가 너무 오셔서
씨를 심고
생육이 왕성해야 할 시기에 뿌리를 못 내리다 보니까
나이는 먹고 살이 차서
모양이 딱 탁구공이 되었지요.
저 밭자리는 모두 버렸습니다.
반대로  
뽑아야 될 시기에 비가 너어무 오시면
잘 생육한 미스코리아 알타리가
오천평이 되지요.
이름하야 왕타리!
이것도 버려야 합니다.
어휴!
 
어데
농군인 저만 죽을 맘이 것 습니까?
동업자인 하느님도 죽을 맘이 것 지유?
그놈의 수도꼭지가 당췌 보수가 안되다 보니.......
동업자 아버지 하느님 속도 어지간히 타셨 것쥬?!
그래도 영심씨 덕에 잘 살고 와서
이렇게
동업자 하느님이랑 함께 앉아 지난 이야기 허네유!
허허~!
<하느님 고생 많았습니다. 감사합니다. 저랑 동업해 주셔서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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