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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요셉 신부님의 매일 복음 묵상 - 내 자신에게 솔직할 때
작성자김현아 쪽지 캡슐 작성일2008-12-15 조회수983 추천수12 반대(0) 신고

 

 

 

대림 3 주간 화요일 - 내 자신에게 솔직할 때

 

 

 

 저는 성소를 좀 늦게 받은 편입니다. 대학 다니다가 군대 다녀와서 복학을 했는데 성소를 느끼고 신학교로 편입시험을 봐서 들어갔습니다. 사실 그 이전엔 사제가 되고 싶은 생각은 전혀 없었습니다. 결혼해야 행복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어렸을 때 사람들이 물으면 사제가 되겠다고 대답했습니다. 수녀님이 계속 사제가 되라고 해서 별 생각 없이 그러겠다고 했더니 굉장히 기뻐하시고 특별히 챙겨주시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성당 다니는 아주머니들에게도 앞으로 뭐가 될 거냐고 물으면 신부가 된다고 대답했고 그러면 머리를 쓰다듬어 주시며 먹을 것이나 용돈도 주시는 적이 있었습니다.

초등학교 고학년이 되어서 새로 만난 담임선생님은 예쁜 여자 선생님이었습니다. 그 분은 수업시간마다 성경 이야기를 해 주셨고 우리는 매우 재미있게 들었습니다. 문제는 그 분은 개신교 신자였습니다. 앞으로의 희망을 쓰라고 할 때 저는 이렇게 썼습니다.

“신부님 혹은 목사님!”

아마 그 때부터 세상과 타협하는 방법을 배웠던 것 같습니다. 그랬더니 그 선생님이 특별히 저를 남으라고 하더니 따로 신앙에 대해 상담을 해 주셨습니다. 그러면서 이왕이면 목사님이 되라고 했습니다. 저는 사제건 목사건 상관없다고 대답했던 것 같습니다.

그런 식으로 시간이 흘렀고 혹시 중, 고등학교 때 저를 이끌어주는 누가 있었다면 바로 신학교에 들어갈 수도 있었겠지만 커가면서 그런 마음은 사라지고 말았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그것이 얼마나 다행인지 모르겠습니다.

 

나이가 25세가 되어 성소에 대한 고민을 하게 되었습니다. 한 1년 심하게 고민하고 주님께 ‘항복’하였습니다.

돌아보면 어렸을 때 사제가 되겠다고 한 것은 나의 진정한 소망이 아니었음을 깨닫습니다. 부모님이나 주위 사람에게 떠밀려서, 혹은 싫다고 말할 용기가 없었기 때문에 나 스스로를 속였던 것입니다. 그래서 지금은 이전에 사제가 되고 싶었느냐고 물으면 없었다고 대답합니다. 왜냐하면 그 때는 ‘No!’라는 말을 할 용기가 없었기 때문이고 진정으로 되고 싶었던 적은 정말 없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실제로 그렇게 ‘No!’라는 말을 할 수 없어 신학교 들어오고 사제가 된 신부님들을 압니다. 한 젊은 사제가 저에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내가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제일 후회되는 건 ‘No!’ 할 수 있었을 때 하지 못한 거야.”

그 신부는 사제가 된 것을 후회하면서도 그래서 힘들어하면서도 옷을 벗지도 못합니다. 정말 그렇게 힘든 삶은 없을 것입니다.

우리는 세상 어떤 것에도 구애받지 않고 모든 것을 책임질 수 있는 결정을 내릴 줄 알아야합니다. 그래야 내 자신의 주인이 되는 것이고 그런 결정에 생명을 걸 수 있습니다.

 

오늘 복음에서는 큰 아들은 밭에 나가 일하라는 아버지의 말에 ‘No!’ 합니다. 그러나 결국 일을 합니다. 그러나 작은 아들은 그 반대입니다. ‘Yes!’ 했지만 결국 일을 하지 않습니다.

하기 싫으면 끝까지 ‘No!’ 해야 합니다. 자신에게 솔직해야 하는 것입니다. 둘째 아들은 ‘No!’ 할 용기가 없어서 결국 자신을 속인 것입니다. 바로 수석 사제들과 지도자들이 그런 부류입니다. 어쩔 수 없이 ‘예!’ 하며 살지만 실제 마음은 아닌 것입니다. 종교와 백성의 지도자로서 겉으로는 좋은 모습을 보이고 싶어서 주님을 따르는 척하지만 결국 자신을 속이며 사는 사람들입니다. 그러나 세리와 창녀들은 주님의 말씀에 확실히 ‘싫어요!’ 했던 사람들이었기에 솔직한 회개도 할 수 있었던 것입니다.

 

자신을 속이며 억지로 무엇을 하지 맙시다. 그런 사람이 일을 하면서도 불평이 많습니다. 하기 싫으면 하기 싫다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이 자신을 아는 사람이고 자신을 알기에 한 번 ‘Yes!’ 하면 끝까지 가는 것입니다.

예수님과 성모님의 ‘Yes!’는 그래서 영원한 효력을 발휘하는 것입니다. 우리도 우리가 하는 말에 온 존재를 실어 말했으면 반드시 열매를 맺도록 합시다.

하늘에서 쏟아지는 비, 내리는 눈이 하늘로 되돌아가지 아니하고 땅을 흠뻑 적시어 싹이 돋아 자라게 하며 씨 뿌린 사람에게 씨앗과 먹을 양식을 내주듯이, 내 입에서 나가는 말씀도 그 받은 사명을 이루어 나의 뜻을 성취하지 아니하고는 그냥 나에게로 돌아오지는 않는다.” (이사 55,10-11)

 

 

로마에 유학 중이신 전삼용 (요셉) 신부님의 복음 묵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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