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성탄카드
작성자박영미 쪽지 캡슐 작성일2008-12-19 조회수923 추천수7 반대(0) 신고
이번주는 성탄 카드를 쓰고 보내는 일로 재미 있었다.
지난번에 27장 산 카드를 거의 다 쓰고 몇장 남지 않았다.
 
카드를 보내고 싶은 사람들은 더 많은데 만난지 한참된 친구들의 주소를 알지 못하고 여기 나와 살다보니 소원해지기도 하고 암튼 성당 분들도 특히 함께 주일학교에서 애쓰시는 분들 위주로 카드를 보냈다.
 
직접 주는 것보다 우표에 소인이 찍힌 편지를 받는 것이 더 기쁠거라 생각되어 총총히 우표를 부치고 우체통에 가져다 넣었다.
 
성탄 카드를 쓰다보니 또 옛날 얘기가 생각난다.
 
초등학교 6학년때다.
 
5학년때까지는 시골서 살다 6학년이 시작되며 중소도시로 옮겨서 큰 학교로 전학을 하고 친구들을 새로 만나고 사귀게 되었다. 그중에 특별히 친한 친구가 하나 있었다.
 
6학년 내내 붙어 다니며 종알거리고 숙제도 함께 하고 등하교 길은 항상 같이 붙어 다니던 단짝 친구 였다.
 
둘이서 우리반 친구들 모두에게 카드를 보내자는 계획을 세우고 아마 성탄 몇주전부터 카드제작을 하기 시작했다.
 
재료는 주로 자연으로부터 구했다.
 
야산에 올라가서 낙엽을 줍다가 개한테 쫓겨 혼줄이 나기도 했고 학교에서 키우던 공작새의 떨어진 깃털도 멋진 재료였고 솔방울을 하나씩 분리해서 모양을 만들어 본드로 붙이기도 하고...별별 재료를 다 동원해서 카드를 만들었었다.
 
다행히 겨울 방학식 하기 전날까지 둘다 카드를 다 만들었고 둘이서 만든 카드를 펼쳐놓고 뿌듯해했다.
 
그 친구가 나에게 자기가 만든 카드 중에 어떤 카드가 제일로 멋지냐고 묻길래 솔방울로 만든 카드가 제일로 좋다고 했고 나도 그친구에게 어떤 카드가 제일 멋있어 보이냐고 물었더니 그친구도 솔방울 카드라고 말해 주었다.
 
내가 만든 카드중에 제일로 멋있어 보이는게 솔방울 카드라고 하니 그 다음날 나는 그 솔방울 카드를 내가 제일로 좋아했던 남자 아이에게 줬고 내 친구는 그 솔방울 카드를 나에게 주었다.
 
아마 나에게 어떤 카드가 젤로 멋진가 물어볼때부터 그 친구는 이미 내가 좋아하는 카드를 나에게 줄 생각을 하고 있었나 보다. 나는 뭐 지금도 그렇지만 그때도 눈치없기가 이루 말할 수 없어 그 카드를 좋아하는 남자아이에게 줘 버렸고...
 
내친구의 카드를 열어 보았을때 어찌나 얼굴이 화끈거렸는지 모른다. 제일로 괜찮아 보인다고 칭찬한 카드를 내친구에게 주지 않은 것도 미안하고 대신 내가 그 카드를 다른 남자아이한테 줘버렸으니 내맘이 들킨 것도 부끄럽고...
 
사실 챙피한건 순간이었고 그것 보다는 내 친구의 속깊은 마음에 감동했었다.
 
고등학교를 다른 학교에서 다니고 대학 입시 치루기 몇주전에 자기는 이번엔 자신없다고 하며 전화를 했었고 그후 그 친구는 1년 재수를 해서 우리나라에서 제일로 좋다는 학교에 그것도 제일로 좋다는 공대를 들어갔다.
 
아마 지금도 어디에선가 멋지게 일하고 있을 것이다.
 
세월이 지나면서 끊어진 인연이 왜 이리 많은가 모르겠어요. 시간이 더 갈수록 어릴적 친구들이 많이 그립습니다. 한국에 나가면 그 친구는 꼭  만나볼 생각입니다.
 
어릴적 함께 나누었던 추억이 너무 많아 지금 만나도 할 얘기가 많을 것 같습니다.
 
이젠 하루를 마무리하며 기도하고 꿈나라로 가야겠습니다. 다른 분들은 계속 좋은 날 보내세요.
 
 
 
 
태그
COMMENTS※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26/500)
[ Total 27 ] 기도고침 기도지움
등록하기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 파일 찾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