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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밀린 숙제
작성자이부영 쪽지 캡슐 작성일2013-12-12 조회수480 추천수1 반대(0) 신고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방문해 주심을 감사드리며 머무시는 자리마다 고운마음 피우시길 바랍니다. '가난한 자' 지팡이(로벨또)




밀린 숙제

+ 사랑합니다.

밀린 숙제때문에
고민하는 아이의 심정으로
오늘 이 방에 들어섭니다.

왠지 모를 미안한 마음들이
먼저 떠올라 가족들에게
어떻게 인사를 올려야 할지...

이 방을 정말 진실되고
솔직한 나눔의 장으로
여러분과 가까이 있고 싶었는데
여러 사정들이
저를 자꾸 방해하고 있습니다.

실은 요즘 일한답시고
새벽 1시까지 사무실에
불을 밝히고 있지요.

아마도 성실치 못한
댓가인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어떻튼 여러분들이
그래도 이 방에서 조금이라도
따스함의 향기를 맡으며
함께 기뻐하고
함께 슬픔과 아픔을 나누며
서로 위로와 힘을 얻는
정말 아름다운 집을 마련하고 싶은
마음은 변함없습니다.

이 집에 한가족이 될 수 있도록
저를 초대해주신 주인장님께
다시한번 감사를 드립니다.

날씨가 조금은 싸늘해졌습니다.

거의 요즘은
집안에서만 생활을 하다보니
추위에도 별 느낌이 없었는데
피곤이 밀리다보니
몸에 신호가 오더군요.
나를 좀 돌아보라고.

옷장 속에 있는
두꺼운 옷을
꺼낼 수 밖에 없더군요.

그러면서 생각했습니다.

작년에 차곡차곡
정리해두었던 겨울옷.

어떤 옷은 색이 낡았지만
내 몸에 잘 맞아
익숙해서인지 먼저 손이 가더군요.

그러나 어떤 옷은
몇 번 입지 않았는데도
낯설게 느껴져
다시 깊숙한 곳으로
밀쳐두고 싶은 옷도 있더군요.
몇 벌 되지 않는 옷이지만...

사람도 그런거 같습니다.

어떤 사람은
정말 오래도록 만나도
싫증이 나지 않고 오히려 더
사랑하고픈 사람이 있는가 하면

어떤 사람은
몇 번 만나보고는
이내 정이 떨어져 다시 기억에
떠올리고 싶지 않은 사람도 있지요.

인간의 마음에
감정이 개입되서일까요?
싫고 좋음에 마음은
즉각 반응을 보이지요.

주님은 이런 저런 사람 구별말고
서로 사랑하라는
보편적인 사랑을 말씀하시는데
왜 이리 서로 사랑하라는 말씀이
입가에서만 머무는지
답답할 때가 종종 있습니다.

아마 내자신을
더 크게 생각하기 때문이라는
마음이 들기도 합니다.

더 낮아져야 되고,
더 작아져야 하건만
아직도 내가 더 높게,
더 크게 되려는
도둑놈의 심보때문이겠죠.

가슴을 칩니다.
'내 탓이로소이다' 하고.

말씀을 가까이 대하다보면
이렇게 회개하는 마음이 생기더군요.

대림시기는
바로 이런 시기가 아닐까요?
입으로만 회개하는 것이 아니라
진정 내 마음이 움직여서
고개를 돌려야하는 회개.

타당하지 않더라도,
이해가 되지 않더라도,
고통과 아픔이 동반되더라도.

그 모든 것을
감수하고 받아들이고
기쁘게 주님 가신 길을
함께 따라가는 것,

힘이 납니다.
왜냐구요.
동반자가 계시니까요.
늘 함께 계시는 그분.
잊지 않으셨죠?

오늘도
좋은 하루 되시길 빕니다.

< 마르첼라 수녀글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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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톨릭 성가 99번 고요한 밤 거룩한 밤 ♬

(십자성호를 그으며)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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