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가장 작은이들 가운데 한 사람에게/신앙의 해[30]
작성자박윤식 쪽지 캡슐 작성일2012-12-11 조회수480 추천수1 반대(0) 신고


유대인 유머에 돈 이야기에 관한 게 유독 많다.
신이 무슨 돈, 죽은 사람에게 무슨 돈이?
돈은 결국 살아 있는 사람의 것이 아니겠는가.
이런 의미에서 그들에게는 촌철살인의 유머가 많다.
유대인의 돈에 대한 지혜는 그들의 모금과 모금관리에 대한 기나긴 역사와 연관이 있다.
 

신부님, 목사님, 랍비 세 분이 모금하였다.
모금이 끝난 후 분배에 대해 논의했다.
먼저 신부님이 정중하게 말씀하셨다.
“저는 땅에 원을 그린 후 돈을 던져 원 안에 들어오는 것은 신을 위해 사용하고
나머지는 제가 쓰겠습니다.”

목사님은 자랑스럽게 말했다.
“저는 땅에 선을 그은 후 돈을 던져
왼쪽에 떨어지는 것은 신을 위해 오른쪽에 떨어지는 것은 제가 쓰겠습니다.”

랍비는 일어서면서 말했다.
“저도 돈을 던지겠습니다.
위로 올라가는 것은 신의 것이니 그분이 쓸 것이고
땅에 떨어지는 것은 제 것이니 제가 쓰겠습니다.” 
 

그때에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말씀하셨다.
“너희는 어떻게 생각하느냐?
어떤 사람에게 양 백 마리가 있는데 그 가운데 한 마리가 길을 잃으면,
아흔아홉 마리를 산에 남겨 둔 채 길 잃은 양을 찾아 나서지 않느냐?
그가 양을 찾게 되면,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말하는데,
길을 잃지 않은 아흔아홉 마리보다 그 한 마리를 두고 더 기뻐한다.
이처럼 이 작은 이들 가운데 하나라도 잃어버리는 것은
하늘에 계신 너희 아버지의 뜻이 아니다.”(마태 18,12-14)
 

예수님은 산수를 모르신다. 만일 그분께서 이 시험을 보셨다면 아마도 낙제하셨을 것이다.
잃어버린 한 마리 양의 비유에서 잘 알 수 있다.
양을 백 마리나 키우는 목자는 그들 가운데 한 마리를 잃었을 때 지체하지 않고
아흔아홉 마리를 사막에 놓아둔 채 그 양을 찾으러 나갔단다.
찾은 후에는 그 보잘것없는 동물을 메고 돌아온다.(루카 15,4-7)
예수님께는 그 한 마리가 아흔아홉 마리와 같은 가치를 지닌단다.
누가 이 사실을 받아들이겠는가?
그렇지만 그분의 자비는
잃어버린 그 한 마리를 찾기 위해 어떤 위험이나 수고로움도 마다치 않으셨다.
 

어떤 신학생이 방학 때 며칠 동안 어느 절에 머문 적이 있었다.
스님들이 어떻게 기도하고 자신을 수양하는지를 알고 싶었기에.
그들은 새벽 3시에 일어나 참선으로 하루를 시작하며
6시에 아침 공양을 하고 잠시 쉬었다가 12시까지 다시 참선한다.
점심 뒤 잠깐 쉬고 나서 또다시 참선이 이어지고
저녁을 먹고는 9시까지 참선을 한 후 잠자리에 든다.
이것이 깊은 산에서 도를 닦는 스님들의 일과이다.
그들은 늘 이렇게 단조로운 일과를 스스로 선택해 산다.

그는 스님들의 일과를 그대로 따라보았지만,
허리도 아프고 온갖 잡념이 머리를 뒤흔들어 놓았다.
하루하루가 중노동을 하는 것으로 부담되어
하루에도 몇 차례씩 집으로 돌아오고 싶은 마음이 들었단다.
그런데 문득 왜 스님들은
산중에서 누가 시키지도 않는 이러한 생활을 하고 있는지가 궁금했다. 
 

그것은 그들 자신이 누구인지를 깨치려고 노력하는 과정이었다.
자신을 깊이 바라보는 것은 바라보는 사람과 그 대상의 구분을 사라지게 한다.
자신을 깨친 사람은 어떻게 대중을 사랑해야 할 것인지 알게 된다.
스님들의 자기 성찰의 시간은 사람들에게 자비를 베푸는 데 필요한 공부였던 것이다.

착한 목자는 길 잃은 한 마리 양을 찾고자 온갖 어려움을 견디어 낸다.
그리고 그 양을 찾으면 기뻐서 어깨에 짊어진 양의 무게가 무겁지 않게 느낀다.
무엇이 목자를 이렇게 만들었을까?
목자는 자신이 누구인지 깨달았기 때문이다.
자신이 누구인지 깨달으면 하는 일이 힘들어도 기쁘다.
예수님께서는 당신이 누구이시며 무엇을 하셔야 하는지 훤히 아셨던 착한 목자이셨다.
이러한 예수님께서는 우리도 당신처럼 살기를 바라신다. 
 

신앙의 해다.
자기 성찰은 사람들에게 자비를 베푸는 것을 일깨운다.
이렇게 자신을 깨친 사람은 어떻게 사랑해야 할 것인지를 안다.
산수를 모르시는 예수님도
그 작은 한 마리가 아흔아홉 마리의 큰 무리와 같은 가치를 주셨다.
그분의 자비는 잃어버린 그 한 마리를 찾기 위해 어떤 위험이나 수고로움도 마다치 않으셨다.
 
그래서 그분은 최후의 심판에서도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너희가 내 형제들인 이 가장 작은이들 가운데 한 사람에게 해 준 것이
바로 나에게 해 준 것이다.(마태 25,40)’라고 외치실 것이다.

태그
COMMENTS※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26/500)
[ Total 27 ] 기도고침 기도지움
등록하기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 파일 찾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