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대림 제3주간 월요일
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13-12-16 조회수480 추천수8 반대(1)

안녕들 하십니까?’ 고려대학교 학생이 학내의 게시판에 올린 글의 제목입니다. 명문대학교의 학생이 세상의 현실을 바라보면서 동료 친구들에게 전한 인사말입니다. ‘가난한 이, 억울한 이, 갇힌 이, 아픈 이, 외로운 이들이 있는 세상입니다. 국가 기관의 대선 개입에 대한 수사는 1년이 다 되도록 진행되고 있습니다. 개인의 사생활을 불법적으로 열람한 사실이 드러나고 있습니다. 북한의 실력자 한 명이 처형된 소식이 연일 모든 뉴스 매체에서 보도되고 있습니다. 우리사회의 그늘과 우리사회의 아픔은 외면되고 있습니다. 이제 곧 주님의 성탄이 다가오는데 우리의 삶은 안녕하지 못한 것 같습니다.

 

본당에 부임을 하면 해야 할 일들이 많습니다. 지역을 둘러봐야 합니다. 교우들과 친교를 맺어야 합니다. 본당의 전례와 행사를 준비해야 합니다. 각 단체들이 활동할 수 있도록 영적으로 물적으로 지원을 해 주어야 합니다. 대부분의 사제들은 기도하면서, 신자들과 함께 가족처럼 신앙공동체를 이루어갑니다. 간혹 본당에 부임했을 때, 직면하는 문제들이 있습니다. 과도한 빚이 있는 경우입니다. 본당의 1년 예산으로는 감당이 되지 않는 빚이 있는 경우가 있습니다. 저도 본당신부로 부임했을 때 빚이 9억 원 정도 있었습니다. 성전 신축을 하는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얻게 된 빚이었습니다. 5년 동안 있으면서 바자회도 하였고, 본당의 예산도 아껴가면서 7억 원 정도는 갚고 떠났습니다.

 

하지만 그 빚이 20억 이상이 되면 웬만한 본당에서는 감당하기가 어렵습니다. 그 책임은 새로 부임한 본당 신부에게 있는 것이 아닙니다. 그럼에도 새로 부임한 신부는 어떻게든 빚을 갚아나가려고 노력을 합니다. 교구에서도, 본당에서도 새로 부임한 신부에게 빚에 대한 책임을 묻지는 않습니다. 대부분 그것은 본당을 신축하는 과정에서, 본당을 분할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빚이었기 때문입니다. 교구에서 조사를 해서 본당의 재정 규모를 훨씬 초과하는 빚이 있는 본당은 일정 부분의 빚을 탕감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것입니다. 아니면 일정부분의 빚은 무이자로 남겨 두는 것이 방법입니다. 사목을 해야 하는 본당 신부에게 과도한 빚은 엄청난 부담이 되기 때문입니다.

 

공공기관의 책임자들은 부임을 하면 엄청난 부채를 감당해야 합니다. 본인의 책임은 아니지만 전임자들이 부채를 얻었기 때문입니다. 전임자들은 이야기 합니다. 국가의 기간 사업을 하는 과정에서 어쩔 수 없이 부채를 얻었다고 합니다. 철도를 건설해야 하고, 도로를 건설해야 하고, 주택을 지을 택지를 구해야 하고, 가스 요금과 전기 요금은 인상할 수 없도록 한 상황에서 정부는 재정지원 없이 부채를 얻을 수밖에 없도록 정책을 수행하였습니다. 이제 와서 부채를 줄이지 않는 공기업의 사장들은 임기 중이라도 해임하겠다고 합니다. 부채를 줄일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지 않는 공기업의 사장들에게는 책임을 묻겠다고 합니다. 책임을 묻기 이전에, 해임을 하기 이전에 부채의 발생원인을 명확하게 규명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열심히 일한 근로자들만 구조조정의 과정에서 해직될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대부분의 기업은 인건비가 재정지출의 50% 정도 상회합니다. 부채를 줄이는 가장 손쉬운 방법은 구조조정을 통한 인원 감축입니다. 정규직을 줄이고 비정규직을 늘리는 방법입니다.

 

이가 아프면 흔들리는 이를 뽑아야 합니다. 아프지도 않은 건강한 치아를 뽑는 것은 건강을 위해서도 좋지 않을뿐더러, 어리석은 행동입니다. 팔이 아프면 가능하면 치료를 해야지 팔을 잘라버리면 안 됩니다. 그러면 다른 어느 지체가 몸을 위해서 헌신하겠습니까? 눈에 보이지 않도록 덮어씌운다고 상처가 사라지는 것은 아닙니다. 함께 고민하고, 소통하고, 고통을 분담할 수 있도록 설득하는 것이 진정한 삶의 지혜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권한에 대한 이야기를 하셨습니다. 예수님의 권한은 하느님께로부터 왔습니다. 하느님께서는 예수님을 세상에 보내 주셨고, 예수님은 하느님의 뜻이 드러날 수 있도록 복음을 선포하셨습니다. 민주주의 국가에서 그 권한은 국민들로부터 나오는 것입니다. 국민들로부터 받았기 때문에 국민을 위해서 일을 해야 합니다. 그렇지 못한 권한들은 그 권한을 부여한 국민들로부터 버림을 받을 것입니다. 신앙인들은 하느님의 뜻을 따라야 합니다. 신앙의 시작은 하느님이시기 때문입니다. 누가 당신에게 그런 권한을 주었습니까?’

태그
COMMENTS※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26/500)
[ Total 27 ] 기도고침 기도지움
등록하기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 파일 찾기