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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중심이 가벼우면 주변이 시끄럽다." - 2008.7.19, 성 요셉 수도원 원장신부님
작성자김명준 쪽지 캡슐 작성일2008-07-19 조회수483 추천수5 반대(0) 신고

 

(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요셉 수도원 원장신부님 강론 말씀)

 

2008.7.19 연중 제15주간 토요일

미카2,1-5 마태12,14-21

 

 

 

 

"중심이 가벼우면 주변이 시끄럽다."

 

 

얼마 전 어느 수녀님의 한 말씀이 깊은 울림으로 남아있습니다.

“중심이 가벼우면 주변이 시끄럽다.”

개인이나 공동체, 나라의 경우에 그대로 해당되는 진리입니다.

내 마음의 중심이 가볍고 얕으면 내 생각과 행동도 시끄럽고 불안합니다. 
공동체나 나라의 중심을 상징하는 지도자가 가볍고 얕으면 
공동체나 나라 전체가 시끄럽고 불안합니다. 

지금 그대로 겪고 있는 현실이 아닙니까?

반대의 경우도 그대로 통합니다.

“중심이 깊고 무거우면 주변이 고요하고 평화롭다.”

바로 교회공동체, 수도공동체의 경우에 해당됩니다. 
하느님이, 그리스도님이 그 중심에 계시기에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요하고 평화로운 정중동(靜中動)의 교회요 수도원입니다. 

여기 수도원 역시 깊고 고요한 성당이 
수도원의 중심부에 자리 잡고 있기에, 
또 우리 수도자들의 마음 중심에 주님이 계시기에 
고요하고 평화로운 주변 분위기입니다. 

하여 끊임없이 많은 이들이 그리스도의 평화를 찾아 수도원에 옵니다. 

오늘 복음 묵상 중 떠오른 생각들이었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은 
바리사이들의 음모에 맞서지 않고 조용히 물러나 
깊고 고요한 중심이 되어 주변 사람들에게 치유와 평화를 주십니다. 

당신을 사람들에게 알리지 말라고 엄중하게 이르면서 
고요한 중심이 되고자 하십니다. 

이런 예수님을 당신의 종으로 쓰시는 하느님이십니다. 
복음사가가 이런 예수님의 모습에서 즉시 떠올린 것이 
이사야서의 주님의 종이었습니다.

“그는 다투지도 않고 소리치지도 않으리니, 
  거리에서 아무도 그의 소리를 듣지 못하리라. 
  그는 올바름을 승리로 이끌 때까지 
  부러진 갈대를 꺾지 않고 연기 나는 심지를 끄지 않으리니, 
  그의 이름에 희망을 걸리라.”

주님이 중심이 될 때 
비로소 마음은 고요하고 항구하며 자비로우며 겸손합니다.

이런 주님의 종이 
참 지도자의 모범이자 참 관상가의 모습으로 모든 이에게 희망이 됩니다. 

일을 하지 않는 것 같지만 역설적으로 가장 많은 일을 하는 이들입니다. 
이런 이에게 주님은 당신의 영을 주시어 
모든 이들에게 올바름을 선포하게 하십니다. 

예수님을 비롯한 이런 이들이 
과연 주님이 선택한 종, 주님이 사랑하는 이, 주님 마음에 드는 이들입니다.

“중심이 가벼우면 주변이 시끄럽다.”

공동체의 지도자가 가벼우면 그 공동체는 시끄럽기 마련입니다.

노자에 나오는 말씀도 생각납니다. 
가장 좋은 임금은 있는지 없는지 모르는 이요, 
다음으로는 백성에게 사랑 받는 이요, 
다음으로는 두려움을 주는 이요, 
마지막으로 가장 나쁜 임금은 백성들에게 무시당하는 이라는 이야기입니다. 

중심이 고요하고 깊어 있는지 없는지 모르는 
오늘 복음의 주님의 종 예수님 같은 이가 제일 바람직한 지도자상이요, 
중심이 가벼워 무시당하는 이가 
가장 바람직하지 못한 지도자상이라는 것입니다.

오늘의 천민자본주의의 사회현실을 지칭하는 말 같기도 합니다. 

사람마다 가벼운 돈이 중심이 되기에 온통 시끄러운 사회요, 
하느님이 중심이 될 때 
비로소 고요하고 평화로운 사회가 되리라는 것입니다.

오늘 1독서 미카 예언자가 질타하는 사람들, 
중심에 주님을 모시지 않음으로 
악의 노예가 됨으로 스스로 불행을 자초한 이들입니다.

“불행하여라, 불의를 꾀하고 잠자리에서 악을 꾸미는 자들! 
  그들은 능력이 있어 아침이 밝자마자 실행에 옮긴다.”

중심이 가벼우면 주변은 시끄러울 수뿐이 없습니다. 

하느님 중심이 사라지면 
어김없이 부정, 부패, 불의 등 
온갖 악의 잡초들 무성한 시끄럽고 혼란한 현실입니다. 

매일의 이 거룩한 미사시간 
주님을 우리 삶의 중심에 모심으로 
오늘도 고요하고 평화로운 삶을 살 수 있게 된 우리들입니다.

“주님의 얼굴을 주님 종위에 비추시고, 
  주님의 자애로 저를 구하소서.”(시편31,7).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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