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연중 제25주간 수요일
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13-09-25 조회수480 추천수2 반대(0)

 명동의 밤거리는 아주 분주합니다. 중국 관광객, 일본 관광객, 서양 사람들이 거리를 가득 메우고 있습니다. 물론 많은 젊은이들이 명동을 찾고 있습니다. 명동에는 볼거리, 먹을거리, 구경거리가 많습니다. 볼거리는 화장품 가게, 핸드론 액세서리 가게, 가방가게, 신발가게 등이 있습니다. 먹을거리는 각종 길거리 음식이 있습니다. 문어와 오징어, 키다리 감자, 핫바, 소시지, 뽑기, 호떡, 사탕수수 주스, 레몬에이드, 떡볶이 등이 있습니다. 구경거리는 각종 장난감을 파는 사람이 있습니다. 요즘은 입체 카드를 팔기도 합니다. 제가 명동을 산책하면서 느끼는 것이 하나있습니다. 물건을 파는 사람들이 모두 열과 성을 다하는 것입니다. 끊임없이 중국어와 일본어로 손님을 유치합니다. 길거리의 음식을 파는 분들도 외국어를 간단하게 구사하고 있습니다. 잠시 저 자신을 돌아보았습니다. 과연 나는 저렇게 용기를 내서, 저렇게 적극적으로, 저렇게 신명나게 나에게 주어진 직무를 하고 있었나? 

사제서품을 받으면 교구장님의 인사이동에 따라서 임지로 떠나게 됩니다. 저는 다양한 일을 하였습니다. 본당 사목, 사목국, 청소년국, 해외연수, 중견사제 연수 지금은 성소국입니다. 처음 본당에 나가면서 느끼는 것들이 몇 가지 있었습니다.

첫째, 많은 분들이 사제를 존중해 주시면서 경어를 사용하셨습니다. 아직 젊은 사제에게 지긋한 연세의 어르신들께서도 경어를 사용해 주셨습니다. 성사를 집전하고, 예수님께서 세우신 교회의 직무를 수행하기 때문일 것입니다. 때로 사제들이 이것을 착각하고 본인이 잘나서 그러줄 알기도 하기 때문에 논란이 되기도 합니다.

둘째, 자리에 앉으면 상석에 앉는 경우가 많습니다. 보통 상석은 연장자가 앉습니다. 때로는 직분이 높은 사람이 앉게 됩니다. 그래서 일반 사회나 공직사회에서 자리를 정하는 것은 격식의 문제이고, 신중한 문제이기도 합니다. 가마를 드는 사람은 직분이 높지 않아도 그 가마에 앉은 분의 직분 때문에 맨 앞에 서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것은 가마꾼의 능력 때문은 아닙니다. 사제들도 예수님을 가마에 모시기 때문에 그럴 것입니다.

셋째, 한 마디를 해야 할 때가 많습니다. 준비된 말을 하는 것은 좋지만 때로는 미처 준비하지 않았던 장소에서도 말을 하게 됩니다. 본당의 단체들은 신부님께서 방문 하시는 것을 기쁘게 생각하십니다. 그런 자리에서 신부님들은 훈화와 강복을 드리게 됩니다. 환영미사나 축일 축하미사는 젊은 사제들에게는 어색한 자리이기도 합니다.

넷째, 신부님들은 그런 일 하지 않으셔도 된다고 말을 하십니다. 본당에서 화장실 청소를 하거나, 식당에서 설거지를 할 때가 있습니다. 성당 마당에서 담배꽁초를 줍기도 하고, 아이들이 쓴 칠판의 낙서를 지우기도 합니다. 쓰레기 분리수거를 하기도 하고, 대중교통을 이용하기도 합니다. 신자 분들은 신부님께서는 예수님의 대리자이기 때문에 그런 일을 하면 안 되신다고 말씀을 하십니다. 하지만 십자가를 지는 것은 예수님의 주특기이셨습니다.

다섯째, 성지순례를 가거나, 여행을 가면 신부님을 위한 자리를 따로 배려해 주셨습니다. 신부님은 조용히 기도를 해야 하고, 신자들과 함께 지내시면 불편하기 때문에 그러신 것 같습니다. 하지만 그것은 사제들을 위한 배려이지, 사제들의 특권은 아닐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도 늘 제자들과 함께 다니셨고, 사람의 아들은 머리 둘 곳조차 없다 하셨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을 파견하셨습니다. 그리고 몇 가지 지침을 주셨습니다.

첫째는 하늘나라를 선포하고 병자들을 돌보라는 것입니다.

둘째는 그 일을 하면서 대가를 바라지 말라는 것입니다.

셋째는 성과가 없다 할지라도 슬퍼하지 말하고 하셨습니다 

과연 나는 하느님 나라를 기쁜 마음으로 열과 성을 다해서 선포했는지, 아픈 사람들을 우선적으로 배려했는지, 또 그 일을 함에 있어서 아무런 대가를 원하지 않았는지 돌아봅니다. 작은 실패와 실수에 움츠려들고, 누군가를 원망하거나 미워하지는 않았는지 돌아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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