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연중 제25주간 토요일
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13-09-28 조회수480 추천수3 반대(0)

오늘 최 인호 베드로형제를 위한 장례미사가 명동 성당에서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고인을 만난 적은 없지만 고인의 글을 통해서 고인과 만날 수 있었습니다. 서울 대교구 주보에 쓰신 고인의 글은 제가 준비한 강론 보다 훨씬 영적인 깊이가 있었습니다. 저는 공지사항 시간에 주보에 실린 고인의 글을 꼭 읽어 보시도록 말씀을 드리곤 했습니다. 교구청에 함께 사시는 신부님께서는 최근까지 고인의 본당 신부로 계셨습니다. 신부님을 통해서 고인의 이야기를 접할 수 있었습니다. 언제나 겸손하셨다고 합니다. 어느 날 성당에 오셔서 신부님께 이렇게 말씀 드렸다고 합니다. ‘신부님 성체가 너무나 고픕니다.’ 신부님께서는 고인의 이야기를 듣고 성체를 모셔 드렸다고 합니다. 병중에 있기 때문에 언제든지 청하면 성체를 모셔다 드리겠다고 하셨답니다. 도시인들의 목마름에 시원한 샘물 같은 소설을 쓰셨던 작가였습니다. 가톨릭에 귀의 한 이후에는 영적으로 목마른 이들에게 귀한 생명의 말씀을 선물했던 신앙인이었습니다. 삼가 고인께서 천상에서 영원한 생명을 누리시기를 기도합니다 

오늘은 영적식별에 대한 이야기를 하도록 하겠습니다. 성서에서 식별이란 말은 두 가지의 뜻이 있습니다. 첫째는 저울로 재 본다는 뜻입니다. 우리 어르신들은 예전에 손으로 들어 보면서 물건이 좋은지 아닌지를 판별하였습니다. 수박도 들어보고, 두들겨 보고 맛있는지를 살폈습니다. 두 번째는 하나씩 쪼개 본다는 뜻입니다. 이것은 분석을 한다는 뜻입니다. 식약안전청에서는 물건의 성분을 분석할 때 잘게 쪼개 봅니다. 그것도 부족하면 분쇄해서 갈아 봅니다. 그러면 물건의 성분을 파악할 수 있습니다. 식별이란 전체적으로 올바른 방향이 무엇인지를 보는 것이고, 식별이란 구체적으로 하나의 행동이 올바른 것인지를 따져 보는 것입니다 

시장에서 물건을 고를 때, 차를 살 때, 집을 살 때 우리는 꼼꼼히 따져보고, 신중하게 생각하게 됩니다. 잘못 판단을 하면 커다란 손해를 보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신앙생활을 하면서 하느님께 가기 위해서는 무엇이 하느님의 뜻인지, 하느님은 어떤 것을 원하는지를 살펴보아야 합니다. 이것이 바로 영적 식별입니다. 처음에는 올바른 선택을 한 것처럼 보이지만, 우리는 흔히 이런 말을 합니다. ‘한번 써보고, 살아봐야 안다.’ 겉보기와는 다른 경우들이 있기 때문입니다. 영적식별의 기준은 무엇일까요? 그것은 바로 식별의 결과입니다. 결과가 좋고, 결실이 있으면 영적식별을 잘 한 것입니다. 하지만 결과가 나쁘고, 결실이 없으면 그것은 악의 유혹을 따른 것입니다 

하느님의 뜻을 따를 때 위로와 고독이 옵니다. 하지만 하느님의 뜻을 충실히 따르면 결과는 늘 기쁨과 평화입니다. 악의 유혹을 따를 때도 위로와 고독이 있습니다. 악의 유혹을 따를 때 결과는 늘 불평과 불만입니다. 그래서 바오로 사도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언제나 기뻐하십시오, 늘 감사하십시오. 항상 기도하십시오.’ 이것은 영적식별을 잘 하기 위한 조건입니다 

영적식별을 잘 하는 사람은 3가지 공통점이 있습니다.

첫째는 겸손입니다. 자신만이 옳다고 주장하지 않습니다. 남의 의견도 충분히 듣습니다. 누군가 영적 식별을 잘 했는데, 교만하다면 그것은 악의 유혹에 넘어간 것입니다.

둘째는 진중함입니다. 남의 이야기를 쉽게 하지 않습니다. 남의 허물과 탓을 이웃에게 전하지 않습니다. 깊은 바다와 같아서 사람들을 품어 줄 수 있습니다.

셋째는 순종입니다. 비록 자신의 판단이 옳다고 생각할지라도 교회의 가르침에 순명하는 사람입니다. 어떤 분들은 자신의 의견이 교회의 가르침과 다를 때, 교회를 비판하고 순명하지 않습니다. 이것은 올바른 영적식별이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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