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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펌 - (71) 술에 대하여
작성자이순의 쪽지 캡슐 작성일2008-12-26 조회수566 추천수2 반대(0) 신고
 

작성자       이순의(leejeano                       작성일                 2004-02-19 오후 9:02:20  

 

 

2004년2월19일 연중 제6주간 목요일 ㅡ야고보2,1-9;마르코8,27-33ㅡ

 

  (71) 술에 대하여

                       이순의

          


ㅡ고난ㅡ

엄마: 아드님, 이리 오셔서 좀 앉으세요.

아들: 왜요? 엄마.

엄마: 오늘은 아드님께 해 드리고 싶은 말이 있는데 진지하게 들어주세요.

아들: 예! 어머니.

 

아침 이부자리에서 눈 벌어진 자식은 먼저 어미의 방으로 건너왔다. 아직 어른이 아닌 소년의 심성이라서 어미의 훈김을 따라 이동한 것이다. 어미는 누워있고 자식은 뽈록 나온 중년의 뱃살에 얄궂은 머리통을 올려놓고 훈화를 듣는다.

 

엄마: 어른이 되어서 술을 마셔야 할 날이 많아질 거예요.

      술은 마시되 취하게 마시지는 마시고, 주정은 절대 해서는 안 됩니다.

아들: 어무이 걱정을 마소. 나는 술이라고는 석잔 이상은 절대로 안 마실기요.

 

아들은 경솔했다. 그렇다고 가벼이 넘길 어미가 아니었다.

 

엄마: 엄마 말을 끝까지 들으세요.

      세상은 아드님께 석 잔의 술만 마시도록 가만 놔두지를 않아요.

      인생살이가 아드님의 뜻대로 살아진다면 얼마나 좋고 다행한 일입니까?

      그러나 삶이라는 것은 주님의 뜻에 따라 살아지겠지만 그 여정은 자기가 지켜야

      하는 소명이 있습니다.

      에덴의 동산에서 지켜야 했던 자유의지는 지금 우리에게도 그대로의 몫이 있습니

      다.

아들: 지금 세상은 자기가 안 마신다고 하면 억지로 마시게 안한다던데?

엄마: 자기가 안마시고 싶다고 안 마실 수도 있지만, 마시고 싶지 않아도 마셔줘야 할 때

        는 마셔야 하는 게 관계안의 삶입니다.

        그러니 세 가지는 꼭 지키세요.

        첫째- 절대로 혼자는 술을 마시지 말 것.

        둘째- 취하게 마시지 말 것.

        셋째- 술기운이 느껴지면 말을 즉시 중지하고 잠자리를 찾아 안전하게 잠들 것.

        이것만 지키면 아드님의 인생에 술로 인한 범죄는 없을 것입니다.

아들: 엄마, 나는 자신 있어. 걱정 마.

엄마: 술이 자기의 마음처럼 장담 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술은 마음과 같을 수 없는 유혹입니다.

        그러니 술을 이겨야 할 시련이 오면 아빠를 생각하면서 이기세요.

        아빠는 아빠의 모든 노력의 대가를 송두리째 가지고 도망 가버린 사람을 죽이겠다

        고 악을 품었었습니다.

       가정의 존폐가 달려 있고 분노로 영혼이 상실된 저주만이 마음을 썩이고 있을 때에

       도 술은 마시지 않았습니다.

       엄마의 생각으로는 한번쯤 술로 답답함을 달랠 법도 한데 술을 전혀 마시지 않는

       게 이상했습니다.

       친구들이 위로 주를 사 준다고 전화가 와도 술자리는 확실하게 거절을 했습니다.

       한 번쯤 취해 보도록 권하기도 하고, 술을 사다가 냉장고에 넣어 두기도 했지만 아

       빠는 술을 마시지 않았습니다.

       그 사람에 대한 분노로 이를 갈고 살기가 돋는 독심을 품으면서도 술은 마시지 않

       아서 두렵기까지 했습니다.

아들: 맞어! 아빠는 한 번도 술에 취한 모습을 보여 주신 적이 없어.

엄마: 후에 그때 왜 술을 마시지 않았는지 물어 보았습니다.

        아버지의 대답은 아주 간단했습니다.

        "내가 한번만이라도 술에 취하게 된다면 영원히 술이 아닌 그 어떤 것의 위로도 소

       용이 없을 것 같았네. 그 때 술을 마셨다면 그 어려운 고비를  넘기지 못 하고 알코

       올 중독에 걸려 가정이 파탄 날 것 같았네. 그 때 맨 정신으로 버텼으니 조금 힘들

       었어도 우리 아들하고 행복하잖은가?!" 라고 말씀 하셨습니다.

      그러니 정말로 술을 참기가 어려울 때 아빠가 이런 마음으로 견디시며 아드님께 가

      정을 지켜 주셨을 거라고 생각하세요.

      혹시 혼자 외로울 때, 울적할 때, 고통스러울 때, 심심할 때, 무료할 때, 어떤 상황에

       서도 술을 으로 삼지 마세요.

      아빠는 가득가득 쌓이는 술도 혼자는 마시지 않습니다.

      술은 어느 것도 지켜주지 않는다는 걸 할아버지를 통해 알고 계시니까요.

아들: 할아버지가 아빠였으면 아빠 가슴에 한이 안 맺히는데. 그지 엄마?

엄마: 어떻든 어미가 일러주는 세 가지는 일생동안 지키시고, 술이 취하는 날은 아빠를

       생각하며 눈물로 용서를 비세요.

      불운한 삶을 살아오신 아빠는 자기 자식에게는 술로 인한 불행을 대물림하지 않기

      위해 독기를 이겨내셨습니다.

      혈통이 술을 당기는 내력이므로 아드님도 술이 따를 수 있는 확률이 다른 사람보다

      높다는 것을 명심하십시오.

      신께서 인간에게 내린 자유의지는 범죄에 빠뜨리기 위한 수단이 아니라 아버지의

     모상대로 신령하기를 바란 것 입니다.

     아빠가 자식을 지키기 위해 그렇게 힘든 고통의 때에도 자기 자신을 이겨내셨습니

     다.

     순전히 아드님을 사랑해서, 오직 아드님 한 사람을 포기할 수 없어서 조상의 피를 단

     호히 거절 했습니다.

아들: 엄마, 내가 누구야?! 아빠 아들이야. 술 같은 것쯤이야 문제없어.

엄마: 아드님께서 아직 어리시기 때문에 술이 가벼워 보이십니까?

      세상의 유혹은 어느 것도 간단하거나 쉬운 것이 없습니다.

      그게 쉬운 거라면 태초의 하느님께서 그 같이 경고를 하시지 않으셨을 것입니다.

      인간은 하느님의 지극한 사랑을 거역한 업보로 더 많은 시련과 고난과 유혹 속에 노

      출 되어 있습니다.

      지금 엄마는 태초의 하느님의 마음을 닮아 일러드리고 있으니 꼭 명심하도록 하세

      요.

      오늘 아침에 아드님께서는 책 보다 더 중요한 진리를 공부하신 겁니다.

      일생을 두고 꼭 지키도록 하세요.

아들: 어머니, 알았사옵니다.

 

자식이 부모의 말을 지키고 살을 거라고 믿어서 이런 훈화를 종종 해 주는 것은 아니다. 부모이기 때문에 자식에게 해 줘야할 가르침들이라고 생각해서 하는 말이다. 가끔 사춘기의 울컥함에서 힘들어 할 때 "엄마 말이 꼭 그럴 때 생각이 나서." 라고 투덜거릴 때가 있다. 위기의 때가 오면 자식의 고향은 부모다. 자식이 어른이 되고 부모가 세상에 없어도, 부모는 그 자식의 등불이 되고 싶다. 술로 벗을 삼지 않고, 술의 노예가 되지 않는, 사람의 아들로 행복을 꾸려 사는 법을 아비를 통해 가르치고 있다.

 

아빠가 아들에게 지켜준 사랑을 아들도 꼭 지켜 살아가시기를 바란다. 아들의 술자리에 뚱 돼지라고 놀렸던 어미의 뱃살이 안주가 되어 놓여 지기를! 어미의 뱃살에 머리를 얹어놓고 들은 훈화가 안주가 된다면 엄마 없는 자유의지의 생활을 하더라도 걸려 넘어질 위험에서 경계령 같은 금줄은 되어 줄 것이라고 믿어 본다.


절절이 그리운 아침훈화를 담은 아들의 머리통을 눕힐 어미의 배가 없다. 그때는!  

 

ㅡ사탄아, 물러가라. 하느님의 일은 생각하지 않고 사람의 일만 생각하는구나! 마르코8,33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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