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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신앙의 신비여 - 01 시련(1) - 깊고 어두운 골짜기
작성자강헌모 쪽지 캡슐 작성일2012-05-09 조회수483 추천수4 반대(0) 신고

찬미예수님!
 

신앙의 신비여
사제 생활 50년의 단상

왕영수 신부 지음

7. 고통은 영광의 산실, 시련

01 시련(1) - 깊고 어두운 골짜기
'나는 구원을 받을 수가 없다. 아무리 생각해도 내 가 구원받을 가능성은 전혀 없다.' 이런 생각이 나를 지배하던 괴로운 시간이 있었습니다. 콜럼버스(오 하이오)에서 2년간(1979~1981) 사목생활을 하는 중이었습니다. 지리적 으로 미시시피 강 상류지방이자 미 대륙의 큰 골짜기인 이곳 오하이오 골짜기에서 나는 그 지형만큼이나 깊은 내적인 시련을 겪었습니다. 기도를 열심히 하면 할수록, 고해성사를 보면 볼수록 지난날의 실수와 실패, 배신, 갖가지 잘못한 일들이 선명하게 떠올랐고, 죄의식에까지 휩 싸이면서 마음의 안정을 찾을 수가 없었습니다. 나 스스로 벗어나기 어 려운 상태가 지속됐고 나는 혼자 있는 시간이면 곧잘 울고 있었습니다. 한 번은 기도회 도중에 눈물이 쏟아지는데 감당하기 힘들 정도였습니 다. 나는 눈물이 흘러내리는 대로 그냥 두었습니다. 나중에는 눈물에 콧물까지 흘러 수단 앞자락이 엉망이 되는 것도 몰랐습니다. 어떤 봉사 자가 내게 다가와 더러워진 옷을 닦아주면서 기도하는 소리를 듣고서야 어렴풋이나마 의식을 회복할 수가 있었습니다. 그 2년 동안 내 구원관은 뿌리까지 흔들렸습니다. 나는 아무리 해도 구원받을 수 없다. 내가 구원받지 못한다면 살아야 할 의미가 무엇인가. 살아야 할 당위성이 없는 데도 나는 살아 있고, 남이 보는 앞에서는 그 럴듯하게 거룩한 체 하면서 행동하고 말을 해야 하다니. 이런 모순된 삶을 사는 것이 사제로서는 여간 고통스러운 일이 아니었습니다. 그러나 그 즈음 나의 사제생활은 무의미했지만 내 사제성소에 대한 믿음은 변함이 없었습니다. 극심한 내적 갈등 속에서도 사제의 삶을 떠 나야겠다는 생각은 결코 하지 않았고, 또 할 수도없었습니다. 이런 신 념 때문에 시련의 깊고 험한 골짜기를 나는 어렵게나마 벗어날 수 있었 습니다. 지금 생각하니 그것은 '영혼의 암야'였던 것 같습니다. 짙은 구름으로 하늘이 가려졌지만 구름 위에는 변함없이 찬란한 태양이 빛나고 있다는 희망만이 오로지 나를 지탱해주고 있었습니다. 결국 흔들리지 않은 사 제성소가 나를 그 골짜기에서 건져주었고, 나의 정체성을 회복시켜주었 으며, '신시내티'로 갈 때는 그 어느 때보다도 주님의 현존을 생생하게 체험하면서 생기차고 활력 있는 사제의 삶으로 변화되어 있었습니다. 그전의 고통보다 몇 배나 더 큰 은총을 입고 노래하면서 하루하루를 감 사하면서 살게 되었습니다.

주님의 평화가 항시 함께 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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