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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관상생활의 축복" - 2.6, 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요셉 수도원 원장신부님 강론 말씀
작성자김명준 쪽지 캡슐 작성일2010-02-06 조회수482 추천수6 반대(0) 신고
(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요셉 수도원 원장신부님 강론 말씀)
 
 
 
 
2010.2.6 토요일 성 바오로 미키(1564-1597)와 동료 순교자들 기념일
                                                                                        
열왕기 상3,4-13 마르6,30-34

                                                        
 
 
 
 
 
 
"관상생활의 축복"
 
 


저의 집무실을 따뜻하게 하는 작은 전기난로의 위력이 대단합니다.

난로가 꺼졌을 때 집무실은 냉방이 됩니다.
 
방안을 따뜻하게 하는 전기난로,
주변의 추위를 녹여 따뜻하게 하는 사랑의 관상가를 상징합니다.
 
어제 수녀원 성당에서 기도할 때도
추운 성당에 수녀님들의 검정 수도복이 유난히 춥게 느껴졌습니다.
 
마음의 사랑 불까지 꺼지면 얼마나 추울까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날씨는 추워도 마음의 난로에 사랑의 불길은
끊임없이 타오르도록 해야겠습니다.

하느님은 사랑이십니다.
 
참 행복은 관상에 있고, 관상의 내용은 사랑입니다.
 
배려하고 보살피는 사랑,
깨어있는 사랑,
열려있는 사랑,
깨닫게 하는 사랑,
섬세한 사랑입니다.
 
비상한 관상이 아니라 사랑 가득한 평범한 관상이요,
이런 ‘사랑의 사람’이 바로 관상가입니다.

“너희는 내 사랑 안에 머물러 있어라.”(요한19,9b).

우리의 정주생활,
바로 이런 주님 사랑 안에 머물러 사는 관상생활을 뜻합니다.
 
우리의 모든 기도들, 깊이 들여다보면 모두 관상기도입니다.
 
성무일도시간, 묵상시간, 미사시간, 모두
주님 사랑 안에 머물러
주님의 사랑으로 우리를 충전시키는 은총의 시간입니다.
 
억지로 의무가 아닌
주님 향한 자발적 사랑이 우리를 주님 사랑 안에 머물게 합니다.
진정한 힘은 주님과의 일치의 사랑에서, 관상에서 나옵니다.
 
이 사랑의 관상과 더불어 밝아지는 마음의 눈, 사랑의 눈입니다.
 
무욕의 무사(無私)한 사랑이 ‘있는 그대로’의 실재를 보게 합니다.
 
바로 이게 분별의 지혜이자 겸손입니다.
하여 사랑은 분별의 잣대가 됩니다.

사랑하는 만큼 보이고 보는 만큼 압니다.
 
하느님과 사랑의 일치가 깊어질수록
‘있는 그대로’ 보게 되는 분별의 지혜요 참 나를 아는 겸손입니다.
 
모든 덕의 어머니라는 분별력과 겸손은
사랑의 한 뿌리에서 나온 것임을 깨닫게 됩니다.
 
그러니 사랑의 사람인 관상가는
분별의 지혜를 지닌 겸손한 사람이라 할 수 있습니다.
주님 사랑 안에 늘 머물러 사는 관상의 삶일 때
분별력과 겸손의 덕입니다.

우리의 모든 기도가 궁극적으로 목표하는 바가 이런 관상의 삶입니다.
 
오늘 독서에서 솔로몬의 선택이 참 지혜롭습니다.
 
그의 기도 역시 참 순수하고 아름다워 기도의 전형을 보는 듯합니다.
 
하느님과 백성들에 대한 사랑에서 나온
솔로몬의 지혜롭고 겸손한 기도입니다.

“저는 어린아이에 지나지 않아서 백성을 이끄는 법을 알지 못합니다.
  …그러니 당신 종에게 듣는 마음을 주시어,
  당신 백성을 통치하고 선과 악을 분별할 수 있게 해 주십시오.”

솔로몬의 무사한 사랑에서 나온 순수한 동기가 주님 마음에 꼭 들었고,
주님 보시기에도 좋았습니다.
 
주님의 즉각적인 응답입니다.
“네가 자신을 위해 장수를 청하지도 않았고,
  자신을 위해 부를 청하지도 않았고,
  …그 대신 이처럼 옳은 것을 가려내는 분별력을 청하였으니,
  자, 내가 네 말대로 해 주겠다.
  이제 너에게 지혜롭고 분별하는 마음을 준다.
  …또한 네가 청하지 않은 것, 곧 부와 명예도 준다.”
세상에 무엇보다 좋은 선물이 분별력의 지혜입니다.
 
교회 지도자들의 으뜸 자질도 바로 분별력입니다.
분별력의 선물과 더불어 부와 명예도 더불어 선물로 받는 솔로몬입니다.
 
수도자들이 본연의 봉헌의 삶에 충실할 때
성소자와 물질의 복도 자연스럽게 뒤따르는 이치와 똑같습니다.
 
오늘 복음에서도 예수님의 분별력의 지혜가 돋보입니다.
 
주님의 지혜로운 분별을 받기위해
자기들이 한 일을 보고하자
주님은 우선 이들에게 쉴 것을 명령하십니다.
 
제자들의 지친 영육을 충전시키기 위한
주님의 지혜로운 분별, 사랑의 배려입니다.

“너희는 따로 외딴 곳으로 가서 좀 쉬어라.”

이어 주님은 외딴 곳에 도착했지만
거기 목자 없는 양들과 같은 많은 군중을 보시고
가엾은 마음이 드시어 쉬지도 못하시고
이들에게 많은 것을 가르쳐주십니다.
 
이 또한 군중의 필요에 응하는 주님 분별의 사랑입니다.
 
새삼 분별의 잣대는 사랑임을 깨닫습니다.
 
매일의 이 거룩한 미사시간,
주님은 당신 사랑 안에 머물러 있는 우리 모두에게
분별력과 겸손의 덕을 선사하십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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