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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복음산책 (대천사 축일)
작성자박상대 쪽지 캡슐 작성일2003-09-29 조회수2,131 추천수13 반대(0) 신고

◎ 2003년9월29일(월) - 성 미카엘, 가브리엘, 라파엘 대천사 축일

 

▣ 성 미카엘, 가브리엘, 라파엘 대천사

 

  성서에 의하면 천사(天使)들은 하느님의 심부름꾼들이다. 좀더 정확하게 말하면, 천사들은 모두 하느님을 섬기는 영적인 존재들로서 결국은 구원의 유산을 받을 사람들을 섬기라고 파견된 일꾼들이다.(히브 1,14) 천사들은 "거룩한 자들", 또는 "하느님의 아들들"로 불리기도 한다. 그 중에는 "천사들의 무리"를 가리키는 "케루빔"과 "세라핌"이 특별히 부각되는데, 이는 구약성서에서 "거룹"(Kerub/ Kerubim; 창세 3,24; 출애 25,18-19 등 71번)과 "스랍"(Seraf/ Serafim; 이사 6,2; 6,6)으로 불린다.

 

  교회는 천사들의 존재를 믿을 교리로 선포하였다.(1215년 제4차 라테란공의회, 1870년 제1차 바티칸공의회) 그러나 천사에 대한 학자들의 학설은 다양하다. 다만 구약과 신약성서에서 이름으로 언급된 미카엘(다니 10,13; 10,21; 12,1; 유다 1,9; 묵시 12,7), 가브리엘(다니 8,16; 루가 1,11.19.26), 라파엘(토비 5,4; 6,5; 6,7) 천사의 이름 외에 다른 이름들을 사용하는 것을 금하고 있다. 원래 대천사들의 축일은 미카엘을 9월 29일, 가브리엘을 3월 24일, 라파엘을 10월 24일에 지냈으나, 1970년부터 오늘 9월 29일 미카엘 천사의 축일에 합쳐서 지내게 되었다. 다른 천사들에 대한 공경은 10월 2일을 따로 정하여 수호 천사들을 기념하고 있다.

 

  대천사 미카엘(Michael)은 "누가 하느님과 같은가?"라는 뜻으로 천상 군대의 장수, 악에 대한 그리스도인의 보호자, 특히 임종자들의 수호자로 나타난다. 대천사 가브리엘(Gabriel)은 "하느님의 힘", "하느님의 영웅, 용사"의 뜻으로 하느님 계획의 전달자, 환시와 예언의 설명자로 나타난다. 가브리엘 대천사는 세례자 요한의 출생과 예수 그리스도의 탄생을 예고하였다. 대천사 라파엘(Rafael)은 "하느님이 치유하신다"라는 뜻으로 치유하는 자, 맹인의 수호자로 나타난다.

 

[오늘의 복음]  요한 1,47-51

<너희는 하느님의 천사들이 하늘과 사람이 아들 사이를 오르내리는 것을 보게 될 것이다.>

 

  47) 예수께서는 나타나엘이 가까이 오는 것을 보시고 "이 사람이야말로 정말 이스라엘 사람이다. 그에게는 거짓이 조금도 없다" 하고 말씀하셨다. 48) 나타나엘이 예수께 "어떻게 저를 아십니까?" 하고 물었다. "필립보가 너를 찾아가기 전에 네가 무화과나무 아래 있는 것을 보았다." 예수께서 이렇게 대답하시자 49) 나타나엘은 "선생님, 선생님은 하느님의 아들이시며 이스라엘의 왕이십니다" 하고 말하였다. 50) 예수께서는 "네가 무화과나무 아래 있는 것을 보았다고 해서 나를 믿느냐? 앞으로는 그보다 더 큰 일을 보게 될 것이다" 하시고 51) "정말 잘 들어 두어라. 너희는 하늘이 열려 있는 것과 하느님의 천사들이 하늘과 사람의 아들 사이를 오르내리는 것을 보게 될 것이다" 하고 말씀하셨다.◆

  †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복음산책]  하늘을 마주 대하는 세상

 

  요한이 보도하는 제자들의 소명사화는 공관복음의 그것과 많은 차이를 보인다. 요한복음이 말하는 예수님의 첫 제자는 세례자 요한의 두 제자였다.(1,35-40) 두 사람은 세례자 요한이 예수님을 두고 "하느님의 어린양"이라고 증언한 것에 힘입어 예수님을 따르게 된다. 두 사람 중 하나는 시몬 베드로의 동생 안드레아이나, 다른 하나는 누군지 정확하게 알 수는 없다. 아마 제베대오의 아들 요한으로 추정된다. 요한복음에서 특이한 점은 한 제자가 다른 제자의 소명에 참여하고 있다는 점이다. 즉, 안드레아가 자기 형 시몬을 예수께 인도하고, 예수님으로부터 직접 소명을 받은 필립보가 나타나엘을 예수께 인도한다.(1,41.45) 나타나엘은 공관복음의 바르톨로메오와 같은 인물로 추정된다.

 

  나타나엘은 예수께 가기 전에 필립보를 만났다. 필립보는 그에게 모세의 율법과 예언자들이 기록한 메시아이며 요셉의 아들로서 나자렛 출신의 예수를 만났다고 증언한다. 예수께서 나자렛 출신이라는 말에 나타나엘은 다소 회의적인 태도를 보인다. 하지만 곧바로 예수님을 만나서 몇 마디의 대화를 나눈 후 그분을 "하느님의 아들"로, "이스라엘의 왕"으로 고백한다. 예수께서는 나타나엘의 메시아 고백을 인정하고, 그가 지금까지 체험한 것보다 더 큰 일을 보게 될 것을 약속하신다. 더 큰 일이란 다른 것이 아니라 예수께서 장차 드러내실 자신의 영광과 하늘나라에 관한 표징과 기적이다. 오늘 복음의 말로 표현하자면, 하늘이 열려있고, 하느님께서 계신 하늘과 땅에 내려온 사람의 아들 사이를 하느님의 천사들이 왕래하는 것을 보게 된다는 것이다. 이는 마치 야곱의 사다리를 연상케 한다.(창세 28,10-17)

 

  결국 하느님의 천사들이 하늘과 땅을 잇는 역할을 맡은 셈이다. 그렇다고 실제로 하늘과 땅 사이를 오르락내리락하는 하느님의 천사들을 나타나엘이 스스로의 눈으로 볼 수 있다는 말은 아니다. 위에서 이미 언급하였듯이 천사들은 하느님을 보필하는 영적인 존재이므로 비가시적(非可視的)이다. 물론 천사들도 하느님께서 특별히 허락한 사람과 경우, 즉 토비아, 즈가리야, 마리아, 다니엘과 요한의 환시, 요셉과 동방박사들의 꿈속에서와 같이 가시적(可視的) 형상을 취할 수도 있다. 그러나 근본적으로 천사들은 비가시적인 모습으로 하느님과 사람의 아들 사이의 중개역할을 담당한다. 이것은 사람의 아들로 말미암아 하느님이 이 땅에 현존하심을 말하는 것이며, 이로 인해 세상은 열린 하늘과 마주 대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이는 곧 예수님의 도래와 강생으로 인간세상이 새로운 국면을 맞이한 것을 의미한다.◆[부산가톨릭대학교 교목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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