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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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하느님께서 도와 주신다
작성자박영미 쪽지 캡슐 작성일2009-01-29 조회수484 추천수6 반대(0) 신고
성당을 다니다보면 보통의 믿는 부부가 한 사람은 열심이고 다른 이는 마지 못해 남편이나 부인의 성화에 못이겨 주일 미사에만 겨우 참례하는 것을 봅니다. 이런 경우 성당에서 봉사를 하거나 여러 가지 일에 참여를 하려면 어쩔 수 없이 남편이나 부인의 눈치를 보아야합니다.
 
부인의 눈치보단 사실 남편의 눈치를 보는 경우가 더 많겠지요? 어떤 모임을 가든 피정을 가든 여성분들이 대다수의 자리를 채우는 것을 보면요.
 
물론 부부가 모두 성령의 은혜를 입어 함께 기도하고 그 기도의 힘으로 더 큰 사랑을 공동체에서 실천하는 경우도 봅니다. 그럴땐 아주 부럽습니다.
 
저희 남편은요, 결혼을 하고 저를 따라 성당을 다니기 시작했습니다. 물론 믿음은 개신 교회를 통해 이미 있었구요. 성실한 사람입니다.성당에서 청소나 기타 행사에 항상 열심으로 참석하고 몸을 아끼지 않습니다. 지난해 교리 교사도 하면서 새 영세자 교리 교육도 해서 크리스마스에 예비자가 세례를 받게 되는 기쁨도 누렸습니다.
 
신자가 많지 않다보니 한 사람이 여러가지 일을 해야만 우리 성당은 운영이 될 수 있습니다. 능력이 있어 여러가지 일을 하고 있는 것이 절대 아닙니다. 그러고 보니 어른 미사에서 미사 해설도 하고 있습니다.
 
우리 부부는 다른 사람이 보면 열심히 신앙생활하는 부부로 보일 지 모릅니다. 그런데 문제는 제가 집에서 남편과 하느님에 관해 대화하는 빈도가 많느냐 하면 그렇지 않습니다. 성당에서 일어나는 일련의 일들을 의무적으로 열심히 하는 것이 신앙생활의 다였고 우리 각자는 매일의 삶에서 스스로 열심히 노력해서 사는 것이다라는 생각으로 살았습니다.
 
어제 갑자기 남편이 불현듯 ‘아무래도 하느님이 도와 주시는 듯하다’라는 말을 했습니다. 요즘 직장 일로 너무 바빠 매일 새벽이 되어야 집으로 돌아 오고 어떤 날은 밤을 새기도 하였습니다. 일을 하는 중에 하느님이 도와 주신다는 것을 강하게 느낀다고 얘기했어요. 어렵고 잘 풀리지 않았던 일도 실마리가 보이고 이틀 동안 추운 날씨 때문에 직장이 문을 닫아 자기에게 시간을 벌어 준 사건도 그러하고 신청했던 영주권 문제도 해결되어 이제 카드를 신청하라는 메일을 어제 받았다고 합니다.
 
그러면서 비행기표 예약하라고 제게 말했어요. 비자가 불안정한 상태에서 한국에 가는 것을 영 찜찜해 했거든요.
 
그것보다 저는 저의 남편으로부터 ‘하느님께서 도와 주신다’라는 말을 들은 것이 기적입니다.
 
저의 남편은 여태껏 자신이 그렇게 살아온 것처럼 자신이 성실히 최선을 다해 노력해서 사는 것이 제일 중요한 것이지 노력하지 않으며 성당에 가서 ‘하느님, 하느님 하고 백날 불러 보아야 소용 없다’라는 생각을 가지고 사는 사람입니다.
 
나의 능력과 나의 노력을 하느님보다 어쩌면 더 신뢰하는 사람이었는지도 모릅니다.
 
남편의 생각에 어떤 면에선 저도 전적으로 동감합니다. 열심히 노력하는 사람에게만 기회가 더 주어지고 일이 잘 될 확률도 높습니다. 하지만 어떤 일을 하든 하느님을 첫자리에 놓는 사람이 되었으면 하고 많이 바랬습니다. 설령 일이 실패로 끝나더라도 그 와중에 또 하느님의 뜻을 먼저 살피는 사람이 되기를요.
 
그런데 어제 남편의 고백과도 같은 말을 들으니 제가 그 동안 매일 아침 미사를 통해 나의 바램을 실어 기도 드린 일이 이루어졌다는 생각이 듭니다. 말로 일일이 ‘주님 이것도 해주시고 저것도 이루어 지게 하여 주소서’ 라고 하지도 않았으나 저 보다 저를 더 잘 아시는 주님 당신께서 제게 필요한 것을 아시고 이루어지게 하시니 이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 모르겠습니다.
 
시간을 뺏을까 혹은 부담을 줄까 선뜻 물어보지 못했습니다. 아이들 첫영성체 교리가 2월 말부터는 시작해야 하는데 적격자가 없어 주일학교 선생님들과 고민 고민하였습니다. 아이들을 좋아하는 저희 남편이 어떠냐고 교장 선생님께서 제안을 하였습니다. 어제 이때가 기회다 싶어 슬쩍 얘기하니 흔쾌히 하겠다고 합니다.
 
하느님 감사합니다. 기다리며 기도하며 열심히 신앙인으로 사는 모습을 보여주는 일이 제가 주님 뜻을 따르는 일이고 나머지는 당신이 모두 당신이 원하는 대로 이루어 가십니다.
 
한국에 갈 희망도 이제 실현 가능성이 높은 일로 점점 뚜렷해집니다. 여러가지로 기쁜 날입니다. 감사드립니다.
 
사랑하는 교형 자매님들, 매일 매일 당신 주변에 일어나는 기적을 알아챌 수 있는 오늘이 되시길 빕니다. 오늘도 주님 안에 기쁜 날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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