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선물
작성자박영미 쪽지 캡슐 작성일2008-12-07 조회수538 추천수4 반대(0) 신고
<즐거운 편지>....황동규
 
1. 내 그대를 생각함은 항상 그대가 앉아 있는 배경에서 해가 지고 바람이 부는 일처럼 사소한 일일 것이나 언젠가 그대가 한없이 괴로움 속을 헤매일 때에 오랫동안 전해오던 그 사소함으로 그대를 불러보리라.
 
2. 진실로 진실로 내가 그대를 사랑하는 까닭은 내 나의 사랑을 한없이 잇닿은 그 기다림으로 바꾸어 버린 데 있었다. 밤이 들면서 골짜기엔 눈이 퍼붓기 시작했다. 내 사랑도 어디쯤에선 반드시 그칠 것을 믿는다. 다만 그때 내 기다림의 자세를 생각하는 것뿐이다. 그 동안에 눈이 그치고 꽃이 피어나고 낙엽이 떨어지고 또 눈이 퍼붓고 할 것을 믿는다.
 
<빈집>....기형도
 
사랑을 잃고 나는 쓰네
 
잘 있거라, 짧았던 밤들아
창밖을 떠돌던 겨울안개들아
아무것도 모르던 촛불들아, 잘 있거라
공포를 기다리던 흰 종이들아
망설임을 대신하던 눈물들아
잘 있거라, 더 이상 내 것이 아닌 열망들아
 
장님처럼 나 이제 더듬거리며 문을 잠그네
가엾은 내 사랑 빈집에 갇혔네.
 
<꽃자리>...구상
 
반갑고 고맙고 기쁘다.
앉은자리가 꽃자리니라!
네가 시방 가시방석처럼 여기는
너의 앉은 자리가 바로 꽃자리니라.
반갑고 고맙고 기쁘다.
앉은 자리가 꽃자리니라!
네가 시방 가시방석처럼 여기는
너의 앉은 자리가 바로 꽃자리니라.
나는 내가 지은 감옥 속에 갇혀있다.
너는 네가 만든 쇠사슬에 매여 있다.
그는 그가 엮은 동아줄에 묶여 있다.
우리는 저마다 스스로의 굴레에서 벗어났을 때
그제사 세상이 바로 보이고 삶의 보람과 기쁨도 맛본다.
앉은 자리가 꽃자리니라.
네가 시방 가시방석처럼 여기는
너의 앉은 자리가 바로 꽃자리니라.
 
.----시집이 한국에 다 있어서 좋아하던 시들이 잘 생각나진 않지만 그래도 마음에 제일 많이 남아 있는 좋아하는 시들입니다. 예전엔 가슴아픈 슬픈 사랑시가 많이 좋았는데 요즘은 아는 신부님께서 쓰신 글에 있던 구상시인의 '꽃자리'라는 시가 제일로 좋습니다. 이유는 다들 꽃자리란 시를 읽어 보시면 아시겠지요?  평소와는 달리 강한 어조의 글을 써 놓고는 행여 상처받는 사람들이 있을까봐 좌불안석하다 그냥 시를 선물로 주고 싶어서 올립니다.
 
제 마음 다들 아시죠? 미워하는 마음은 전혀 없답니다...
 
거룩한 주일 보내고 계시리라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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