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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나는 누구의 이웃이 되어야/신앙의 해[320]
작성자박윤식 쪽지 캡슐 작성일2013-10-07 조회수480 추천수0 반대(0) 신고

 

                                                           그림 : 전주 교구 천호 성지 부활 성당

 

예수님 시대의 유다인들에게는 사마리아인들은 어쩜 가장 혐오스러운 민족이었다. 그들은 사마리아 함락 뒤 바빌론으로 유배당한 유다인 대신 사마리아로 끌려왔다. 그들은 모세를 예언자로 받아들이지 않고, 자신들의 신전을 지어 그들의 신을 믿었다. 따라서 유다인들 눈에는 그들은 배교자로 그들을 너무나 미워할 수밖에 없었다.

티벳의 성자로 불리는 ‘선다 싱’(1889-1929년)이 직접 겪은 이야기이다. 그가 살을 에는 눈보라가 몰아치는 날 동행자를 만나 함께 산길을 걷다가 어느 노인이 쓰러져 있는 것을 보았다. 선다 싱이 동행자에게 저 노인이 길에서 얼어 죽을지도 모르니 함께 데리고 가자고 제안했다. 그러나 그 동행자는 버럭 화를 내면서 ‘어쩜 우리도 이 어려운 처지에 저 노인을 어떻게 데리고 간다는 말이오?’라며 먼저 가 버렸단다.  

선다 싱은 차마 외면할 수 없어서 그 노인을 혼자 등에 업고는 눈보라 속을 걷기 시작했다. 힘겨웠지만 노인은 선다 싱의 체온에 점차 온기가 살아나 나중에는 서로의 체온으로 추위를 이겨 마을을 찾을 수 있었다. 그런데 그 마을 입구에는 한 사내가 꽁꽁 언 채로 죽어 있었다. 그는 혼자 살겠다며 먼저 간 바로 그 동행자였다.

선다 싱은 그 노인의 이웃이 되어 그의 목숨을 구할 뿐만 아니라 자신의 생명도 지킬 수 있었다. 그러나 불행히도 이웃되기를 외면한 그 동행자는 결국 자신의 목숨도 영혼도 다 잃었다. 흔히 우리가 말하는 이웃은 내가 필요로 해서 만나는 그 이가 아닌 오히려 나를 필요로 하는 상대일 것이다. 우리는 날마다 수많은 이를 만난다. 그렇지만 그 가운데에서 진정으로 나를 기다리는 내 이웃은 과연 얼마나 될까? 

예수님은 유다의 철전지 원수인 착한 사마리아인의 사랑 실천을 이웃의 본보기로 비유하였다. 그는 마음을 다하고, 생각을 다하고, 목숨을 다하여 초주검으로 버려진 이를 내 몸같이 보살폈다. 누군가를 필요로 하는 이의 이웃이 되어 주었다. 신앙의 해를 보내는 우리의 이웃은 과연 누구일까? 정녕 나를 필요로 하는 이가 되어주어야 할 게다. 따라서 ‘지금 나는 누구의 이웃이 되어주어야 할까?’를 깊이 생각해 보자. 그리고 내가 필요로 하는 이가 아닌 진정 나를 필요로 하는 이를 찾아 나서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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