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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봉쇄수도원의 24시 - 침묵속 하루 7번의 기도와 노동에 묶인 삶
작성자송규철 쪽지 캡슐 작성일2008-12-22 조회수718 추천수2 반대(0) 신고

봉쇄수도원의 24시 - 수정의 성모 트라피스트 수녀원


침묵속 하루 7번의 기도와 노동에 묶인 삶
하지만 내면의 자유 가득한 세상

경남 마산시내에서 30분 가량 떨어진 시골마을에 위치한 시토회 수정의 성모 트라피스트 수녀원은 나즈막한 산 중턱에 자리하고 있다. 겉모습 은 여타의 수도원과 크게 다를 바 없었지만 안으로 들어가면 피정의 집 맞은편으로 봉쇄구역이라는 표지판과 함께 두꺼운 철문이 가로막고 있 다. 일반인들이 접근할 수 없는 봉쇄구역. 그들이 세상과 분리된 것은 세 속의 정신과 영향에서 벗어나 오로지 하느님께 헌신하고자 하는 의지이다.

시토회 수정의 성모 트라피스트 수녀원은 성 베네딕도의 수도 규칙을 따 르며 기도-노동-말씀이 세 기둥 이루는 생활을 유지하고 있다. 일상에서는 침묵이 기본이며 하루 7번의 기도가 반복된다. 일상은 365일 동일하다.

새벽 3시30분. 아직은 모두가 잠든 고요한 시각, 수녀들은 미련없이 이부자리를 털고 일어나 성당으로 향한다. 3시50분에 첫기도를 바치고 영적 독서(Lectio Divina)에 빠져든다.

새벽 5시30분. 아침 기도 시간, 어둠 가운데 무릎을 끓고 깊이 허리숙여 인사하는 그들의 모습은 어떤 꾸밈도 없다.

오전 6시30분. 알음알음 모여든 마을 신자들과 함께 미사를 봉헌했다.
이 수녀원이 공식적으로 세상과 이어지는 때는 전례와 피정이다. 수녀들과는 비록 격자(나무 울타리)로 분리돼 있긴 하지만 성당은 기도를 함께 나누기 위해 24시간 개방돼 있다.

아침 8시20분. 또다시 기도시간(삼시경). 이후 2시간 30분 가량 작업시간이 있다.

세상과 완전히 단절된 듯 보이는 수녀원의 삶이 바깥으로 드러나는 가장 큰 통로는 기도였다. 뜻밖에도 너무나 많은 이들이 수도자들의 기도에 의지하고 있다. 객실 담당 수녀의 다이어리에는 신자들의 기도 청탁으로 가득하고, 수녀원의 게시판에도 늘 신자들이 보내온 지향을 가득히 붙여놓고 잊지 않고 기도한다.

오전 11시50분. 모든 일에서 손을 떼고 기도(육시경)를 바친다. 오후 2시에는 구시경. 이후 오후 작업이 이뤄진다.

오후 5시10분. 하루의 작업을 마치는 시간이다. 저녁기도와 묵상에 이어 식사가 마련된다.

저녁 7시40분. 끝기도를 바치고 「살베 레지나」의 부드러운 음률 안에서 하루를 접고 대침묵에 빠져든다.

트라피스트 수도회는 스스로의 노동을 통한 생계유지를 원칙으로 하고 있다. 수녀들은 1~3가지 정도의 소임을 겸하고 있어 작업시간이 늘 빠듯한 편. 부식 등은 무농약, 유기농으로 직접 생산하고 잼과 이콘 등을 판매 해 생활에 보탠다.

작은 나무조각 하나들도 그에게 자극을 준다. 살을 깎아내는 칼날을 거부하지 않는 나무. 그래서 나무는 「성화」를 담는 그릇으로 변화했 다. 그 나무의 모습을 보며 나 자신은 모난 곳을 깎아주는 하느님을 거부 한 적이 없는 지 되돌아보게 된다고.

이곳의 봉헌생활은 고독의 생활과 사랑의 생활, 침묵과 대화, 순종과 자 유가 균형과 조화를 이루며 내면의 자유를 가지게 한다. 24시간이 오롯이 하느님 앞에 봉헌된 삶. 사회적인 잣대로 잴 때 어떤 대단한 일을 하거나 세상에 큰 도움이 안될 지는 모르지만 주어진 일상에 주어진 작은 일들을 열심히 살아가는 삶을 통해 수녀들은 기도한다. 그 기도를 통해 세상에서 고통받는 누군가가 다시 일어서는 힘을 얻을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한정된 공간 안에서 정해진 시간에 노동하고 기도하는 일상을 평생토록 반복하는 것이 얼마나 힘들까... 생각한다.


<인터넷 자료를 찾아 수정하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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