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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요셉 신부님의 매일 복음 묵상 - 양은 목자를 필요로 한다
작성자김현아 쪽지 캡슐 작성일2008-12-15 조회수856 추천수13 반대(0) 신고

 

 

 

대림 3 주간 월요일 - 양은 목자를 필요로 한다

 

 

 

 로마에서 공부하는 교구 사제들이 돈을 모아서 산 차가 하나 있습니다. 어제 저녁에 로마 시내에 차를 세워놓고 볼일을 보고 나왔는데 뒤 작은 유리가 깨져있는 것이었습니다. 안을 살펴보니 잘 감추어놓았던 네비게이션을 누가 훔쳐간 것이었습니다.

더 큰일은 다음 날 은퇴 신부님을 찾아뵈어야 하는데 네비게이션이 없으면 찾아갈 수가 없었습니다. 왜냐하면 그 분이 집을 옮긴 뒤 처음 찾아가는 것이라 아무도 길을 모르기 때문입니다.

저는 일단 지도책을 갖고 집을 나섰습니다. 그 집 주소를 몰라서 일단은 동네만 우선 찾아가기로 하였습니다. 그러나 지도책만 보고는 어느 길이 가장 수월한 길인지 알기가 힘들었습니다. 그래서 그 신부님께 전화를 해서 길을 가르쳐 달라고 했습니다. 어느 정도까지는 그 분이 가르쳐주신 대로 지도를 찾아가고 마을로 들어와서는 그 신부님이 차를 가지고 나와계시겠다고 만나서 당신을 따라오라고 하였습니다.

우리는 걱정과는 다르게 한 번도 실수 없이 그 신부님을 만났고 그 신부님 집에 다다를 수 있었습니다.

만약 우리가 자존심이 있어서 그 신부님께 전화를 해서 설명을 요구하지 않고 우리 힘만으로만 집을 찾으려 했으면 거의 불가능하였을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필요할 때마다 전화로 길을 물었고 지도와 비교해가며 길을 잘 찾을 수 있었습니다. 어떤 때 우리들은 물어보지 않아서 어려움을 겪는 경우들이 있습니다. 내 자신만 믿는 것보다는 더 확실히 아는 누구에게 도움을 받는 것이 참으로 중요하다는 것을 다시 한 번 느낄 수 있었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 성전에서 가르치시고 계신데 수석 사제들과 백성의 지도자들이 와서 무슨 권한으로 성전에서 가르치고 있느냐고 묻습니다. 대학 강단에 서기 위해서는 학위가 필요하듯이 그들도 그런 권한을 묻는 것입니다. 예수님은 목수의 아들로 학위 같은 것이 없습니다. 그분의 권한은 사람들에게서가 아니라 하늘로부터 주어진 것입니다. 그러나 그것을 누가 믿겠습니까?

예수님께서는 이렇게 반문하십니다.

“나도 너희에게 한 가지 묻겠다. 너희가 나에게 대답하면, 나도 무슨 권한으로 이런 일을 하는지 너희에게 말해 주겠다. 요한의 세례가 어디에서 온 것이냐? 하늘에서냐, 아니면 사람에게서냐?”

그들은 상의합니다. 만약 요한의 세례가 하늘에서 왔다고 한다면 왜 요한의 말을 믿지 않느냐고 할 것이고 사람에게서 왔다고 한다면 백성들이 그를 예언자로 여기고 있었기 때문에 갖은 비난을 받을 것이었습니다. 그들은 진퇴양난에 빠진 것입니다.

예수님은 요한의 세례가 하늘로부터 왔듯이 당신이 가르치실 권한도 하늘에서 왔다고 말씀하시려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그들이 “모르겠소.”라고 대답하자 예수님도 “그럼 나도 무슨 권한으로 이런 일을 하는지 말하지 않겠다.”라고 하십니다. 왜냐하면 사실대로 말해 보아야 그들은 그것을 받아들이지 않을 것임을 아시기 때문입니다.

 

성경에 나타난 분이 예수님인데, 그 분의 설명을 들으려하지 않고 성경만 계속 파고듭니다. 결국 지도만 보다가 그 안에서 헤매다 목적지에 도달하지 못한 것입니다. 이것이 아직도 메시아를 기다리고 있는 지금의 유다인들입니다.

개신교도 마찬가지입니다. ‘성서만으로’라는 기치를 들고 결국 교회의 공식적인 가르침을 거부하였습니다. 지도만 있으면 되니 다른 도움은 필요 없다는 것입니다. 결국 같은 성경을 보면서도 그들은 믿고 싶은 것만 믿고 다른 이야기는 듣기를 원치 않습니다.

물론 우리 신앙 안에서도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습니다. 혼자 성경을 해석하여 옳다고 생각하고 자신의 고집 안에 쌓여 교회의 말을 듣지 않으려는 신자를 적지 않게 보게 됩니다.

그래서 교회의 도움이 필요한 것입니다. 그렇지 않으면 왜 예수님께서 교회를 만들어 놓으셨겠습니까? 아빌라의 데레사 성녀도 영적 지도사제에게 꾸준히 지도를 받았습니다. 지도를 받을 필요가 없이 완전한 신앙인은 단 한 명도 없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항상 길을 잃기 쉬운 양들임을 잊지 말고 항상 교회의 우리 안에 머물기를 결심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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