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나의 가시는 무엇입니까?
작성자양승국 쪽지 캡슐 작성일2013-06-21 조회수480 추천수10 반대(0) 신고



나의 가시는 무엇입니까
?

 

초세기 그리스도교 건설과 정착에 바오로 사도가 기여한 바는 실로 엄청난 것이었습니다. 당시 세계의 중심이라고 볼 수 있었던 지중해 연안 곳곳에 수많은 그리스도교 공동체를 건설했습니다. 뿐만 아니었습니다. 교회만 세우면 다 되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그 교회를 이끌어갈 지도자들도 양성해야지요. 잡신들을 섬기던 이방인들을 그리스도교로 개종하는 과정에서 발생된 산적했던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발바닥이 닳도록 뛰어다녔습니다.

 

바오로 사도는 어쩌면 예수 그리스도와의 만남으로 인해 개인적인 삶, 안락한 삶, 편안한 삶과는 영영 작별하고 말았습니다. 그는 펄펄 끓는 열정과 넘치는 에너지로 활활 타오르던 불같은 사람이었습니다. 바오로 사도가 얼마나 열심히 일했으면 백 개의 팔이라는 별명까지 붙었습니다. 그만큼 바오로 사도의 업무 추진 능력은 탁월했습니다. 그만큼 바오로 사도는 건강했습니다. 바오로 사도가 예수님으로부터 불림 받지 않았더라면 잘 나가던 검투사를 했어도 이름을 날릴 수 있었을 정도로 건강했습니다.

 

그런데 바오로 사도는 자신에게 말 못할 평생 지병이 하나 있었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내가 자만하지 않도록 하느님께서 내 몸에 가시를 주셨습니다. 그것은 사탄의 하수인으로, 나를 줄곧 찔러 대 내가 자만하지 못하게 하시려는 것이었습니다. 이 일과 관련하여, 나는 그것이 나에게서 떠나게 해 주십사고 주님께 세 번이나 청하였습니다.”

 

성경을 연구하던 많은 학자들은 바오로 사도의 고질병을 지칭하는 가시가 과연 무엇인가, 오랜 세월 두고두고 연구를 해왔습니다. 그러나 본인이 직접 그 병명을 밝히지 않은 이상 어떻게 알 수 있겠습니까? 그저 추측만 할 수 밖에요.

 

어떤 학자들은 그 가시를 안질이라고 주장합니다. 다마스쿠스로 가는 길에 바오로 사도는 이미 눈에 큰 충격을 입어 사흘간이나 실명 상태에 놓여있었기에 그 후유증이 상당하리라는 추측입니다.

 

또 다른 학자들은 바오로 사도가 말하는 가시는 간질이 아니었겠나, 추측합니다. 왜냐하면 다른 질병이었다면 그냥 밝혔을 텐데, 간질은 드러나는 여러 가지 증상들로 봐서 밝히고 싶지 않은 증세였기에, 굳이 밝히지 않았을 것이라고 추측합니다.

 

다양한 가설이 가능합니다. “그것은 사탄의 하수인으로, 나를 줄곧 찔러 대 내가 자만하지 못하게 하시려는 것이었습니다.” 라는 사도 바오로의 표현을 봤을 때 질병이라기보다 성격적 결함이 아니었을까, 추측도 가능합니다.

 

예를 들면 불같은 성격, 순식간이 끓어오르는 분노, 그래서 이웃들의 약함이나 부족함을 인내하지 못하고 폭발시키는 그런 실수를 말하는 것을 아닐까요? 그도 아니라면 나와 맞지 않는, 끊임없이 나를 곤경으로 몰고 가는 눈에 가시 같은 존재 그 자체가 아닐까 생각도 합니다.

 

그런데 다른 무엇에 앞서 자신의 약점이랄까 취약점, 감추고 싶은 상처를 용감하게 공개적으로 밝히는 바오로 사도의 용기가 참으로 놀랍습니다. 밝히는 것을 넘어 바오로 사도는 자신의 약점을 세상 모든 사람들 앞에 자랑하고 있습니다.

 

바오로 사도가 초대 그리스도 교회 공동체의 참된 사도요 스승이었다는 것은 바로 여기서 명명백백하게 드러납니다. 대부분의 지도자들 한번 보십시오. 그들은 어떡하면 자신의 약점이나 취부, 부끄러운 과거를 한사코 감추려고 기를 씁니다. 그리고 자신의 경쟁력, 수상경력, 업적만을 과대포장해서 자랑스럽게 내놓습니다.

 

그러나 바오로 사도는 솔직하게 밝힙니다. 자신이 저질렀던 지난 과오들, 자신의 약점들, 자신이 그리스도를 박해했던 부끄러운 과거들조차 아낌없이 다 밝힙니다. 그 이유에 대해서는 이렇게 설명하고 있습니다.

 

나는 그리스도의 힘이 나에게 머무를 수 있도록 더없이 기쁘게 나의 약점을 자랑하렵니다. 나는 그리스도를 위해서라면 약함도 모욕도 재난도 박해도 역경도 달갑게 여깁니다. 내가 약할 때에 오히려 강하기 때문입니다.”

 

오늘 우리가 그리스도를 위해 자랑할 약점은 무엇입니까? 오늘 우리가 그리스도의 힘이 내 우리 안에 머무를 수 있도록 공개해야할 가시는 무엇입니까?

태그
COMMENTS※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26/500)
[ Total 27 ] 기도고침 기도지움
등록하기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 파일 찾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