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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요셉 신부님의 매일 복음 묵상 - 지킬 약속만 하기
작성자김현아 쪽지 캡슐 작성일2008-12-19 조회수823 추천수9 반대(0) 신고

 

 

 

대림 3 주간 금요일 - 지키지 못할 약속 하지 않기

 

도산 안창호 선생이 상해 망명시절, 한 동지의 16세 된 아들 생일 축하 자리에 가기로 약속이 되어 있었습니다. 사전에 왜경들이 이 소식을 듣고 집 주변에 잠복하고 있었습니다. 주위의 독립운동을 함께하던 동지들도 참석을 극구 반대하며 말렸습니다.

“선생님, 이번에 가시면 체포되십니다.”

“그래도 가야 합니다.”

“애들 생일잔치인데 뭘 그리 심각하게 생각하십니까?”

“작은 약속이라도 반드시 지켜야만 합니다.”

그렇게 고집을 부리고 그 곳에 가시면 왜경에 체포되고 맙니다.

이 어리석으리만큼 자신의 말에 책임을 질 줄 알았던 도산 안창호 선생의 이 행동은 그 분이 평생 지니고 살았던 4대 정신이 무엇이었는지 알면 바로 이해가 됩니다.

그 첫 번째 정신이 ‘무실(務實)’입니다. 무실은 말 그대로라면 노력해 열매를 맺자는 것이겠지만 實은 ‘진실’이란 뜻도 있습니다. 즉, 무실은 진실이란 뜻이고 그 반대는 거짓입니다. 그 분은 이런 말씀을 하셨습니다.

“죽더라도 거짓이 없으라. 농담으로라도 거짓말을 말아라. 꿈에라도 성실을 잃었거든 통회하라.”

그 두 번째 정신은 ‘역행(力行)’입니다. 알면 행하라는 뜻입니다. 약속을 지켜야 하는 것을 알았기에 그 분은 다만 행한 것뿐입니다.

세 번째 정신은 ‘충의(忠義)’입니다. 충성과 신의를 나타내는데, 맡은 일에 대해 충성을 다하고 사람에 대해서는 신의를 지켜야 한다는 뜻입니다. 그는 동지들에게 이렇게 씁니다.

“만일 우리가 우리 몸부터, 우리 집부터 고치는 것을 큰 일로 보지 않는 이가 있다고 하면, 우리는 세상을 속이는 사람이요 우리 스스로가 속는 사람이외다.”

그리고 마지막이 ‘용감(勇敢)’입니다. 도산은 ‘용단력과 인내력’이란 글에서 이렇게 씁니다.

“일이 옳은가 그른가, 이 일을 할까 말까 방황하고 주저하면 거기에는 고통이 생깁니다. 또 결국은 낙망합니다. 낙망은 청년의 죽음이요, 청년이 죽으면 민족이 죽습니다.”

우리는 그분이 어째서 작은 약속을 지키기 위해 목숨을 거셨는지 이해할 수 있습니다. 저도 그분에 대한 짧은 글들을 찾아 읽으면서 지금까지 지키지 못한 많은 약속들이 떠올라 부끄러웠습니다. 그 분은 중학교 학력밖에는 없는 분이셨는데도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너무나도 확실한 신념을 지니고 사셨기 때문입니다.

지키지 못할 약속은 아예 하지 맙시다. 그리고 했다면 목숨을 걸고라도 지키도록 합시다. 지키지 못할 약속을 하는 것도 일종의 거짓말이기 때문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가브리엘 천사는 즈카르야에게 나타납니다. 그리고 즈카르야 부부에게 아들이 생기리라고 합니다. 그러나 즈카르야는 자신과 아내가 나이가 많고 지금까지도 자녀가 없었다는 말을 하며 잘 믿으려하지 않습니다. 덕분에 즈카리야는 아들이 출생하여 할례를 받을 때까지 말문이 막히게 됩니다.

만약 즈카리야도 도산 안창호 선생과 같은 신념으로 살았다면 주님의 말을 믿지 못했을까요? 물론 믿기 어려웠을 테지만 ‘나도 거짓말을 안 하는데 하느님이 지키지 못할 약속을 하실 수 있을까?’하며 결국 믿지 않았을까요?

 

자주 우리가 믿지 못하는 이유는 우리 자신이 믿지 못할 사람이기 때문이라는 것을 망각할 때가 있습니다. 믿음을 더 증가시킵시다. 그러기 위해서는 먼저 내 안에서부터 거짓이 없어야 합니다. 내 안에 있는 거짓이 내 믿음을 갉아먹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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